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취약지역 지원을 위한 ‘새뜰마을사업’

현대사회에서는 해결책이 나오는 속도보다 사회문제가 생겨나는 속도가 더 빠르다. 코로나19만 봐도 그렇다. 문제 자체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 문제들이 연결되면서 하나의 기업이나 정부, 개별단체 힘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졌다.

다각화하는 문제들을 협력해서 해결하자는 ‘컬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임팩트란 빈곤 등 사회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행복해지고 편안해지는 것을 말한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비영리단체·기업·개인 등 다양한 분야 조직체가 공유가치를 창출해나가는 연계 협력이 요구된다.

사회문제를 협력으로 해결하자는 목소리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하지만 협력이 말처럼 쉽지 않았고 결과가 제대로 안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컬렉티브 임팩트를 보여주고 있는 사업이 있다. 국토교통부 ‘도시 새뜰마을사업’이다.

새뜰마을사업이란 달동네 등 도시 내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대해 생활 기반 시설, 집수리 지원 및 돌봄·일자리 등 휴먼케어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새뜰마을사업 지역 내 노후주택을 개선하고 사회적 약자에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공공기관, 비영리단체가 힘을 모았다. 2019년 5월, 국토교통부는 균형발전위원회, KCC, 코맥스,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한국해비타트와 함께 ‘민관협력형 노후주택개선사업 및 주민돌봄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토부와 균형위는 사업을 기획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KCC는 에너지 효율·화재예방 건축자재를, 코맥스는 주거 보안 자재를,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사업비를 후원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시도 및 시군구사회복지협의회와 함께 지역복지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주민돌봄사업을 시행하며, 민간자원을 연계·지원했다.

전주시 도토리골 새뜰마을현장 지원센터에서 좋은이웃들 봉사단과 연계하여 취약계층 이불빨래를 지원하고 있다.
전주시 도토리골 새뜰마을현장 지원센터에서 좋은이웃들 봉사단과 연계하여 취약계층 이불빨래를 지원하고 있다.

민관협력형 주민돌봄사업 시행 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먼저 새뜰마을 내 사회안전망이 구축됐다. 새뜰마을사업 지역 중 4곳에서 돌봄사업을 추진하였으며, 그 중 진안군 마구동과 평택시 서정동에는 주민돌봄센터가 설치됐다.

둘째, 취약계층 맞춤형·장소집중형 돌봄 지원체계가 마련됐다. 1년간 새뜰마을 내 1000여 명의 취약주민에게 식·생활, 주거, 건강·의료, 일자리, 심리·정서적 지원 등 민·관 복지자원을 맞춤형으로 지원했다. 밑반찬 등 식사지원, 노인일자리사업 연계 등 취업지원, 슬레이트 철거 및 지붕개량 등 주거지원, 마스크 등 의료·건강지원, 연탄·난방유 등 생활지원, 어버이날 행사·말벗 등 정서적지원 등이 포함됐다.

셋째, 민간자원을 개발하여 연계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 새뜰마을에서는 시니어클럽, 연탄은행 등 지역사회 민간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어 민·민 협력체계를 강화했다. 이는 공공복지예산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마을 힘을 모아 ‘새뜰빌드업 프로젝트’

지역문제 해결 및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 구축을 위해 한국서부발전도 힘을 합쳤다.

2020년 7월, 국토교통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한국서부발전은 도시 새뜰마을사업 추진 지역(65개소)을 대상으로 주거·보육·교육·환경·문화·돌봄·공동체 등을 위한 혁신적 사업모델을 지원하는 ‘새뜰빌드업(Village Dream-Up) 프로젝트’를 공모했다.

새뜰빌드업 프로젝트는 한국서부발전에서 사업비를 후원하고,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 지역사회복지협의회, 비영리단체 등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도시 취약지역 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사업이다.

프로젝트 수행기관으로 최종 5곳이 선정됐다. 이들은 사업장별 최대 5000만원을 지원받아 새뜰마을 지역 내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를 올해 4월까지 추진한다. 프로젝트 추진 성과에 따라 최대 3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새뜰빌드업 프로젝트는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을까? 마을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지역마다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 주제 또한 다채롭다.

거제YMCA는 거제 능포동에서 주민들과 함께 마을 정체성과 브랜드를 재형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경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진주 유곡동에서 지역대학과 협력해 고령 주민들에게 건강과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리빙랩을 시행하고 있다. 전주 남노송동에서는 주민의 지역사회 기여를 화폐처럼 적립하고 서비스로 재사용할 수 있는 타임뱅크를 실험중이다.

그밖에 안동시사회복지협의회는 안동 태화동에서 커뮤니티케어를 실험하고 있다. 마을 주민이 마을 주민을 돌보는 순환 모델이다. 태안군사회복지협의회는 태안 안흥성 주민들이 수제품을 제작, 판매해 마을을 홍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프로젝트는 이달 말에 끝이 난다. “새뜰빌드업 프로젝트를 통해 내가 이루고 싶은 걸 마을 안에서 해볼 수 있다”는 긍정적 의견이 많다. 고령인구가 많은 새뜰마을 사업지에서 중앙부처, 공공기관, 비영리단체 협력으로 주민 주도의 촘촘한 안전망이 구성되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많은 이동이 제한되고 있다. 그만큼 주민들은 살고 있는 공간, 지역에서 힘을 찾아야 한다.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마을 안에서는 해결된다. 주민참여로 스스로 지역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주민 대응력과 마을 회복력을 키우는 것이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

새뜰 빌드업 프로젝트가 새뜰마을사업의 성과와 취지를 발전시켜나가고 있는 만큼, 지역주민 삶의 질 향상과 더불어 일자리·복지 등 지속 가능한 마을공동체를 조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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