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청소년 지도하며 각오 다져
자기개발에도 끊임없이 도전해

"훌륭한 사회복지사는 타고난 재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삼성전자, 국민일보가 공동주관하는 '새내기 사회복지상' 제15회 수상자로 선정된 이진명(25·울산 남구종합사회복지관) 씨와 인터뷰 하면서 받았던 느낌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이진명 씨는 경력 5년차의 사회복지사다. 그 동안 청소년복지 분야에서 활동해 왔고 지금은 경력에 어울릴만한 업무능력과 열정, 통찰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 한마디로 '물이 오른' 셈.

하지만 5년전 대학 졸업장을 들고 울산남구종합사회복지관에 첫 발을 들여놨을 당시 진명 씨의 머릿속은 사회복지 업무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은 부족하고 보수는 기대에 못 미쳤다. 그래서 사회복지가 아닌 다른 일을 해볼까 잠시 남모를 고민도 했었다.

진명 씨가 마음을 다잡게 된 계기는 이곳 아이들의 비뚤어진 비행을 보면서부터. 자정 넘은 시간에도 집에 가지 않고 구석에 숨어 술·담배 하는 중학생들과 술 마시는 노숙자 아저씨들 옆에 앉아 있던 여학생들을 보고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북받쳤다. 진명 씨는 얌전한 외모와는 달리 불같은 성격의 경상도 아가씨다. 그런 모습과 마주칠 때마다 "우얄꼬~집에 가그라"하고 좋게 타이르기도 하고 때로는 강하게 '응징'하기도 했다.

"이곳 달동 아이들은 대개 임대아파트에 살아요. 집은 가난하고 부모님은 맞벌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보니 아이들의 생활도 올곧지 못하죠."

혼자만의 계도로는 역부족을 깨달은 진명 씨는 아이들의 생활실태 보고서를 만들었다. 어떤 아이들이 어떠한 상황에 놓여있는지,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내용을 꼼꼼히 수록했다. 그녀는 보고서를 들고 자율방범대, 학부모, 학교 선생님들을 설득했고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청소년 귀가 프로그램인 '집으로'. 새내기 사회복지사로 이 곳에 와서 만든 '첫 작품'이었다.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아이들이 있을만한 곳을 찾아 나섰어요. 처음에는 집에 안들어 가겠다고 악을 쓰던 초등학생들도 얼굴을 익히면서 가까워지면서 나중에는 복지관으로 놀러오더군요."

'탄력' 받은 진명 씨는 좀 더 적극적으로 아이들 곁으로 다가갔다. '세상과 친구하기'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학업을 그만둔 중·고등학생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거나 공부를 가르치는 일로 바쁘게 보냈다. 어려웠던 점이라면 아이들과 대화하는 기술이나 사회조사분석 기술이 부족했다는 것.

그래서 진명 씨는 자기 자신을 개발하는 노력에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홀랜드 진로탐색상담가 전문교육과 사회복지관상담과정을 이수했고 레크리에이션자격과 사회조사통계과정, 능력향상 교육과정, 포토샵 등을 두루 섭렵했다. 무엇보다 사회복지사 2급이었던 그녀는 2년간의 공부 끝에 사회복지사 1급 첫 해 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아침부터 자정까지 시간을 쪼개가며 열심히 살아온 결과였다.

진명 씨는 요즘 청소년복지 업무에다 장애인분야도 새로이 추가했다. 매일 장애어린이들에게 사회생활교육을 지도하는 재미에 빠져 지낸다. 버스타기, 물건사기, 음악·미술·체육과목을 하면서 아이들과 교감의 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5년 전보다 일이 두 배쯤 늘어났어요. 그래도 힘들지 않아요. 그 때보다 제 그릇도 세 배쯤 더 커졌거든요. 오늘 새내기 사회복지상을 받았다면 10년 뒤에는 '훌륭한 사회복지상'을 받고 싶어요." 진명 씨의 욕심이 꼭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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