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회장

올해 3월 제8대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회장으로 이상윤 돈보스코나눔의집 원장이 취임했다. 취임 후 그룹홈 현장 사회복지사들의 응원과 적극적인 협조에 기대와 행복감을 느낀다는 이 회장이 앞으로 협의회를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이후 그 동안의 소감은 어떠한지?

코로나19는 취약계층과 특히 아동청소년그룹홈(이하 그룹홈)을 포함한 모든 사회복지시설에 비대면 서비스 개발과 감염병 위기 상황에 대한 즉각적이고 현실성 있는 복지서비스 제공 등 버거운 역할을 강제했고, 수많은 숙제를 남겼다.

이러한 상황에서 협회장 선거에 뛰어든 이유는 국가의 책임인 아동복지가 여러 대내외적 이유로 인해 현장의 사회복지사들에게 책임이 전가되는 상황을 수시로 대면했지만 현장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너무도 부족하고 미흡한 상황에서 혁신적인 현실 전환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절실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한 회원들의 엄중한 부름으로 회장에 당선되었기에 저는 그동안 산적해 있던 대내외적 정책과제들, 특히 그룹홈 거주 아동들과 사회복지사들의 권리와 의무를 정당하게 요구하고 실현할 수 있는 운영환경을 마련하는 것과 그룹홈과 협의회가 온전히 시스템을 통해 운영되도록 하는 것, 이 두 가지를 임기 중 해결해야 할 핵심 현안으로 생각하고 밤잠을 설치며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3년 임기 중 4개월 남짓 지난 현재 그룹홈 현장 사회복지사들의 응원과 적극적인 협조, 지지와 성원,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임직원의 적극적 동행이 있어 힘이 되고, 변화할 수 있다는 기대와 행복감을 느낀다.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린다.

협의회는 그룹홈의 양적, 질적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과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을 이끌어 내고, 환경을 조성하며, 개별 그룹홈에 대한 다양한 지원 활동을 전개하고자 2000년 4월 설립되었다. 이후 2007년 10월 19일 사단법인으로 전환하여 보건복지부로부터 인가를 받았고, 2013년 12월 31일에는 기획재정부로부터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받아 활동하고 있다.

2022년 현재 전국에 약 520개소의 아동그룹홈이 운영되고 있고, 그중 85.4%인 444개소가 협의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전국 15개 지부와 1개 특별지회(제주)로 구성하여 지역사회 네트워크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아동그룹홈 시설협회로는 유일한 전국단체이다. 또한 현재 서울시 그룹홈지원센터 1개소와 학대피해아동쉼터 5개소, 그룹홈 1개소를 수탁 운영하는 등 학대아동 및 요보호아동의 복지서비스와 지원사업을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취임하면서 다짐한 각오나 강조한 공약은 무엇인지?

아동그룹홈은 우리나라의 아동복지 체계 중 가장 안정적이며 아동 중심적인 보호 체계라는 자부심이 있다. 다만 아동그룹홈에 대한 외부의 시선은 다소 왜곡되어 있어 운영 및 종사자 처우 등에서 차별과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그룹홈에서 보호받고 있는 아동들에 대한 차별로 이어지고 있다. 현실은 여전히 비정상적인 정부의 지원정책과 미온적 태도로 인해 아동그룹홈은 운영자 개인과 구성원의 희생을 통해 유지·운영되고 있는 측면이 크다.

회장으로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은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지 않는 그룹홈과 안정화된 조직시스템 구축이다. 이를 위해 그룹홈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학계와 현장의 다양한 전문가가 포진한 연구소를 통해 그룹홈을 둘러싼 각종 현안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보다 나은 그룹홈 운영 방안과 보호 아동 양육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아울러 아동이 어떤 보호 체계에서 보호받고 있든, 그리고 사회복지사가 어떤 형태의 복지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는지에 따라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따라서 그룹홈에서 보호 받고 있는 아동들의 생활 안정성을 높이고, 보호서비스의 질적 제고를 위해서라도 임기 중에 그룹홈 종사자 처우 정상화를 이루어 내고자 한다.

 

현재 협의회의 최우선 당면과제가 있다면?

아동그룹홈은 국가 사무인 안정적 아동보호 양육업무를 위임받아 책임감 있게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그 무엇보다 아동에 대한 안정적 보호 양육방안을 마련하고, 인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한 여러 가지 당면과제 중 그룹홈 사회복지사들의 처우 정상화와 그룹홈연구소 설립 등을 통한 정상적 시스템 구축이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내부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내·외부의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설립과정에 있는 그룹홈연구소를 빠르게 활성화하고, 공신력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아동그룹홈과 협의회의 위상을 제고해 나갈 것이다.

 

자랑할 만한 그간 협의회의 주요 성과를 꼽는다면?

우리 협의회는 그동안 보호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아동그룹홈 발전, 그리고 그룹홈 사회복지사들의 권리 증진을 위한 여러 이슈 파이팅과 여론조성을 위해 노력해 왔다. 특별히 가장 성공적인 성과를 꼽는다면 아동그룹홈 예산을 복권기금에서 보건복지부 일반회계로의 전환을 이끌어 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협의회는 그동안 사행성 복권수익으로 국가의 미래인 아동복지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문제와 아동복지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복권위원회가 예산을 통제하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고, 국회 토론회와 기자회견 등 사회적 공론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6월 2일 기획재정부는 제4회 재정운용전략위원회를 개최해 ‘아동학대 방지 재정지원 체계 일원화’를 발표하고, 올해부터 아동그룹홈을 포함한 학대 관련 예산을 보건복지부 일반회계로 전환했다. 계속된 공론화 활동에 전국 아동그룹홈 사회복지사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고, 국회와 국가연구기관, 관련 단체들이 수년간 함께 연대해 활동해준 결과로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올해 6월 13일 열린 아동그룹홈 비전 선포식에서 이종윤 회장(첫줄 왼쪽 네 번째)이 관계자들과 함께 비전선언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올해 6월 13일 열린 아동그룹홈 비전 선포식에서 이종윤 회장(첫줄 왼쪽 네 번째)이 관계자들과 함께 비전선언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현재의 복지정책 및 제도 등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말해달라.

서울 양천구 정인이 사건, 천안 계모 아동학대 사망 사건, 감염병 위기 상황 등과 맞물려 2020년 10월부터 본격 시행된 정부의 ‘공공중심의 아동보호 체계 구축’으로 인해 아동복지 현장에도 다양한 인력과 기관 그리고 제도들이 새롭게 마련되었다.

다만 이러한 제도들이 실질적으로 아동들에게 혜택이 될 수 있도록 알리고, 챙겨줘야 하는 것이 현장 사회복지사들의 역할임에도 현실은 서류작성과 방문점검 준비에 매몰되어 너무나 힘들어졌다. 이로 인해 현장 사회복지사들이 아동 양육과 보호라는 본연의 업무에 소홀해질 수 있어 우려된다. 이러한 상황을 보건복지부가 엄중히 인식하고, 모든 전달체계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담당부처가 중심을 잡고 좀 더 노력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더욱이 학대 피해 아동들 대부분이 그룹홈에 입소하고 있는 현 상황을 볼 때 단순히 그들에 대한 일시적 행정적 처리에 집중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쉽고 우려스럽다. 각종 아동보호 체계에서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담당자와 그룹홈 사회복지사 간에 상호 이해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본연의 업무가 잘 수행되고 목적이 잘 성취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조하고, 최대한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임기 내에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협의회가 설립된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그룹홈이라는 시설 형태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의미를 부여하여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미흡했다는 통렬한 자기반성이 있었다. 그 결과로 여러 번 언급했듯이 그룹홈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소 설립을 준비 중이며, 이를 통해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놓은 여러 가지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분석하여 미래 정책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기틀을 다져가고자 한다. 이러한 그룹홈 연구소 활동의 결과물들은 아동그룹홈이 새롭게 비상하고 미래를 인도하는 등불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현재 그룹홈의 숙제는 개인의 희생으로 유지되던 상황에서 벗어나 복지시설로서의 정체성을 완전히 확립하고, 안정화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아동그룹홈이 소규모 가정적 보호에 특화된 서비스 체계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 보니 일각에서는 그룹홈의 현실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러한 부당하고 부정적인 인식을 적극적으로 극복해 나가고자 한다. 지금껏 해 온 것처럼 아동들을 위한 대안 가정으로써 아동 중심적 양육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는 아동그룹홈의 발전과 현안 해결을 위해 변함없는 관심과 동행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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