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 회장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소록도병원 근무 후 1983년부터 2016년까지 여수애양병원에서 과장, 부원장, 원장으로 재임했다. 세계성령봉사상, 중외박애상, 장기려의도상, 국민훈장 무궁화장,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상, 여수시민의 상,자랑스러운 서울인상, 성천상 등을 수상했다. 2011년 EBS ‘명의’로 선정되기도 한 김 회장은 2019년부터 한국한센복지협회 회장과 용인 서울예스병원장으로 재임 중이다.

한때 4만 명에 달했던 우리나라 한센병 환자는 7756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한센병 예방관리체계의 우수성이 돋보인다. 그 중심에 한국한센복지협회가 있다. 40년 넘게 한센인과 함께하고 있는 김인권 한국한센복지협회 회장은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이주민 중 새로운 한센병 환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한센병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당부했다. 김 회장은 “사회적 관계망이 취약한 한센환자들을 위해 한센요양시설을 설립할 계획”이라며 “오는 2025년 예정된 본부청사의 성공적 이전도 당면과제”라고 했다.

김인권 한국한센복지협회 회장은 40년 넘게 한센인과 함께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한센요양시설을 설립해 한센인 의료서비스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김인권 한국한센복지협회 회장은 40년 넘게 한센인과 함께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한센요양시설을 설립해 한센인 의료서비스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 한국한센복지협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1948년 우리나라에 만연했던 나병 예방 및 퇴치를 위해 우리 협회의 전신인 대한나예방협회가 발족되었습니다. 그 이후, 정부의 나이동진료사업 인수 및 한국나병연구원의 흡수 통합을 비롯하여 나병이라는 용어를 한센병으로 순화하자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지금의 한국한센복지협회로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 75주년을 맞이한 우리 협회는 초창기 이 땅의 한센병 환자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뜻을 이어받아 현재까지 묵묵히 한센병 예방 및 퇴치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 한국한센복지협회에서 펼치고 있는 주요 사업은 무엇입니까?

한센복지협회는 국가시책에 따라 한센병에 관한 진료·조사연구 및 교육홍보사업을 수행하며 한센병을 퇴치·예방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환자·중증환자 집중치료를 위한 입원치료 및 재활사업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센병 신환자 발견을 위해 전국 시군구 보건소와 정착마을, 사회복지시설 등을 출장 진료하는 이동진료사업을 운영합니다. 또 국민보건향상을 위해 의료서비스 취약 지역 및 계층 대상 무료이동검진을 실시하는 등 공공보건의료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 사업을 진행하는 데 어려운 점은 없으신지요?

한센사업 대상자의 평균연령은 높아지고, 이에 따라 증가하는 고혈압·당뇨 등 노인성 만성질환 관리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소요되는 사업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외국에서 온 이주민 증가로 외국인 한센병 신환자가 매년 5∼6명 정도 발생합니다. 외국인 신(新)환자 발견 사업 확대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정부 및 각 지자체 보조금은 점차 줄어들고 있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한센복지협회의 최우선 당면 과제는 무엇입니까?

재가 거주 한센환자들을 위한 의료건강관리 서비스 도입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재정 확충입니다. 한센인 정착마을 및 생활시설 거주 환자보다 상대적으로 의료서비스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재가 거주 한센환자는 돌봄이 필요한 고령·홀몸 노인들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사회적 차별 등에 의해 심리적으로 위축된 한센환자들은 사회적 관계망이 취약하여 고독사 위기 및 응급상황 발생 시에도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습니다.

이에 협회는 AI·IOT 기술을 활용한 건강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한센요양시설을 설립하여 환자 특성에 따른 의료서비스 지원체계를 구축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지자체 보조금의 안정적 지원이 더욱 절실한 상황입니다.

 

2019년 국립소록도병원 103주년 기념식 및 제16회 한센인의 날을 맞아 김인권 회장(오른쪽 끝)이 한센인 복지증진에기여한 유공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2019년 국립소록도병원 103주년 기념식 및 제16회 한센인의 날을 맞아 김인권 회장(오른쪽 끝)이 한센인 복지증진에기여한 유공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 우리나라 한센인 현황은 어떻게 됩니까?

올 3분기 기준으로 국내 한센사업대상자는 7756명이며, 새로운 환자는 2명 발생하였습니다. 한센병 신환자는 매년 10명 이하로 발생하고 있으나, 올해 발생한 한센병 신환자는 모두 외국인으로 해외유입 감염원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우리나라에 한센병 환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센병 신환자 발견에 투입되는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하여 검사 수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수와 비교하여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 협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협회의 외래 부설의원에서는 연간 약 50만 명의 신환자 발견을 위한 피부 검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료취약지역에 대한 이동진료 검진은 4만건, 외국인 검진은 2000건입니다. 이들을 모두 합하면 연간 신환자 발견을 위한 검진은 우리나라 인구의 1%에 해당하고, 외국인 검진의 경우에는 외국인등록자 110만 명 대비 0.2%에 불과합니다. 이를 보면 한센병 신환자는 현재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협회는 국내 한센병 신환자 발견 사업을 수행하는 유일한 기관으로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한센병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외국인 검진사업 확대 및 신규사업 개설 등을 수행하고, 정부의 한센사업 정책 수립을 위한 정확한 기초자료를 제공하여 국민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그동안 한센복지협회가 이뤄낸 성과가 많습니다.

한때 4만여 명이었던 한센사업 대상자는 현재 1만 명 이내로 감소하였고, 매년 발생하는 신환자 평균 수도 최근 5년간 내국인은 3명, 외국인은 2명 수준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우수한 한센병 예방관리 체계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예방관리체계의 밑바탕에는 한센병 관리를 위한 정부 및 지자체의 재정적 지원과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협조, 우리 협회 임직원들의 열정과 사명감이 하나로 결집되어 있었기에 성공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 오는 2025년 한센복지협회 본부 청사를 이전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잘 진행되고 있는지요?

맞습니다. 우리 협회는 1975년 4월 천주교 수원교구와 현재 부지를 50년간 무상임대한다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2025년 4월 부지 무상사용 약정이 만료됩니다. 협회는 임대기간 만료에 대비하여 다방면으로 청사 이전 방안을 추진하였고, 최근 건물 계약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매입 건물 보수와 한센병 연구 장비 및 입원실 이전 등의 문제가 남아 있으며, 이 또한 열악한 재정상황에서 중요 현안으로 직면하고 있습니다.

 

○ 회장 재임 중 꼭 이루고 싶은 일을 한 가지만 꼽아주십시오.

협회 본부 청사의 성공적 이전입니다. 본부 청사 이전 문제는 제가 2019년 회장으로 취임하여 직면한 가장 큰 과제이자 협회의 숙원사업입니다. 지금은 여러 고난을 거쳐 건물 매입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지만 협회가 앞으로 결해야 할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연구원 및 입원실에서 진료 받는 한센환자들에게 의료서비스 공백이 생하지 않도록 성공적으로 이전하는 것과 건물의 보수 및 시설 보완을 위한 비용 문제 등 일일이 말씀드릴 수 없을 정도의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제를 극복하여 한국한센복지협회가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재임 중 본부 청사를 성공적으로 이전시키겠습니다.

 

○ 회장님께서 우리 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리 협회는 보건단체의 주역으로서 우리나라 감염병 예방사업에 헌신해 온 기관이지만, 한센사업 대상자 감소에 따라 사회적 관심이 함께 낮아지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센사업 대상자 고령화에 따른 노인성 질환 및 후유증은 시간이 갈수록 높은 의료서비스 수준을 요구하고 있으며, 외국인 이주민 증가는 국내 한센병 해외유입 감염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의 한센병 재유행과 풍토병화 위험이 보도된 바와 같이 한센병은 언제든지 재유행할 수 있습니다. 한센병과 한센복지협회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우리나라가 우수한 한센병 예방관리 체계를 갖추기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은 정부와 지자체, 물심양면으로 사업을 추진해 온 한센병 민간단체와 한센사업에 동참해 주신 모든 분들, 한센복지협회 임직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센인들의 복지와 국내 한센병 예방사업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원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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