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이사장은?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카이스트 대학원 경영학 석·박사를 거친 후 한국경영학회 회장직을 역임했다. 현재는 경북대학교 경영학부 명예교수이자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이사장, 세계문화산업포럼 의장 등을 맡으며 경영·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서울 한강 다리를 걸어서 건너봤다면 난간에 설치된 ‘SOS 생명의전화’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강물에 뛰어들어 삶을 마감할 결심으로 다리를 찾은 사람들이나 우울하고 답답한 마음에 다리 위를 걷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설치된 긴급 상담 전화다. 이 전화 덕에 2011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투신 직전의 ‘위험군’ 2103명이 무사히 다리를 건널 수 있었다고 한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이를 일궈낸 주역 중 하나다. 재단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장우 이사장을 만나봤다.

 

이장우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이사장
이장우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이사장

○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2007년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19개 생명보험회사의 공동 협약으로 설립된 공익법인이다. 설립 16년 차인 지금까지 꾸준히 생명보험이 지향하는 ‘생명존중’ 정신을 바탕으로 선도적인 복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재단은 건강한 사회 변화를 주도하고 생명 존중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재단 이사장으로 올해 초 취임하셨다. 어떤 생각으로 결정하게 됐는지?

1988년 교수 생활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36년간 학생에게 학문을 전파하고 연구 활동을 해오면서 학(學)으로써 제 역할을 했고, 학회나 연구원 등 여러 단체의 주요 보직을 겸하며 업(業)으로도 기여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학과 업, 그 이상의 가치로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때 마침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이사장직 제안을 받게 되면서 비로소 기쁜 마음으로 그 바람을 이룰 수 있게 됐다.

 

○ 취임 후 9개월여를 보내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

재단에 부임하고 올해 초 론칭한 청소년 고민나눔 플랫폼 ‘힐링톡톡(Talk)’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힐링톡톡’은 아동·청소년에게 친숙한 제페토, 즉 메타버스 안에서 곰돌이 캐릭터 ‘키우곰’과 상담할 수 있는 ‘마음산책 월드’, 게임이나 놀이로 마음 진단을 할 수 있는 ‘마음화원 월드’를 조성하고, 청소년들의 정서적 공감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메타버스 활용으로
부담감 없이 상담할 수 있고, 세대차이 없이 청소년과 공감할 수 있는 대학생 서포터즈와 고민을 나누며 현실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어 이를 사용해 본 청소년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유명 배우를 홍보대사로 투입했다. 청소년들의 좋은 반응 만큼 활발히 활용하고 있는가?

올 7월까지 총 6만3100명의 청소년이 힐링톡톡을 이용했고, 자신의 마음상태를 자가진단 할 수 있는 마음화원 월드에 대한 활동 만족도는 91%에 이른다. 또한 ‘키우곰과 고민 상담 나누는 마음 산책 월드’에서는 약 600건의 멘토링이 진행됐는데 이곳에서 아이들이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터놓고 고민을 나누면서 실제로 고민 해결까지 이어지는 사례를 보면 더욱 힘이 난다. 초기에는 더 많은 청소년이 이런 고민 나눔 플랫폼을 활용했으면 해서 배우 정해인 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힐링톡톡과 함께 마음의 위안과 용기를 얻어갈 수 있도록 했다.

 

○ ‘생명존중’을 재단의 최우선 가치로 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어떤 사업들을 펼치고 있는지 궁금하다.

재단의 모든 사업은 ‘생명존중’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상대적으로 교육의 기회가 부족한 취약계층이 보다 건강한 사회적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 △생명숲 Baby&Mom 힐링센터 △생명숲 어린이집 △생명숲 꿈이룸 교육 △청소년 디지털 문화교육 ‘디유 스쿨’등 교육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희귀난치성 신경 근육질환 및 뮤코다당증같은 특정 희귀질환자를 위한 ‘희귀질환센터 운영’을 지원해 환자와 가족에게 통합 지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저소득층 산모를 위한 태아건강검진 지원을 하는 등 의료보건 지원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위험을 넘어 타인의 생명을 구한 의인을 발굴해 시상하는 ‘생명존중대상’을 매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이와 더불어 생명존중 문화를 더욱 확산하기 위한 영상 공모전 ‘Love For Life’도 처음 개최했다.

 

○ 사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라고 하면 자살예방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국내 자살률 문제를 해소하고, 정신건강과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연령별 맞춤형 자살예방 지원사업도 펼치고 있다. 청소년 고민나눔 플랫폼 ‘힐링톡톡’, 청소년상담시스템 ‘다들어줄개’를 통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기 전 미리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여 청소년들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한강교량 위 소중한 목숨을 구하는 SOS생명의 전화, 자살위험군을 위한 자살시도자 응급의료비 및 자살유족 심리치료비 지원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자살예방 지원 사업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우울감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청년들을 위해서는 마음 치유플랫폼 ‘플레이라이프’를 운영하며 마음 회복과 치유, 더 나아가 생명존중의 메시지를 뉴스레터 서비스를 통해 전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보건복지부와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 민관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자살 고위험군 발굴과 지원 확대를 위해 복지부와 공동 협력방안을 마련하는 등 자살예방을 위해 기관 간 협조체계를 더욱 튼튼히 구축해 나가고 있다. 

 

○ 이외에도 다양한 계층을 돕기 위한 여러 사업들도 눈에 띤다.

앞서 언급한 ‘생명숲 꿈이룸 교육’ 사업은 저소득·다문화 가정 초등생에게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 및 기기를 지원해 소득에 따른 학습 격차를 해소하고, 나아가 학교 적응을 할 수 있도록 도우며,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워주는 지원사업이다. 아울러 농어촌 및 도서 지역 취약계층 산모를 위해 쾌적한 산후조리 및 보육 환경을 제공하고 체계적인 육아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생명숲 Baby&Mom 힐링센터’도 꼽을 수있다.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지원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생명숲 100세 힐링센터’는 노인 중에서도 특히 일상생활이 어려운 남성 홀몸 어르신을 위해 전용공간을 제공하고, 일상생활자립, 사회성 증진, 건강증진, 인지재활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한 노후를 살아가는 데 도움을 드리고 있다. 재단은 지속가능한 노인복지사업을 추진하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복지·의료비를 지원하는 수혜적 관점의 복지를 넘어서야 한다. 늙고 힘없는 노인이 아닌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다면, 고령화 사회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노인의 일자리와 사회공헌을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지 탐구하고 여러 지자체와 협의 중이다.

 

○ 지난 5월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지역사회공헌 인정제’ 활성화 협약을 맺었다. 어떤 내용인가?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는 지역 기반 공유가치 창출을 위해 꾸준한 지역사회공헌활동을 펼친 기업과 공공기관을 발굴해 지역사회가 그 공로를 인정해주는 제도다. 재단은 이번 협약을 통해 사회공헌과 생명존중 가치가 확산 될 수 있도록 ‘생명존중’ 관련 특별 어워드를 만들어 시상하고, 활동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 이사장께서 그리고 계신 재단의 미래상은 어떤 모습인가?

재단은 어느덧 국내 대표 사회공헌재단이 됐고, 그런 만큼 사회에서 재단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생명 존중의 가치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자 한다. 재단은 지원금이나 물건 등을 제공하는 단순한 복지사업을 넘어 가치를 전달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차원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진정성 있는 사업을 통해 100년 재단으로 자리매김 하고자 한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재단은 설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16년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을 위해 보다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사업을 제공하기 위해 힘써왔다. 이제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등 미래를 향한 복지 서비스를 적극 펼칠 계획이다. 미래세대 청소년을 위한 ‘힐링톡톡’이나 복지부와의 업무협약이 그 계획의 시작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재단을 믿고 응원해주시는 분들과 재단 사업으로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는 피드백에 깊은 감사함과 책임감을 느끼며 더욱 양질의 사회공헌활동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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