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8일, 올해로 99주년을 맞는 세계 여성의 날에 가장 이슈가 된 것은 '여성의 빈곤화'였다.

지난 3월 6일 여성노동연대회의는 우리사회 노동시장의 성차별 문제를 제기하며, 여성 빅정규직 노동자들의 뜻을 모아 5대 요구안을 선포했다,
지난 3월 6일 여성노동연대회의는 우리사회 노동시장의 성차별 문제를 제기하며, 여성 빅정규직 노동자들의 뜻을 모아 5대 요구안을 선포했다,

지난 3월 6일 여성노동연대회의는 우리사회 노동시장의 성차별 문제를 제기하며, 여성 빅정규직 노동자들의 뜻을 모아 5대 요구안을 선포했다,

갈수록 가난해지는 한부모 가정 엄마

여성이 가난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한부모 가정의 어머니와 무임금 가사노동을 하다 홀로 된 여성독거노인의 빈곤화는 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빈곤계층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이미 절반 이상을 넘었다"며 "빠른 속도로 심화되고 있는 여성빈곤화에 대한 맞춤형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송다영 호서대 교수(사회복지학)는 19일 열린 '한나라당 민생정책 릴레이심포지엄-2만불 시대의 그늘, 빈곤 양극화의 해법을 묻는다'에서 "남성가장 가구의 빈곤은 상대적으로 완화되고 있는 데 비해, 노동시장의 성불평등, 가부장적 이념, 결혼 해체 등과 같은 사회적 현실을 겪는 18세 미만 자녀를 둔 저소득층 여성가장 가구의 빈곤율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류정순 한국빈곤문제연구소장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04년 현재 기초생활수급대상자와 차상위 계층에 속해있는 전체 가구 중 여성가구주 가구 비율은 77.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여성가구주의 평균소득은 1996년 148만 6000원으로 남성가구주 평균소득 289만 1000원의 71.4%에 불과했고, 2004년에는 63.5%로 차이가 더욱 커졌다.

성별도시근로자 가구의 빈곤율 추이를 봐도 남성가구주의 빈곤율은 1996년 7.7%, 여성가구주 빈곤율은 23.7%로 여성가구주 빈곤율이 3.1배 높았고, 2004년에는 남성가구주 빈곤율 10.5%, 여성가구주 빈곤율 34.5%로 그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또한 남성가구주 빈곤율이 8년 동안 2.8% 증가한 데 비해 여성가구주 빈곤율은 10.8%나 증가했고, 2003년과 2004년 사이의 여성가구주 가구의 빈곤율은 기존 25%에서 30% 이상으로 증가해 여성의 빈곤화 심화가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여성빈곤화의 원인 중 대표적인 것은 '여성 비정규직 확대'다. 송 교수는 "빠르게 진행되는 노동시장 유연화로 인해 비정규직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여성들이 비정규직화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5년 현재 여성 근로자들의 70.7%가 임시 및 일용직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고, 이들의 평균임금은 77만원에 그쳐 매월 202만원을 받는 평균남성정규직 근로자의 38.1%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비정규직 확대와 가족해체가 원인

송 교수는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여성들이 출산과 자녀 육아기에 직장을 그만 둔 후 다시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때 비정규직 일자리를 얻게 될 뿐 아니라, 20대 후반을 정점으로 여성들의 정규직 고용기회가 현저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빚어진다"고 설명했다. 즉 30대를 넘어가면서 여성들의 정규직 노동 접근기회가 확률적으로 낮아지고 비정규직으로의 접근만이 허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에 대한 사회안전망 제도가 부재하다는 것도 여성 빈곤을 부추기는 이유다. 전반적으로 여성빈곤가구 중 중졸 이하 여성가구주는 2004년 62.9%로 가장 높지만, 최근에는 대졸 이상 여성가구주의 빈곤율도 1996년 2.5%에서 2001년 4.2%, 2005년 4.5%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송 교수는 "이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혼율과 이혼 이후 사회안전망의 부재 속에서 빈곤층으로 유입되는 여성가구주의 상황을 잘 드러낸다"며 "현재
우리나라 기초생활보장제도는 남성부양자 중심으로 구조화돼 있고 사회보험은 정규직 노동자를 기본 축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여성들을 사회적으로 보호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비판했다.

맞춤형 성 인지적 탈빈곤정책 필요

그는 또 "현재 이혼이나 사별로 인해 저소득층이 된 여성가구주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사회보장 제도는 국민연금 중 유족연금수급권이 유일한데 아직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제도 적용율은 약 50%에 불과하고, 최소 10년 이상의 정규직 고용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 실질적 안전망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녀양육지원체계가 미흡하다는 것도 여성 빈곤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국공립 보육시설과 시간연장형 보육시설의 부족, 방과후 프로그램 부족 등은 일하는 여성들의 삶을 구조적으로 제약하게 되고, 이러다보니 경제활동과 양육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여성가구주들은 자녀양육을 위해 일을 포기하거나 근무조건을 낮추게 됨으로써 빈곤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이와 같이 여성을 중심으로 한 빈곤의 성별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성중심적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 요소를 제거하고, 사회보장제도를 성인지적 관점에서 개편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늘어나고 있는 한부모 가정 비율과 이들의 빈곤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후처방적 접근보다는 가족정책 차원의 보편적이고 사전예방적 정책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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