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인생을 살면서 다양한 연줄을 맺는다. 연줄이 반드시 행운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인생의 성공은 연줄을 얼마나 잘 활용했느냐에 달려있다. 후원개발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주위에 있는 모든 연줄을 활용하는 것이 성공적인 모금의 지름길이다.
연줄은 크게 공간적 연줄, 시간적 연줄, 이념적 연줄로 구분해볼 수 있다. 공간적 연줄이란 자신이 소속한 공간이 연줄과 연결되는 경우를 말한다. 지역연고와 관련된 연줄이다. 시간적 연줄은 시간적 우연성이 연줄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각종 세대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념적 연줄은 가치와 철학을 중심으로 생성되는 연줄을 의미한다.

공간·시간·이념연줄=사회자산

한 때 우리 사회는 공간적 연줄에 대한 의존성이 높았다. 자신이 속한 공간에 의해 인생이 크게 달라졌던 것이다. 고향, 출신 학교, 사는 지역 등에 따라 권력이 형성되고 빈부가 나뉘기도 하였다. 그로 인한 지역갈등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로 남아있다. 정보화 사회의 발전과 함께 사이버 공간의 연줄이 형성되고 그 잠재력도 엄청 커지고 있다.

386세대의 등장은 이러한 공간적 연줄이 중시되던 사회를 시간이 연줄을 창출하는 사회로 바꾸어 놓았다. 386은 특정 지역이나 공간의 산물이 아니고 시간적으로 동세대를 산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된 공동체이다. 동시대의 유산한 경험들이 동질적 집단을 만들어 낸 것이다. 급속한 사회변동과 함께 시간적 연줄들이 다양하게 형성되고 있다. 그만큼 세대간의 격차도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간적 연줄도 코드를 강조하는 노무현 정부의 등장과 함께 이념적 연줄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사회는 다양한 연줄이 많았지만 대부분 개인과 자기 집단의 이익만을 위해 활용되었다. 아직도 연줄로 인한 지역간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 이념간의 갈등으로 사회가 혼란스럽다.

현대 사회에서 각종 연줄은 사회전체에 훌륭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연줄을 어떠한 목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이 될 수도 있고 악이 될 수도 있다. 연줄은 선용하면 개인에게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자본이 된다. 그러나 악용하면 사회전체에 부담이 된다. 연줄을 잘못 활용하면 개인과 사회는 퇴보한다. 시간적 연줄과 이념적 연줄을 가진 자들이 독선적인 우월의식에 빠지면 공간적 연줄이 중시되었던 과거 사회의 시행착오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연줄은 창출하는 것보다 선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복지사업과 같은 공익을 위해 연줄을 선용한다면 공간적 연줄이든 시간적 연줄이든 이념적 연줄이든 누가 탓하겠는가. 가입자 수가 가장 많다는 우리나라의 iloveschool 사이트는 미국의 iloveschool.com에서 유래한다. 미국의 iloveschool은 뜻 그대로 학교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상공동체이다. 동문들이 학교의 발전을 위해 기부금을 모으고 장학금을 전달하는 순수한 목적에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와서는 과거의 연줄을 회복하고 강화하는 사이트로 변질되었다. 이렇듯 우리는 연줄을 만들기 좋아하는 국민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연줄을 사회의 생산적이고 공익적인 일과 연계시킬 수만 있다면 우리나라의 사회자본은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다.

기념일은 모금의 날로

사회복지는 이념과 가치가 강조되는 분야이다. 그러나 이것을 연줄공익적인 일에 연계하자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식은 미흡한 편이다. 나아가 사회복지를 통해 공간적 연줄과 시간적 연줄도 사회의 자산으로 만들 수 있다. 사회복지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연줄들은 사회자본이 될 수도 있고 사회의 독소가 될 수도 있다. 후원개발 담당자들은 자신 및 소속 기관과 관련된 모든 연줄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 얽혀있는 부정적 연줄의 타래를 사회자본으로 전환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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