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교사 재능기부로 학습지도·또래 교류 통해 사회성 발달 도와

경남 사천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다문화 가족 자녀의 정체성 회복을 돕고 사회성과 리더십을 기를 수 있는 성장 지원 사업 ‘다재다능’을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편견 없이 세상을 마주하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다재다능은 2016년 다문화 가족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고 부모 자녀 간 관계 향상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 기초학습지도, 사회성 발달, 미래설계, 부모 자녀 관계 향상의 4개 영역, 9개 프로그램을 연간 500회 이상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다문화 가족 및 비 다문화 가족 학령기 자녀와 부모, 중도입국자녀를 대상으로 한다. 이중 다문화 가족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2016년 사업 초기부터 진행해 온 기초학습지도 프로그램은 관내 초·중등 퇴직교사를 비롯해 전문자격을 갖춘 학습지도사들이 재능기부 방식으로 주2회 가정을 방문해 한글 및 독서지도 등을 진행한다. 중도입국자녀를 위한 기초한글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기초학습지도뿐 아니라 예술지도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재능기부 프로그램’으로 명칭을 변경해 운영 중이다.

사회성 발달을 위해 청소년 동아리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총 8회기로 미술놀이반, 아이돌댄스반, 유튜브크리에이터반 등을 운영 중이고, 푸드테라피 등의 활동을 하는 놀이치료도 4회기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아이들이 직업체험을 함으로써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진주시민미디어센터 등과 연계해 미디어 감독 체험, 배우 체험, 청소년지도사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 직업체험 군을 더욱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 외에 많은 다문화 가족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 자녀 관계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놀이치료 자녀 중 위기 자녀 가정 부모를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관계 회복을 돕는다. 또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다문화가정을 위해 강사를 초빙해 지역 학교를 분석, 중·고등학교 입학 컨설팅도 지원하고 있다.

퇴직 교사의 재능기부로 운영 중인 기초학습지도 진행 모습
퇴직 교사의 재능기부로 운영 중인 기초학습지도 진행 모습

 

다문화가정 자녀의 안정적인 교육 기반 마련

2018년에는 다문화가정 자녀 10여 명이 참여해 ‘우리의 마음을 그려요’라는 이름으로 창작 뮤지컬을 만들었다. 재능이 없는 평범한 아이들로 구성돼 완성도 면에서는 미흡했지만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직접 물어보고 그림 또는 발표 형식으로 표현하게 하면서 대본과 노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특별했다.

장애인복지관에서 공연함으로써 나눔을 알려줄 수 있는 기회도 됐다. 2018년 창작 뮤지컬을 시작으로 2019년에는 다문화가정 자녀 인형극으로, 2020년에는 다문화 가족 인형극으로 발전했다.

물론 사업 진행에 있어 어려움도 따른다.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하다 보니 출결관리와 차량 운행에 담당자의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작년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해 집합 교육이 어려워져 온라인 교육 등으로 전환하고 세부사업을 변경하는 등사업 운영에 차질도 있었다.

특히 또래 또는 친구끼리 모여 활동하는 사회성 발달 프로그램 유지가 어려웠다. 이에 실시간 화상교육을 통해 친구들과 만나 일과를 나누고 주제를 정해 토론할 수 있도록 했으며 단체 채팅방을 개설해 소통과 교류가 일어나도록 하고 있다.

다재다능은 지역의 전문성을 갖춘 인적자원을 활용해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다문화가정 자녀의 안정적인 교육 기반을 마련하고, 특히 재능기부 방식으로 진행돼 의미 있는 사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같은 결실은 지난해 경상남도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주관한 ‘2020 우수사업 경진대회’ 대상 수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실시간 화상회의로 진행 중인 미술놀이반 동아리 활동 모습
실시간 화상회의로 진행 중인 미술놀이반 동아리 활동 모습

 

‘변화’ 이끄는 프로그램 기획할 것

앞으로는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는 영유아기 또는 초등학생 대상으로 집중돼 있지만 아이들의 성장에 맞춰 청소년 지원 프로그램 필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일환으로 올해 사회성 발달 프로그램에 ‘세상 모든 가족 청소년 서포터즈’를 새롭게 기획해 청소년들이 ‘다양한 가족 인식 개선’을 주제로 영상을 제작하고 개인 SNS에 홍보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그 시작으로 5월 8일 청소년 서포터즈 오리엔테이션을 운영할 예정이다.

센터 관계자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재능을 발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매년 변화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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