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 우리나라는 분배정의의 실현과 복지에 대한 기대수준이 급상승하고 있다. 1990년대말 환란이후 소외계층의 상대적 박탈감은 점점 더 심화되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노령화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며, 이혼율 증가, 가족해체 등의 사회문제는 매우 다양하게, 그리고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사회전체의 근본적인 대책이 논의되면서 복지에 대한 욕구는 예전에 비해 훨씬 더 확대되고 있다. 왜냐하면 사회복지를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데 필수조건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는 경제적 안정의 보장과 평등을 증진함으로써 기본적인 생존능력을 증진시키고 이웃에 대한 의존성을 감소시킨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안녕된 사회의 지속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복지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처럼 그다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아직은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복지현실에서 사회복지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절대적인 도움이 필요한 서비스대상자의 개별적 상황에 따라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회복지사의 역할은 매우 크다.

사실 우리나라의 현재 사회복지수준은 그 동안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헌신한 사회복지사들로 인해 이 정도라도 유지되었고, 현재도 유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복지직 공무원들, 지역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들은 물론 생활시설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들을 보면 기초체력과 인내가 없이는 감당해 내기 어려운 일들과 싸우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스스로 머리보다 몸으로 일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고백한다.

이처럼 참을 인(忍)자 세 개를 늘 가슴과 머릿속에 지니고 다니던 사회복지사들이 거리로 나섰던 때가 있었다. 이유는 사회복지전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오고자 함은 물론(작은 이유였다고 생각되지만) 사회복지사에 대한 처우가 미흡하다는 것이었다.

대학교에서 전문적인 교육과정을 밟은 사회복지사들의 평균임금은 동등학력의 다른 직업군에 비해 약 70% 수준에 불과한 정도이다. 각종 수당의 지원이나 기타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복지 후생제도 등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들의 근무조건을 보면 근로시간이 평균 주당 52시간에 이른다고 한다. 주말에도 근무해야 하는 일이 허다한 현실은 사회복지사들이 연·월차휴가를 생각도 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이전에는 사회복지사의 낮은 임금수준, 열악한 근무환경 등을 말할 때 사회복지사가 전문가로서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가를 묻거나,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개선책을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사회복지사들의 전문성 시비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전문성 확보를 주장하며 국가자격시험제도가 도입된 지 벌써 올해로 3년째이지만 그 동안 사회복지사들의 처우가 개선되었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아무리 보건복지부를 바라보아도 당장 혹은 점차적으로도 임금과 근무환경 또는 근무조건을 개선할 방법은 나올 것 같지 않아 심란할 정도다.

사회복지사들은 정부의 복지정책을 최일선에서 수행하는 실무자들이다. 제아무리 좋은 정책이 결정된다 하더라도 이를 집행하는 사람들의 처우가 불만족스럽다면 서비스전달과정에서 과연 제대로 된 서비스가 전달될 수 있을것인가 하는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

클라이언트의 복지도 중요하지만 그들보다 사회복지사 자신의 처지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클라이언트의 복지를 신경 쓸 겨를이 없어진다. 특히 국가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철저한 자격증제도를 통해 전문성을 인정받은 사회복지사의 자긍심은 현장에서의 불합리한 처우로 인해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그리고 서비스의 과다한 수요로 인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면서 전문성을 강화하거나 능력을 개발할 수 없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복지사로서의 업무만족도는 낮아지고 조기 이직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사회복지 현장에서의 서비스기술이 축적되는 것을 어렵게 할 것이며, 증대하고 있는 국민의 복지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복지국가를 지향하면서 제도적 도입을 하는 현 시점에서 사회복지수요자들을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원한다면 현장 사회복지실무자들의 복지부터 해결이 되어야 할 것이다.

강영실 (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사회복지사 처우 한계 다다라
클라이언트 서비스 부실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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