호주에서도 자원봉사자는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호주 국립대학이 올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호주 인구의 32.6%인 약 850만 명이 여러 단체를 통해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이 수치는 26.7%였던 2022년에 비해서는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이전 36%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었다. 게다가 2023년 1인당 평균 자원봉사 참여 시간은 151시간으로 2022년 180시간과 비교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자원봉사 단체들이 어려움을 호소한다.

호주의 자원봉사 생태계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에서 벗어나 건강성을 되찾고 있지만,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어려움도 생겨나고 있다. 자원봉사자와 자원봉사 관련 단체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 반면,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사람의 비율과 참여 시간은 수요에 크게 못미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자원봉사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의 필요성은 계속 높아지는 반면,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사람의 비율과 참여 시간은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자원봉사의 주축인 젊은 세대의 봉사 단체들은 잠재적 자원봉사자들이 관심사와 경험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자원봉사 기회를 찾기 힘들고, 자원봉사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행정적 부담이 크다면서 정부의 지원과 자원봉사에 대한 인식 개선을 호소하고 있다.

○ 호주의 자원봉사자들

호주의 자원봉사는 여러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단체를 통해 공식적으로 자원봉사를 할 수도 있고,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 무급 노동과 서비스를 지원하는 제공하는 비공식 자원봉사도 있다. 자원봉사에 참여한 비율은 여성 26%, 남성 23%로 여성의 비율이 약간 높았으며, 참가 연령대는 40~54세의 사람들이 31%로 가장 많고 그 뒤를 70세 이상의 사람들(28%)이 이었다.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위해 시간과 노동력을 제공하는 비공식 간병인은 무급 노동을 제공하지만, 비공식 자원봉사가 아닌 비공식 돌봄으로 분류한다. 2018년 조사에 따르면 호주에서 비공식 돌봄을 제공한 사람은 인구의 11%인 약 265만 명으로 추산되고, 이들의 3분의 1 이상인 약 92만9000명이 35~54세(평균 51세)였다.

자원봉사자를 통해 서비스를 지원하는 단체는 스포츠와 레크리에이션 관련이 31%, 종교 단체 23%, 교육과 훈련 19% 그리고 기타 커뮤니티가 16%였다. 사람들이 자원봉사에 처음 참여하게 된 가장 흔한 이유는 자원봉사가 필요하거나 봉사하는 사람을 알기 때문이었다. 단체를 위한 자원봉사 외에 가족을 제외한 비 가족 구성원에게 무급으로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비공식 자원봉사도 있다. 이런 유형의 자원봉사에는 교통편 제공이나 심부름, 친구나 이웃을 위한 무급 보육, 정서적 지원 제공 등이 있다. 15세 이상 호주 인구의 약 3분의 1(32%)이 1년에 평균 4주 동안 비공식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호주인의 비율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동이 있었다. 2006년과 2010년에는 18세 이상 인구 3명 중 1명 이상이 단체를 통해 무급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2014년에 31%로 떨어진 후,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에는 25%로 대폭 하락했다.

○ 호주 자원봉사자 관리 국가 표준

호주는 자원봉사자 관리를 위한 국가 표준을 운영하고 있다. 이 표준은 호주에서 자원봉사 부문 최고 기관인 호주자원봉사협회에서 개발했으며, △리더십 △자원봉사자 참여 권장 △자원봉사자의 역할 △자원봉사자 모집·선발 △자원봉사자 지원·개발 △자원봉사자의 안전과 복지 △자원봉사자 표창 △평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가 표준은 따라 하기 쉽고 다양한 조직 유형과 다양한 형태의 자원봉사에 적용할 수 있으며, 자원봉사 부문의 다양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개발 지침에 따라 만들어졌다. 또한 자원봉사 단체가 자원봉사자를 유치·관리·유지하고, 자원봉사자와 관련된 위험요인 관리 및 사고 예방 등 안전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특별히 고안된 지표가 포함되어 있다.

자원봉사자를 조정·관리하거나 자원봉사자와 함께 일하는 조직에서 관리 책임이 있는 경우, 자원봉사자 참여에 대한 국가 표준은 조직에 유용한 도구가 된다. 국가 표준의 이행을 준비하고 진행 상황을 자체 평가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도 함께 제공된다. 자원봉사 참여에 대한 호주의 국가 표준은 현대의 환경을 반영하고 자원봉사 생태계를 지속해서 지원하기 위해 현재 새롭게 정비되고 있다. 국가 표준 개정 프로젝트는 호주자원봉사센터가 호주자원봉사협회, 호주 자원봉사 네트워크의 지원을 받아 주도하고 있고, 올해 말 완료될 예정이다.

○ 새로운 자원봉사 생태계 마련을 위한 국가 전략

자원봉사 참여에 대한 국가 표준 개정과 함께 2023년 자원봉사를 위한 새로운 국가 전략도 발표됐다. 이 전략은 자원봉사 생태계에 속한 수천 명의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만든 것으로, 2033년까지 호주 자원봉사 생태계가 이룩해야 할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호주는 이 전략에서 새로운 자원봉사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집중해야 할 세 가지 분야를 다음과 같이 선정했다.

1. 자원봉사 참여 확대 :  자원봉사자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들의 역할을 존중함으로써 자원봉사 참여 확대를 지원
2. 번성하는 지역사회 : 자원봉사 활동을 통합하고, 자원봉사가 필요한 사람과 지원하는 사람의 자원봉사 접근성을 높여 건강한 지역사회를 조성
3. 지속가능한 자원봉사 생태계 : 혁신적·협력적이며 지속가능한 자원봉사 생태계 구축

국가 전략은 자원봉사가 호주 지역사회의 핵심으로 남기 위해서는 호주를 더 많은 사람이 더 자주 자원봉사를 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자원봉사자들이 존중받는다고 느끼고, 자신의 기여가 변화를 불러온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민간 부문 역시 정책을 수립하거나 서비스를 설계할 때, 전략적 투자 관점에서 자원봉사를 적절히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국가 전략은 특히 자원봉사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이는 국가 전략의 목적이 호주 자원봉사 생태계가 다양한 개인과 집단의 잠재력을 발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함으로써 번영을 이뤄나가는 데 있음을 방증한다.

○ 자원봉사에 대한 공개적 인정, 지속가능성 높인다
호주 자원봉사 단체들이 자원봉사자 확대를 위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자원봉사자가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지속해서 봉사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자원봉사는 안전하고, 포용적이며,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의미 있고, 착취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원봉사자에게 친화적인 환경을 마련하고, 명확한 의사소통과 유연한 참여 기회를 보장하면서, 또 개인적 성장의 기회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헌신적인 지지자 커뮤니티가 형성되면 지속적인 자원봉사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원봉사자에 대한 보상과 인정 역시 자원봉사자의 경험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가치 있고 인정받는다고 느끼는 자원봉사자는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조직에 계속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보상 및 인정 프로그램을 도입한 조직은 자원봉사자를 기부자로 전환할 가능성도 높다. 자원봉사자 인정을 위한 모범 사례로는 각 자원봉사자의 고유한 공헌과 개성에 맞게 개인화 된 표창, 그들이 한 일과 그것이 조직에 어떻게 기여했는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담은 표창 등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자원봉사자의 공헌이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빨리 표창할 것도 권장된다. 자원봉사자의 선호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표창을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 인증서, 배지, 상장 또는 공개적인 인정이 여기에 포함된다.

자원봉사자에 대한 보상과 인정은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다른 자원봉사자, 직원 또는 커뮤니티 앞에서의 공개적 인정은 자원봉사자의 노력이 가치 있고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으며, 이는 조직 내 다른 자원봉사자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직원과 다른 자원봉사자가 서로의 공헌을 인정하고 감사하도록 장려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서로의 역할을 인정하는 문화는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자원봉사자 유지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모든 자원봉사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측면 중 하나는 명확한 의사소통이다. 자원봉사자는 자신에게 기대되는 사항, 자신의 역할, 효과적인 활동 수행 방법, 자신의 기여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이를 위해 비영리단체 종사자는 근무 전·중·후에 시간을 내어 자원봉사자들과 명확하게 소통해야 한다. 모든 자원봉사자에게 단체의 사명, 비전, 영향력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소통 채널을 만들어 자원봉사활동 신청, 활동, 사후평가 과정 전반에서 자원봉사자의 경험을 청취하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자원봉사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바로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이다. 단 한 번의 자원봉사를 하러 온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경험을 안고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은 소모품이 아닌 자원봉사 생태계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자원봉사를 통한 서비스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시간과 능력을 대가 없이 기부하는 건강한 개인들이 없다면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