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우리 정부가 인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UNCRC)에 명시된 한국아동의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을 정책적 차원에서 이행하도록 촉구해야 할 것이다.

박종삼 한국월드비전 회장
박종삼 한국월드비전 회장

박종삼 한국월드비전 회장 사회복지에서 인권을 논함에 있어서 근대 역사에서 부각된 가장 취약한 대상들은 아동, 여성, 노인, 장애인, 감옥에 수감된 죄수, 피난민, 이주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계층들 중 아동(Children)은 우리사회의 약자이고 가장 심한 취약 계층으로 사회에 노출되어 있다. 사실 인류의 역사과정에서 자연재해나 전쟁, 지역적 갈등, 그리고 급격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변동이 생길 때 가장 고통을 많이 받고 희생을 강요당하는 계층은 아동이다.

그 구체적인 예로 지난 20세기에 한국을 포함한 많은 약소국가들이 경험한 빈곤, 질병, 무지, 강대국의 식민지배, 신생국들의 무차별적 개발로 인한 이주민과 그 자녀들의 방황, 이주 노동자 자녀들의 고통 등, 수많은 세계 어린이들과 함께 한국의 어린이들도 자기의 고향에서 뿌리를 내리고 아동기의 즐거움을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다. 많은 경우 세계 도처에서 아동들의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 등 인간으로서의 아동의 권리가 무참히 유린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아동 성범죄 사건들, 아동유괴사건들, 아동학대사건 등은 한국에서도 아동의 권리 보장이 어른사회에서 잘 이행되고 있지 않음을 잘 증명해 주고 있다.

한국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고 증진시켜주기 위해서는 아동의 권리문제를 '인권(Human Right)' 차원에서 접근하여 한국아동의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그리고 참여권을 논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아동의 권리문제는 UN이 제정하고 우리나라가 인준한 아동권리협약(CRC)의 내용에서 찾을 수 있다. 아동권리의 개념은 시민적,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의 모든 측면을 어른들과 같이 인정하는 데서부터 아동권리의 문제가 출발한다. 유엔아동권리협약(UNCRC)은 네 개의 일반적 원칙들, 첫째 아동의 최선이익원칙, 둘째 무차별 원칙, 셋째 생명존중과 아동발달의 원칙, 넷째 의사존중의 원칙 등이 있다(협약 제1,2,3,6조).

한국사회에서 표출되고 있는 '저출산'의 문제를 단순한 경제논리, 사회복지 논리만으로 접근하고 있는 우리의 태도는 인권과 아동권리의 윤리ㆍ도덕적 차원을 무시한 현상이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전통적인 아동관을 갖고 한국의 아동을 대하는 사회적 태도는 아동의 취약성을 더 악화시킨다고 본다. 우리 인류역사에 나타난 아동관은 여섯 가지 정도를 볼 수 있는데 1) 성인의 축소판으로서의 존재 2) 원리만을 지닌 어린이 3) 백지와 같은 어린이 4)선한존재로서의 어린이(성선설) 5) 재산 가치로서의 어린이 6) 인간으로 발달해 가는 어린이 등이다. 한국에서 '어른의 사회적 기능'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고 아동의 개념이 정립되는 우리 사회에서 아동의 권리는 유린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아동의 권리증진을 위해서 우리 사회는 우리 정부가 인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UNCRC)에 명시된 한국아동의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을 정책적 차원에서 이행하도록 촉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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