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제5회 대한민국 체인지메이커 시상식’ 개최

지난 1월 9일 한국서부발전 태안 본사에서 제5회 대한민국 체인지메이커 시상식이 개최됐다.
지난 1월 9일 한국서부발전 태안 본사에서 제5회 대한민국 체인지메이커 시상식이 개최됐다.

한국서부발전(사장 박형덕)과 한국사회복지협의회(회장 김성이)는 지난 1월 9일 한국서부발전 태안 본사에서 ‘제5회 대한민국 체인지메이커’ 시상식을 개최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대한민국 체인지메이커 시상식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해결을 위해 혁신적인 활동을 펼쳐온 혁신가들을 발굴해 시상하고 있다.

특히 복지분야 체인지메이커로 선정된 이채진 (주)코끼리공장 대표에게는 보건복지부장관상이 추가로 주어졌다. 이채진 대표는 버려지는 장난감을 활용한 순환 모델 개발로 시니어와 발달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간 5만여 개의 장난감을 취약계층 아동복지시설에 무상 제공하는 등 고용과 복지의 선순환 생태계 조성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았다.

2019년부터 열린 대한민국 체인지메이커 시상식을 통해 현재까지 29명의 체인지메이커가 발굴됐다. 복지저널에서는 올해 복지분야 체인지메이커로 선정된 이채진 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주)코끼리공장과 박경돈 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주)플립의 활동상을 소개한다.

 

 취약아동 지원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코끼리공장' 

코끼리공장 직원들이 기부 받은 장난감을 수리하고 있다.
코끼리공장 직원들이 기부 받은 장난감을 수리하고 있다.

(주)코끼리공장(대표 이채진)은 전국 아동복지 기관, 아이 키우는 가정 등을 대상으로 더 이상 사용하지 않거나 고장 난 장난감을 수거한다. 수거한 장난감은 수리와 소독 과정을 거친 후 취약계층 아동들과 해외 난민들에게 무상으로 전달한다. 수리할 수 없는 장난감은 재생 소재로 만들고, 재생 소재는 취약계층을 도울 수 있는 LED조명, 안전손잡이 등으로 재탄생한다. 장난감은 재질의 90% 이상이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졌지만, 쇠나 고무 등 혼합소재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버려진 장난감의 95%는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이렇게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음에도 수리가 가능한 장난감을 쉽게 버려지지 않고 재사용되게 하거나, 장난감 플라스틱을 재생소재화 하는 일은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이다.

어린이집에서 근무했던 이채진 대표는 얼마 사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장난감에 주목했다. 아이들의 관심에서 멀어졌거나 단순히 싫증을 느껴 버려진 장난감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아이들은 여전히 존재했고, 여기에
부모의 소득 격차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피부로 와 닿았기 때문이다. 안타까움과 동시에 쓰임이 다하기도 전에 버려진 장난감들을 깨끗이 소독하고 수리하여 취약계층 아동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는 코끼리 공장의 첫걸음이었다.

장난감 고장원인은 대부분 단순하다. 그럼에도 고장 난 장난감을 수리하는 일은 드물다. 수리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에 비해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문 수리업체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아 부모들은 자연스레 새 장난감을 사게 된다. 이채진 대표는 이를 타파하기 위해 기업퇴직자들을 떠올렸다. 코끼리공장이 시작된 울산은 제조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많은 퇴직 기술자들이 여정에 함께 할 수 있었다.

코끼리공장은 전국 규모의 장난감 순환시스템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고, 이해관계자들과 협업 모델을 확장했다. 현재 4000개 이상의 아동복지시설이 협력하고 있으며, 연간 5만여 개의 장난감을 무상 제공하여 복지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재활용이 되지 않아 버려지는 장난감 300톤 이상을 재생했다. 이뿐만 아니라 기계 관련 직종이나 교직에서 은퇴한 시니어들이 장난감 수리에 참여하고 있다. 코끼리공장은 이 과정에 함께할 발달장애인 등 30명을 직접 고용하고,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연계하여 어르신 360명을 간접 고용했다. 이채진 대표는 “취약 아동을 지원하는 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더 많은 가치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한 가정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을 코끼리공장에 기부하며 동봉한 편지
한 가정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을 코끼리공장에 기부하며 동봉한 편지

한편,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 순환 모델을 만들고 시니어와 발달장애인을 고용해 함께 수리하여 취약아동 및 아동복지시설에 제공하는 코끼리공장은 환경적 성과, 사회복지비용 절감 성과, 취약계층 고용성과 부문에서 연간 총 10억 원 이상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냈다고 한다.

 

 여성 청각장애인 재능을 활짝 꽃 피우는 '플립' 

플립플라워의 꽃다발 정기구독 서비스 홈페이지(www.flipflower.co.kr) 배너 사진
플립플라워의 꽃다발 정기구독 서비스 홈페이지(www.flipflower.co.kr) 배너 사진

플립(대표 박경돈)은 ‘플립플라워’라는 꽃 정기구독서비스를 통해 청각장애 플로리스트를 양성하고 직접 고용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플로리스트 직업교육을 통해 2020년부터 총 30여 명의 청각장애인의 취·창업을 지원했으며,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활동으로 장애인 인식개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청각장애 플로리스트 직업모델을 지자체, 장애인단체, 고용센터 등에 견학프로그램으로 제공해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특히 여성 청각장애인 일자리 모델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각장애인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플립은 ‘플라워(flower, 꽃)’와 ‘립(lip, 입술)’의 합성어로, 꽃을 통해 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플립은 특히 여성 청각장애인의 일자리에 주목했다. 대부분의 정부 지원 청각장애인 일자리는 이공계열 단순 제조업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에 대해 박경돈 대표는 매우 좋은 사례인 것은 분명하나 수료자의 80% 이상은 남성이며, 이로 인해 산업 현장은 남성 중심의 채용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꼬집었다. 자연스레 낮아진 여성 청각장애인 취업률을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여성 청각장애인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겠다는 일념으로 그들이 가진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탐색했다. 그 결과 시각적 정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플로리스트 고용 모델을 고안했다. 즉, 들리지 않는 경우 시각을 통해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여성 청각장애 플로리스트 일자리’ 모델이며, 그들의 재능을 직업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플립의 목표다.

플립의 대표 서비스는 매달 다른 꽃다발을 배송하는 정기구독 서비스이다. ‘꽃과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며 청각장애 플로리스트를 양성·고용하는 것은 물론, 유통구조를 혁신하고 농가상생을 통해 화훼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업계 최초로 환경부 인증을 받은 친환경 포장지를 도입하는가 하면, 농장에서 수확 후 1~3일 이내에 배달되는 꽃으로 신선함을 유지하며 업계에서도 경쟁력을 놓치지 않고 있다.

 

여성 청각장애인들이 플로리스트 교육을 받고 있다
여성 청각장애인들이 플로리스트 교육을 받고 있다

정기구독자 300명당 1명의 청각장애인 플로리스트를 양성할 수 있는 만큼 장애 특성에 맞는 플로리스트 취·창업 직업교육 프로그램도 무상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온·오프라인 장애인 인식개선 사업을 통해 청각장애인들의 사회적 독립과 인식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 박경돈 대표는 “체인지메이커 선정 소식으로 우리만의 방법으로 사회적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과정에 누군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체인지메이커라는 자부심으로 계속 크고 작은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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