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희 회장은?
충북대학교에서 사학을 전공하고, 청주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충북대학교에서 아동복지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부터 푸른솔어린이집과 피터팬어린이집 원장을 역임, 2014년부터 현재까지 청주해오름 마을 원장을 맡고 있다. 청주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대표협의체위원(실무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사회복지시설단체협의회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배성희 한국한부모가족복지시설협회 회장
배성희 한국한부모가족복지시설협회 회장

지난 3월 1일에 한국한부모가족복지시설협회 제25대 회장으로 취임한 배성희 회장은 30년 가까이 아동복지현장에서 헌신한 종사자이자, 아동복지학으로 박사를 취득한 전문가이다. 배 회장은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은 7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사회복지의 선구적인 시설”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아직까지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누차 언급했다. 한부모가족복지와 시설에 대한 배 회장의 생각과 입장을 더 자세히 듣고자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한국한부모가족복지시설협회에 대한 소개를 바란다.

1955년 창립된 한국한부모가족복지시설협회는 이혼·사별·미혼모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한부모가족에게 보호와 주거·생계 등 지원을 통해 이들의 복지 증진을 도모하는 한부모가족복지시설들의 연합체이다. 급변하는 사회환경 속에서 주거와 생계로 어려움을 겪는 한부모가족들을 위하여 전문적인 한부모가족복지서비스 제공 및 권익옹호를 위해 실천현장과 함께 하고 있으며, 현재 전국에 121개소의 생활 시설과 1개소의 이용시설이 협회와 함께 하고 있다.

 

지난 3월부로 회장에 취임하셨는데 소감 한 말씀을 부탁드린다. 

한부모가족복지시설협회는 한국전쟁 이후 전쟁미망인과 아동을 보호하는 기관으로
긴 역사를 자랑하는 시설들의 연합체이다. 많은 선배 시설관계자들의 노고가 녹아있는 협회를 더 화합하고 발전하는 단체로 만들고 싶다. 그 동안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은 미혼모시설 또는 모자원이라는 단편적이고 협소한 의미의 명칭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임기 동안 다양한 사유의 한부모가족들이 자신의 배경만 중요시 하는 것이 아닌 한부모가족이라는 큰 범주에서 고민하고 사회적 지지를 이루어가는 역할을 하고싶다. 현재 회원들이 시설운영에 대한 제도적 변화 욕구를 크게 갖고 있는 상태에서 취임했는데 회원시설들의욕구를 해결하고, 사회적으로도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고 열심히 일하겠다.

 

취임하시면서 강조한 주요 공약이 있다면?

존중, 화합, 전문성을 표어로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의 운영체계 전문성 향상 및 시설과 협회의 홍보 활성화를 핵심공약으로 삼았다. 공약사업보다 협회 운영 방향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다.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은 보호대상과 지원내용에 따라 4개 유형 아래 11가지의 세부유형으로 나뉘어 있다. 전국적으로 분포된 시설 수에 비해 유형이 다양하다 보니 동일한 세부유형 내에서는 이해와 소통이 가능하지만 다른 유형에 대해서는 업무와 지원내용에 대해 둔감한 게 현실이었다. 제가 취임하면서 서로 다른 유형들에 대한 이해와 소통의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하여 서로를 존중하고 화합할 수 있는 사업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또한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사회복지의 선구적인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각 시설의 보호생활인 지원에는 열정과 성의를 다하였지만 사회변화에 발맞추어 협회의 운영체계를 갖추고 시설을 홍보하려는 노력은 저조했다. 이러한 점들을 반성하며 제 임기동안 협회 사업들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협회 회원시설 내 다양한 유형의 종사자들이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할 수 있도록 하겠다. 더불어 회원 시설들과 한부모가족에 대한 홍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예를 들면, 직원교육이나 시설장 연수 등을 추진하고, 이를 실시할 때 유형별 집단이 아닌 전체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한부모가족 생활인들이 주체가 되는 행사를 개최하여 모든 유형이 화합하는 협회가 되도록 하고자 한다.

 

협회의 최우선 당면과제는 무엇인지?
첫 번째는 ‘한부모가족지원법’ 개정에 발맞춘 시행규칙 개정이다. 지난 4월 11일 법 개정 전에는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을 모자가족복지시설(기본형, 공동형, 자립형), 부자가족복지시설(기본형, 공동형, 자립형), 미혼모자기본생활시설(임신·출산지원), 미혼모자공동생활시설(양육지원, 미혼모공동), 일시지원시설, 상담소 이상 11개 유형으로 분류했다. 또한 각 유형마다 입소대상·종사자배치 기준·시설설비 기준이 서로 다르게 적용되고 있었다. 이번 개정으로 시설유형이 △출산지원시설 △생활지원시설 △양육지원시설 △일시지원시설 △상담소 이상 5개 유형으로 개편됨에 따라 시행규칙도 개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설의 현안을 해결하고 생활인에 대한 전문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현실적인 여건이 세부적으로 반영된 시행규칙 개정이 필요하다. 적합한 입소기간, 종사자배치 및 시설설비 기준 등에 대해 빠르게 소통하고 합의를 이루어 모두가 만족하는 개정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최대 당면과제이다.

두 번째는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의 존재와 기능에 대해 한부모가족과 사회에 널리 홍보하는 일이다. 정부의 주거복지정책이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시설에 입소하는 한부모가족들은 대체로 사회적 지지체계가 별로 없는 위기가정들이 주를 이룬다. 전국의 한부모가족복지시설들이 유형도 다양하고 시설도 각지에 분산되어 있다 보니 위기에 처한 가족들이 자신의 상황과 입소가 가능한 대상 시설을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다행히 시설유형 개편이 이루어지게 되었으니 한부모가족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사회에 널리 알려 지역사회에서 위기가정 발굴 시 한부모가족복지시설로 안내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서 겪는 어려움 중 하나로 아이들의 학교 통학 문제일 것 같은데 실제로 이에 대한 고충이 어떠한지?
이 질문에 해당되는 시설은 일명 모자원으로 불리는 기존의 모자가족복지시설로 대부분 사회복지법인으로 설치되어 있고,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위치한 시설들이 더러 있다.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할 정도로 외곽에 있는 것은 아니며, 교통이 불편하더라도 학교에서 스쿨버스를 제공하거나 시설 차량으로 통학을 지원하는 경우도 많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이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통학하는 것 또한 사회적 기능을 학습하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협회의 주요 사업 관련 정부 정책이나 제도에 대해 건의하고 싶은 바가 있다면?

한부모가족복지사업에 대한 안내 및 홍보가 필요하다. 한부모가족은 이혼이나 사별 또는 미혼으로 출산했다고 한부모로 등록되는 것이 아니다. 주민센터에 한부모가족 등록신청을 하고 소득기준에 부합되는지 확인을 거쳐 한부모가족 등록이 이루어지고, 한부모가 족복지시설 입소 대상이 된다. 때문에 한부모가족 등록을 신청하고 확정됐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원 사업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시설지원 대상이 됨을 대상자에게 안내한다면 어려움에 처한 한부모가족들이 정부나 지자체의 각종 지원 사업이나 제도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부모가족복지 분야에 종사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지?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 종사하며 기억에 남는 일은 아이들이 건강하고 자기역할을 하는 시민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제가 운영하고 있는 시설에서 입소기간 만료로 퇴소한 한 가족이 있었는데 퇴소 후 첫째 아이는 교육대학교 졸업 후 초등학교 교사로, 둘째는 고등학교 졸업 후 경찰공무원으로, 발달장애 1급이었던 셋째 아이는 장애인 수영선수로 성장해 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이 훌륭하게 성장하여 사회의 일원이되었다는 것에 감동과 감사를 느낀다. 며칠 전에는 입소기간 만료로 퇴소한 가정의 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가 전에 살던 곳에 또 오고 싶고, 보고 싶고, 다시 엄마랑 여기에서 살고 싶다며 시설을 찾아오기도 했다.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는 그 아이의 말에 이곳에서 살았던 기억이 행복으로 가득 차 있음을 느꼈다.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 종사하며 기억하는 행복한 일은 어떤 특별한 일이 아닌 바로 이 가족들이 행복한 모습을 볼 때가 아닐까.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가족들은 자녀양육 부담과 경제적 사회적 자립준비로 어려운 일상을 견디고 있다. 이 가족들을 위해 한부모가족 복지시설은 한 명의 아이라도 소중히 양육하고자 하는 어머니나 아버지를 지원하는 기관으로 아이돌봄, 방과 후 공부방 등 각종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그 부모 또한 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자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아이들이 조금씩 밝아지고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볼 때, 그리고 그 어머니나 아버지들의 삶이 변화해 나가는 모습을 볼 때 감사와 보람을 느낀다.

 

이번 임기 내에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한부모가족지원법’ 시행규칙을 현실에 맞게 적용하여 개정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올해 내에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로 최선을 다하고 집중해서 이루어야 한다. 시행규칙이 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여 개정된다면, 시설 생활인들의 안정적인 삶과 자립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기적으로 한부모가족 당사자들의 축제를 진행하여 한부모가족과 한부모가족시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할 수 있도록 홍보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한부모가족이라는 이유로 움츠러들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들 스스로의 자신감이 중요하다. 우리 협회와 시설은 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사회에 당당히 나설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싶다. 이러한 일은 회장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회원시설들의 협력과 생활인들의 자발적 행동이 따라야 가능하다. 하지만 뜻이 있으면 길이 있듯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맺을 것이라 기대한다. 한부모가족 여러분의 열정적인삶을 응원하고, 협회 회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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