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기도 전에 낙태 등으로 버려지는 선천성 기형아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해 의사 50명이 청진기 대신 '악기'를 손에 들었다.

국내최고 선천성심장기형 전문가 박인숙 교수(울산의대 학과)를 비롯해 서울아산병원에 근무 중인 의대교수 12명과 전문의 등 21명으로 구성된 서울아산합주단은 12일 오후 6시 병원 대강당에서 자선 연주회를 가졌다.

또 취지를 전해들은 서울의대 교향악단 소속 의사들도 출연하겠다는 뜻을 밝혀 이번 연주회에 참가한 의사는 50여명에 달했다.

울산의대 교수들이 주축이 된 서울아산합주단은 선천성 심장기형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수술비를 마련해 주기 위해 지난 2002년 창단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박 교수를 포함해 합주단에 속한 상당수 소아 전문의들은 지난해 '대한선천성기형포럼'이라는 학술단체를 구성, 선천성 기형아들이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학 정보를 교환해 왔다.

이들 합주단과 학회 활동의 취지는 '태어나기도 전에 버려지는 소중한 생명을 살리자'는 것. 단체에 소속된 의사들은 태아의 이상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해주자는 취지로 개발된 태아 초음파검사 등이 '기형'으로 의심만 가더라도 산모에게 낙태의 동기를 제공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합주단은 이같이 잘못된 사회인식을 고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활동을 펼치고 선천성 기형아들의 치료비를 지원하는데 이번 연주회 수익금 전액을 기부했다.

총 2부로 나눠진 연주회는 1부에서는 남성중창과 바이올린·피아노 협주, 피아노 독주, 1부에서는 두대의 바이올린 협주, 현악 등 틈틈이 시간을 내 연습한 악기들을 수준급으로 연주했다.

박인숙 교수는 "의료기술의 발달이 오히려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선천성 기형 태아를 버리게 된다."며 "선천성 기형에 대한 왜곡된 정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 서울아산병원 합주단 단원들이 장학 교수의 지휘에 맞춰 실내악을 연주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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