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자원봉사

구혜영 한양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구혜영 한양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코로나19는 사회복지자원봉사 환경을 어떻게 바꾸었나?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와 직장 근무방식(재택근무, 유연근무제, 화상회의 등) 변화, 생활패턴(혼밥, 나홀로 취미활동, 나홀로 문화, 온라인 장보기 등) 변화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크게 흔들어 놓았다. 이에 따라 사회복지현장에서도 비대면 컨시어지서비스, SNS와 정보전달체계 변화, 4차산업기술·AI·빅데이터를 통한 맞춤형 서비스, 비대면 딜리버리 복지서비스, 찾아가는 서비스와 토털서비스, 지역통합돌봄서비스, 소모임 및 온라인교육서비스 제공 등이 보편화되었다. 사회복지자원봉사서비스 영역에서도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집합적서비스에서 비정형화된 개별맞춤형 봉사활동서비스로 전환되었다.

구체적으로 자원봉사센터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17조의2를 근거로 예방접종 통합자원봉사지원단체제로 전환하여 운영하였고, 한국사회복지협의회를 비롯한 민간 사회복지조직에서도 비대면 자원봉사활동을 활발하게 운영하였다. 구체적으로 키트 유형(제작형 및 배달대행형)과 온라인 상담 및 자문, 안부전화, 온라인 학습교육 및 멘토링, 인식개선 및 온라인홍보, 도서번역, 미세먼지 커뮤니티매핑, 안전모니터링, 자살유발 인터넷정보 신고, 플로깅, 웹페이지와 영상물 제작, 도시락 및 신선식품·각종 용품 비대면 딜리버리, SNS활동, 사이버기자단 활동, 사이버가족 및 모바일친구 결연사업, 온라인 선플달기운동, 사이버 폭력 및 유해 콘텐츠·사이트 신고, 온라인용 콘텐츠 개발, 사이버문화공동체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들이 진행되었다. 특히 봉사자 혼자 혹은 소그룹으로 활동하면서 좀 더 자기주도적인 성격을 갖는 활동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행정안전부에서 실시한 자원봉사실태조사에서는 봉사활동처로 다수를 차지하던 ‘복지시설기관, 종교기관의 노력봉사’의 비율은 낮아지고, ‘온라인’ 활동처가 다른 영역에 비해 가장 높은 선호도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10.2→16.3%). 이러한 추세에 따라 10명 중 8명은 비대면 자원봉사활동 참여요청을 받으면 참여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면서비스에 익숙했던 수혜자들은 비대면 접촉방식의 서비스 변화로 외로움과 우울같은 정신건강적 문제를 야기하였으며, 이는 삶의 질 하락으로 이어졌다. 수혜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사회 내 다양한 기관들의 협력과 연계강화가 절실해진 것이다. 그리고 ICT 중심의 사회환경은 기술발전에 적응하지 못하는 세대와 계층의 정보격차(Digital Divide)를 낳았고, 새로운 지식정보 소외계층 등장으로 이들을 위한 새로운 영역의 자원봉사서비스가 추가적으로 필요해졌다. 또한 자원봉사관리자가 일정한 시간이나 장소에서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직접 보지 못한 채 관리하게 되어 투명하지 못한 실적 및 성과관리가 나타나기도 했다. 불확실한 미래와 사회적 고립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 집단별 갈등, 혐오와 차별 등 다양한 위험이 확대되면서 이에 대응하는 자원봉사활동의 적극적 개입이 더욱 필요해졌다.

 

코로나 이후 사회복지자원봉사활동 추진방향

사회복지자원봉사활동은 사회복지기관 및 시설, 단체에 새로운 영역의 자원봉사자를 활용해 다양한 봉사프로그램을 확장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서있다.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4차산업기술을 접목한 수혜자 맞춤형 봉사활동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대일 맞춤형 자원봉사서비스와 맞춤형 AI로봇활용서비스로 날씨, 투약, 여가, 종교생활, 재난재해 등 다양한 정보와 위기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서비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이어진 온라인·비대면 봉사활동이 좀 더 세분화되어 지속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촘촘한 프로그램 매뉴얼이 필요하다.

둘째, 자기주도적 봉사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 영역을 넘어 기후위기나 자원순환 등 사회문제해결형 프로그램이나 봉사자의 전문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기 주도성 기반의 활동, 더 나아가 봉사활동 결과물 공유 등 전반적으로 활동에 있어 전문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으므로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교육 및 훈련환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셋째, 지역사회 플랫폼 기능을 강화하는 봉사활동프로그램이 확대될 것이다. 온라인으로 축적하는 우리 동네 디지털 복지아카이브 등 복지와 관련된 지역사회 역사와 정보, 다양한 최신 복지정보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복지정보 플랫폼 기능을 강화하는데 자원봉사활동이 크게 기여할 것이다. 특히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모바일 등을 생활 영역에 접목해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모델, 리빙랩 구축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가 찾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과 대안을 찾는 봉사활동이 크게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르신 키오스크 제작, 쓰레기 밀집지역 해소, 주거환경개선 등의 사업들이 봉사자들의 직접 참여로 진행될 것이다.

넷째. 코로나 이후 스마트 포용복지를 위한 자원봉사서비스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다. 개인맞춤형 디지털 지식정보 티칭클래스 자원봉사단과 지식정보취약계층지원 자원봉사서비스를 통해 취약계층의 디지털역량을 높여야 한다. 블록체인 전면 도입으로 온라인 부동산 거래, 온라인 투표시스템, 기부금 관리, 우정사업 통합 고객관리 등이 이루어질 전망이므로, 이러한 정보에 접근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지원하는 자원봉사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

다섯째, 마이크로 볼런티어(Micro Volunteer)를 통해 자원봉사자가 개별적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SNS나 인터넷을 통해 짧지만 집중적으로 참여하는 자원봉사활동이 확대될 것이다. 영국에서는 이미 CHD Living 요양원의 봉사활동처럼 요양시설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전 세계의 손주들과 매칭해 영상통화로 소통하는 봉사활동이 나 배프맵(Barrier-free map, 무장애지도) 제작활동 등 온라인·비대면의 가상자원봉사(Virtual volunteering)가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사회복지자원봉사를 위한 제도적 역할 강화되어야

코로나19 이후 변화하고 있는 사회복지자원 봉사활동에 대한 원만한 조기정착을 위해서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제도적 차원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혹은 비대면 자원봉사활 동이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자원봉사활동은 아직 ‘자원봉사활동기본법’에 봉사활동 영역으로 명시되어 있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므로 ‘자원봉사활동기본법’이나 각 지방자치단체의 자원봉사 관련 조례를 개정하여 온라인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활동내용을 명시함으로써 온라인·비대면 활동 등의 개발 및 관리, 지원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봉사활동이 실제적인 성과와 효과를 생산하고, 자원봉사의 가치를 담아낸 고유한 활동일감 방식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촘촘한 제도적 기준 설정과 운영가이드 및 인증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그동안의 봉사활동 매뉴얼은 사회복지기관이나 시설 및 단체, 자원봉사조직에서 작성해 자원봉사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지시하는 형태의 매뉴얼이었다. 봉사자들의 여건이나 수혜자들의 특성이 반영되기 어려웠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포함되기 쉽지 않았다. 이러한 일방적 매뉴얼을 탈피해 봉사자들이 자기주도적으로 봉사활동에 기획하고 참여하여 스스로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자아실현형 봉사활동 매뉴얼이 필요하다.

또한 비공식적, 비제도적 봉사활동도 체계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비대면 자원봉사와 대면 봉사활동, ICT나 빅데이터와 같은 첨단기술들이 상호 공존함으로써 수혜자 맞춤형프로그램이 제시되어야 하지만 모든 봉사활동이 공식적일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은둔생활자, 데이트폭력 피해자, 가정폭력 피해자 등 코로나19 이후에도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고통을 당하고 있는 약자들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봉사활동은 굳이 공식적, 제도적인 봉사활동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오히려 공식화되는 순간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자원봉사자 상해보험에는 천재지변에 해당하는 감염병 혹은 전염병 등으로 인한 피해 부분이 상세히 포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므로 이러한 부분을 보완한 상해보험을 설계하는 등 봉사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안전대책이 필요하다.

 

민간의 자원봉사프로그램은 봉사자 자기주도형으로 더 촘촘하게 기획되어야

코로나19 이후에도 사회복지자원봉사에서 민간 영역의 역할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자원봉사프로그램의 기획 및 설계, 모집 및 검증, 교육 및 훈련, 참여, 관리, 모니터링 및 평가, 인정과 보상등에 있어 좀 더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해질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공인 자격증을 가진 전문인력 양성에 초점을 두게 될 것이며, 자원봉사자들의 전문성 및 역량 강화 등에 더 큰 관심이 요구될 것이다. 그리고 비대면 자원봉사 신청이라 할지라도 모집된 봉사자들의 검증단계가 필요하며, 교육 및 활동 관리와 평가 및 피드백의 전 과정에서 봉사 관리가 세밀하게 체계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온라인 신청 후 봉사자를 배치하기 전에 기본교육 및 직무교육으로 활동의 의미와 가치를 확실히 내면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관리자는 봉사자의 내적 동기에 보다 집중하고, 활동에 대한 도덕성이 확립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

단지 대면봉사 활동의 어려움을 보완하거나 일시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이 아닌 수혜자의 실질적 문제해결을 위해 대면, 비대면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이 총체적 입장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자원봉사 민간 영역과의 시너지를 위해 지역사회 내 자원들을 구체적으로 결집해 내고, 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제들이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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