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중앙자원봉사센터,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지난 7월 27일 국회도서관에서 사회봉사 필수과목 도입 방안을 주제로 2023년 사회복지정책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중앙자원봉사센터,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지난 7월 27일 국회도서관에서 사회봉사 필수과목 도입 방안을 주제로 2023년 사회복지정책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

지난 2019년 교육부는 학생부 종합전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자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오는 2024년 대학입시부터 모든 비교과 활동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내용에 수험생 및 대중의 관심이 집중됐다. 비교과 활동에 봉사활동 실적이 포함되어 학생 자원봉사자가 대폭 감소했고,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학교 교과목에 사회봉사를 필수과목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지난 7월 27일 국회도서관 회의실에서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중앙자원봉사센터,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사회봉사 필수과목 도입 방안’을 주제로 제2회 사회복지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구혜영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기조강연을 맡았으며, 조미영 명지전문대학교 청소년교육상담과 교수, 이진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부장이 발제를 진행했다. 이후에는 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기조강연 및 발제 내용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패널로는 강경국 행정안전부 민간협력과 사무관, 정기모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자원과 사무관, 조선민 신일고등학교 교사, 임종헌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이 참여했다.


○ 구혜영 교수, 사회봉사 관련 활동 필수화해야

기조강연을 맡은 구혜영 교수는 “청소년기는 자아정체성 및 삶의 가치관을 확립하고 진로를 선택하는 중요한 시기이지만 입시 경쟁, 특히 대입에 초점을 맞춘 우리나라 교육 정책에서 사회봉사가 빠진다면 방향성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코로나19와 봉사활동 실적 대입 미반영으로 의무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던 학생들이 사라지자 청소년 자원봉사자가 78% 감소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이로 인해 “봉사활동 자체가 정말 학생들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역할을 했느냐는 자기반성적인 평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현 상황을 짚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인당 10일 11시간이었던 평균 봉사참여 시간이 현재는 13.5시간으로 증가했다. 오히려 진정성을 가지고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청소년이 늘었음을 알 수 있다”면서 “지역사회를 위해 진심으로 봉사하는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것이 앞으로 학생 사회봉사에서 담아야 할 과제”라고 주장했다.

구 교수는 청소년 봉사활동 활성화 방안에 대해 “봉사활동 실적을 시스템에 등록할 때 온라인 교육을 수강해야 입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사전 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국가가 학생들의 기본 인성을 책임지고 교육해야 하며, 사회봉사 교과목을 만들거나 사회봉사 관련 활동들을 필수로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 내에서 학교 봉사활동의 내실화와 전문 봉사활동을 지원하는 자원봉사관리사 등 전문인력 배치와 사회봉사 검정교과서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대입 공정성 방안이 빠르게 정리된 이유는 법이 아닌 교육부 지침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봉사활동이 함부로 없어지거나 변형되는 것을 방지하고, 국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법률 제정을 제안하며 기조강연을 마무리했다.

 

○ 조미영 교수, 봉사활동 지도 교사 지원 시스템 구축해야

기조강연에 이어 ‘교육정책 변화에 따른 학생 봉사활동에 대한 정책 제안’을 주제로 첫 번째 발제를 시작한 조미영 교수는 “봉사활동의 교육적 접근 시스템과 봉사활동 추진 교사에 대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봉사활동 의무시간이 사라진 현재 제도적으로 봉사활동 참여 동기를 자극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유연한 제도화에 대응하는 관련 부처의 구체적인 방침과 함께 봉사활동 추진 교사를 위한 구체적인 해설서나 가이드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집필할 때 “선생님은 물론 지역사회 봉사활동 실천가와 전문가가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사회문제 해결의 수단으로서 봉사활동의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학생 봉사활동도 사회문제에 관심을 유도하고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청소년들의 봉사활동 참여 촉진을 위해 “학생 봉사활동 대회를 개최하는 등 활동 경험과 성과를 공유함으로써 우수사례를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이진원 부장, 청소년 봉사활동에 전문성 있는 학교 밖 기관과 연계 필요하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이진원 부장은 ‘학교 연계 융합형 봉사활동 운영사례 및 시사점’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학교 밖 기관의 전문성으로 학교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공공기관과 학교가 협업하여 진행한 ‘봉사활동-진로교과 융합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한 뒤 “전문성 있는 학교 밖 기관이 학교에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교과와 연계되고 교사의 부담을 경감하면서 자원봉사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실제 활동 없이 교육으로 봉사시간을 채우는 학교가 많고, 학교 주변 정화 활동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면서 “학교 교육과정으로 봉사활동을 내실화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 부장은 프로젝트 추진 사례를 통해 봉사활동의무화가 폐지된 상황에도 “봉사활동 욕구는 지속되고 있으며, 청소년들의 환경과 진로 관련 관심이 성인에 비해 높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지금의 위기가 과연 봉사활동을 하는 청소년들의 위기인지, 그것을 제공하거나 그를 둘러싼 우리들의 위기인지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됐다. 모두가 한번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는 말로 심포지엄 개최의 의미를 되짚기도 했다.

기조강연 및 발제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 강경국 사무관은 “청소년 자원봉사자 감소 문제는 교육제도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며 코로나19와 봉사자 수의 연관성을 언급했다. 강 사무관은 “다른 연령대의 경우, 코로나19 유행기를 벗어나며 자원봉사자 수가 15~20% 증가했지만 10대에서는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인다. 이것은 시기만의 문제가 아닌 교육 제도의 영향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봉사 졸업필수과목 도입에 대해서는 “쉽지 않겠지만 학생 자원봉사활동 체계화 작업과 함께 검토될 수 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또한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처 간의 적극적 협력과 지역사회 네트워크”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정기모 사무관은 “인구 구조 변화와 다양한 복지수요 증가로 민간자원의 역할과 중요성 또한 커지고 있다”며 사회복지 측면에서 청소년 자원봉사의 가치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청소년이 봉사활동을 하지 않는 현실은 미래 성인봉사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청소년 자원봉사와 관련된 좋은 방안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해 행정적·제도적으로 개선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토론에 참여한 조선민 교사는 “대학입시 미반영 발표 후 봉사활동 참여 자체에 의구심을 느끼는 학생이 늘었다”며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봉사는 학교에서 거의 죽었다고 느낀다”는 말로 학교 현장을 대변했다. 그러면서 “학교를 통해 한 번이라도 봉사에 참여하게 된다면, 미래 성인봉사자로 이어지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변했다. 아울러 자원봉사 활동을 다시 대입 전형에 반영하는 데 대해서는 “단순 시간 부여가 아닌 봉사활동을 통해 얻게 된 세부능력과 특이사항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외에도 “청소년 봉사활동과 관련된 지역사회 내의 각종 기관과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되 허위 봉사 기록 등 과거와 같은 폐단이 반복되지 않도록 모니터링해야 한다. 그리고 소외된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해 최소한의 봉사 시간을 이수하도록 제도화하는 것도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한국교육개발원 고교학점제연구센터 소장을 역임한 임종헌 연구위원은 토론에 앞서 “우리나라처럼 국가 교육과정이 구체적인 나라가 별로없다”며 “대학입시 문제로 초·중학생 봉사활동까지 함께 없애는 건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봉사활동이 사회적으로 필요한 영역이라는 데 합의한다면, 고등학교의 봉사활동이 감소한 만큼 초·중학교의 봉사활동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위원은 자신의 주장을 실현하기 위한 세부방안으로 “초등학교는 자율활동 시간을 활용한 프로젝트형 봉사활동을, 중학교는 진로 탐색 활동이나 주제 선택 봉사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보건·복지 교과에 사회봉사 과목을 편성하고 사회봉사 공공기관 등에서 인정교과서를 개발한다면, 현 상황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첨예한 논쟁이 예상되는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국회 교육위원회 김영호 의원(더불어민주당)과 김병욱 의원(국민의힘), 보건복지위원회 강기윤 의원(국민의힘), 행정안전위원회의 조은희 의원(국민의힘)과 천준호 의(더불어민주당)이 공동주최했으며, 세간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100여 명의 청중이 행사장을 가득 채웠고, 유튜브 나눔채널공감을 통해 진행된 온라인 실시간 중계에도 500여명의 시청자가 몰려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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