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5명 중 3명 이상은 취업을 결혼의 선결요건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 취업포털 잡링크가 남녀 구직자 258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취업 상태의 애인이 청혼할 경우에 대해 '가차없이 거절한다'는 응답자가 23.4%, '취업한 후 결혼하자고 설득한다'는 답변이 40.8%로 각각 조사됐다. 경제력 확보 없이는 결혼도 없다는 사고가 분명히 드러난 것.

반면 '내가 벌면 된다는 생각으로 결혼한다'는 18.9%,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는 14.6%에 그쳤다. 또 자신이나 애인 중 어느 한 쪽이 1년 이상 미취업 또는 실직 상태일 경우에 대해 64.1%가 '결별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이 같은 생각에 따라 '미취업이나 실직을 이유로 연인과 헤어진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37.8%(남성 42.9%, 여성 33.3%)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40.4%는 자격지심을 이유로 먼저 결별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이나 이직 때 연인과 상의하거나 의사를 반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다' 18.5%, '그런 편이다' 30.5%, '보통이다' 21.6% 등 상당수 구직자가 취업활동에 연인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구직자의 69.5%는 결혼 후 맞벌이를 희망하고 있으며, 결혼자금 확보 등 안정적인 결혼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직장 근무연수는 평균 3.2년으로 집계됐다.

잡링크 관계자는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취업 여부를 결혼이나 이성교제의 전제조건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설문에 응했던 한 구직자는 "직업도 없으면서 결혼을 생각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청년 실업이 장기화되면 될수록 이 같은 추세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또 다른 설문응답자는 "결혼의 조건으로 오로지 경제능력만 보는 현 세태는 한번쯤 제고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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