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표 회장은?
대신대학교 신학과, 미국 트리니티신학대 신학석사 과정을 졸업하며 신학자의 꿈을 꾸던 그는 미국Luther Seminary 노인전공 석사 취득 후, 미국 노인복지시설 Cedar 노인센터에서 근무하며 본격적으로 사회복지에 몸담았다. 귀국 후 대구대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계명대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세계사회복지사연맹(IFSW) UN위원회 아시아태평양 대표, 대구광역시사회복지사협회 회장, 대구광역시노인복지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대구광역시사회보장위원회 위원장, 범물종합사회복지관 관장도 함께 맡고 있다.

김석표 대구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김석표 대구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대구 사회복지사들의 BTS. 김석표 회장과의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그에 대해 사전 조사하던 중 본 인상 깊었던 문구다. 대구 사회복지계를 이끌 새로운 리더로 대구 사회복지인들이 그를 얼마나 신망하고 있는지 짐작하게 한다. 올해 3월 대구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석표 회장이 그리는 대구 복지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취임 소감과 주요 공약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먼저 전임 회장이셨던 정병주 회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정 회장님 취임 당시는 코로나19로 대구가 가장 어렵던 시기였다. 위기의 순간, 사회복지인이자 대구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으로서 최선의 결정을 내리고 실천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생각해보면 협의회의 역사는 코로나19뿐 아니라 더 많은 위기의 순간들을 극복해온 선배들의 땀과 노력의 역사였다. 그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어가는 회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생각했던 사회복지협의회 기능 중 특히 중요하게 본 것은 바로 회원 시설 간의 협의·조정 기능이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시설이 없다. 열악한 사회복지시설을 돌아보고 뒤처지는 시설이 없도록 시설 종사자의 처우, 이용자의 편의, 서비스 제공 수준을 개선하고, 사회적 차별을 해소하겠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공약이다.

‘연대와 화합의 협의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주요 공약이다. 그간 대구 사회복지계는 훌륭한 연대의 힘을 보여 왔다. 이 연대의 강도와 지경을 더 넓혀 나가고 싶다. 대구 사회복지계는 이제 지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야 한다. 세계의 창을 통해 배우고, 우리의 선진 복지를 널리 전파하는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세계사회복지사연맹 UN위원회 아시아태평양 대표라는 보기 드문 이력을 보유했다. 어떻게 참여하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 

UN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의 공통 어젠다는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이루는 것이다. 어젠다는 UN이 세울 수 있지만 그것을 실현가능하게 하는 일은 주로 사회복지종사자라는 것을 UN이 깨닫게 됐다. 그래서 세계사회복지사연맹은 UN특별자문기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단계에서 처음 개설된 위원회가 세계사회복지사연맹 UN위원회였다. 5개 대륙을 대표할 대표단을 모집하는 공고를 보는 순간, 저는 그 일이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느껴 공모에 참가했고, 몇 차례의 인터뷰와 서류심사를 거쳐 아시아태평양 대표로 선임됐다. UN위원회 아시아태평양 대표로서 UN아시아본부 경제사회위원회에 대한 정책 건의, UN회의 참가 등 어젠다 실현 노력을 촉구하는 역할을 맡았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다방면에서 활동해오셨다. 특히 어려웠거나 보람을 느꼈던 일이 있다면?

어려웠던 시절 우리나라 사회복지는 해외원조를 통해 성장했다. 한국도 우리가 이룬 경제 성과와 더불어 사회복지를 전해주는 나라가 돼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모습은 소극적이었다. 국제 관계를 하면서 아쉬웠던 점이었다. 여전히 우리의 처우는 열악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것을 나눌 위치에 있다. 복지시스템을 나누고, 복지자원을 나누고, 사회복지인들의 노하우를 나누는 마음을 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생각에 동료들의 동의를 구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또한 방글라데시 CSWPD 재단 및 방글라데시인민대학과의 정기적 국제행사 개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시와의 업무협약 체결, 유럽과 아시아 사회복지사들이 함께 모여 정기적으로 교류하고 있는 유라시아포럼에 대구 사회복지인들이 한국을 대표하여 참여한 것은 무척 보람된 일이었다. 수년간 로컬(Glocal) 복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덕분에 최근 사회복지계에서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에 협의회는 국제교류협력추진단을 조직해 체계적인 국제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올해는 동아프리카 국가 고위공직자들의 대구 탐방을 준비하고 있다. 그들에게 선진화된 대구 사회복지 현장을 소개하는 것은 당장 필요한 물질을 나누는 일보다 더욱 중요한 복지 철학과 시스템의 중요성을 전파하는 큰 의미가 있다.''

 

현재 대구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의 현안과 과제가 있다면?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하면, 첫 번째는 종사자 처우개선이다. 대구 사회복지현장 종사자 처우는 지난 몇 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민간과 대구시가 함께 처우개선을 위한 추진과제를 설정했고, 차질없이 실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종사자들에게 자부심과 동기를 부여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특히 소규모 시설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과 사회복지현장 비정규직에 대한 문제는 좀 더 많은 관심을 필요로 하고 있다.

두 번째는 구·군(區·郡) 사회복지협의회의 안정적 운영이다. 체감도 높은 복지를 위해 전달체계의 촘촘함이 필요하다. 복지 사각지대 축소, 지역 내 통합돌봄 지원, 지역사회 자원 관리, 복지 거버넌스 구축 과제를 수행할 적절한 주체는 구·군의 기초협의회다. 대구는 이미 8개구군에 기초협의회가 설치되어 역할을 수행 중이다. 기초협의회가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전담인력과 운영비 지원이 절실하다. 이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끝으로 대구복지플라자 건립이다. 복지플라자를 통한 복지기관, 직능 간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모두가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구시와 협의해 가능한 한 빠른 시간 안에 복지플라자가 건립되어 사회복지 네트워크가 보다 긴밀하게 구축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겠다.


사회복지분야에서 대구 지역의 현안과 대안은 무엇이고, 협의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제가 제안하는 대구의 내일은 ‘누구나 살고 싶은 복지대구’다. 상투적인 말 같지만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의 모델을 복지에서 찾으려 한다. 은퇴한 사람들이 가장 즐겁게 노후를 보내는 도시 ‘대구’, 청년들이 신뢰하는 도시 ‘대구’, 아이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도시 ‘대구’는 어려운 일일까? 모두 가능하다. 그리고 그 답을 복지에서 찾을 수 있다. 과감한 복지정책으로 사람이 모이고, 다시 활기찬 도시의 모습을 갖출 수 있다고 믿는다. 돈이 없어서 복지에 투자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할 마음이 없어서 돈을 구실로 삼는 것 같다. 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목표를 선명하게 제시하고, 목표가 정해지면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사회복지계 사람들은 대구를 ‘복지의 메카’라 부른다. 한국사회사업대학으로 대표되는 사회사업 교육의 선두주자면서 전국에서 가장 복지를 선진적으로 도입한 곳이다. 이런 전통과 저력이 대구사회복지현장에 있다. 협의회는 사회복지현장의 전문성을 더 높이기 위한 지원은 물론 복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또 민간의 앞선 복지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구시와도 더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

 

사회복지협의회의 역할과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견을 주신다면?

지속가능성 강화가 화두다. 이를 위해 당초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되어 개발된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개념이 최근 들어서는 사회 전반에 회자되고 있으며, 이는 사회복지계에도 예외가 아니다. 이 중 지배구조 영역은 공공과 민간 협치라는 의미에서 사회복지협의회가 가장 잘 기능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공공복지 서비스가 눈부시게 발전했고, 지금도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과연 공공복지를 언제까지 얼마나 더 확대할 것인가?’라는 의문을 함께 던진다. 공공복지 확대는 필연적으로 비용 확대와 연결되어 있다. 공공복지 확대가 필요한 영역과 시민사회 스스로 해결해야 할 영역을 구분해야 한다. 그리고 시민사회 스스로 자원을 개발하고, 문제해결에 참여하도록 시민들을 조직하고 교육해야 한다. 건강한 시민을 만들고, 시민의 참여를 유도하는 일은 그 자체로 수단을 넘어 사회복지의 목표다. 사회복지협의회가 이런 역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사업은 무엇인가?

국제사회와의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싶다. 한국의 사회복지는 상당한 수준에 와있다. 다른 나라에서 한국을 벤치마킹하려 한다. 자긍심을 가질만한 일이다. 그러나 자긍심만 가질 일이 아니라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 과거 우리는 외원기관의 지원으로 사회를 유지했다. 지금은 다른 나라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성장했다. 이제 저개발, 저성장 국가들을 살펴야 한다. 그들을 위해 국제사회와 공조하고 지원해야 한다.

저는 복지의 선순환을 믿는다. 복지의 선순환은 우리 사회 내부에서만 유효한 것이 아니라 국제관계에서도 일어난다. 우리의 노력은 국제사회로부터 긍정적인 한국의 이미지를 만들고 발언권을 강하게 한다. 저는 우리 지역 사회복지사들이 국제사회를 향한 보다 넓은 안목과 세계적 복지 동향에 대한 이해를 가지길 바란다. 이를 위해 대구협의회에 국제교류협력추진단을 조직했다. 다양한 국제교류 사업을 수행해 가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복지저널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구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이자 동료로서 복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함께하는 여러분께 따뜻한 인사를 전하고 싶다. 사회복지 공동체를 지켜가는 가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여러분의 동료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지켜봐 달라. 무슨 일을 하든지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람을 남기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제 인생철학이다. 이익을 남기기보다 사람을 남기고, 성과만 강조하기보다는 사람이 남는 협의회, 대구 사회복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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