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규 회장은? 강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 사회복지전문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경기도사회복지협의회로 사회복지계에 첫발을 내딛은 후 현장의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사단법인 힘찬동네를 설립하고,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장을 맡았다. 현재는 능실종합사회복지관장을 비롯해 사단법인 힘찬동네 부회장, 경기복지재단 이사, 경기도 사회복지사 등 처우개선위원회 위원, 경기도사회보장위원회 위원, 경기도사회복지연대 공동대표 등을 역임하며 다방면에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박일규 신임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은 인터뷰 내내 ‘사회복지사의 정치세력화’를 강조했다. 20여년간 사회복지현장에서 느낀 소외감과 안타까움 때문이다. 무려 140만명에 달하는 사회복지사들이 있지만 결국 결집력 부족으로 사회복지사의 전문성도, 권리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3월 1일 제22대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신임회장으로 취임한 박일규 회장을 만나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봤다.

 

박일규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
박일규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


취임을축하드린다. 소감과 그동안 근황을 전해달라.

제22대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으로 당선될 수 있도록 지지해 주신 전국의 많은 사회복지사 회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많은 분들의 축하 속에서도 무거운 책무성을 느끼고 있다. 특히 선거운동 중 만났던 사회복지사 여러분들의 많은 이야기를 정책에 어떻게 담아내고 실현해 나갈지 고민하고, 임기 시작과 함께 사회복지사협회를 전문가 단체의 위상으로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살펴보고 있다. 또한 취임 전까지 인수위원회와 함께 사무처의 업무를 파악하고, 공약들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로드맵을 구상하며, 현재의 현안사항과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현장 전문 사회복지사의 한사람으로 현장과 긴밀하게 소통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사회복지 분야에서 20년 넘게 사회복지사로 일하셨다. 그간 경험을 통해 정립한 본인만의 철학이 있다면?

사회복지사로서의 첫 출발은 경기도사회복지협의회에서다. 협의회에서의 첫 업무는 사회복지사 자격증 발급이었다. 당시에는 사회복지사협회 설립 전이라 그 업무를 협의회에서 맡아 운영했고, 우리나라 사회복지사 제도의 기반을 만드는데 작은 시작이 됐다. 특히 사회복지사 자격관리업무를 담당하던 제가 지금 사회복지사협회장으로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또한 협의회 퇴사 이후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사단법인 힘찬동네를 설립하고 종교와 후원 등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고자 노력했고, 현재는 능실종합사회복지관장으로 지역주민을 섬기고 있다. 그런데 20년 넘게 사회복지사로서 지역주민들을 위해 일해 오면서 정작 우리 사회복지사들의 권리는 소홀히 여겨짐을 느꼈다. 사회복지사의 문제는 어느 누구도 대신해 주지 않고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이제 사회복지사들의 전문적 힘을 결집해 140만명의 사회복지사 위상을 높이고, 정치세력화를 통해 우리의 권익을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그래서 어느 곳에서 일하든지 공정한 노동현장과 그에 걸맞는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선거 공약을 보면, 재원과 인력을 필요로 하는 공약이 많다. 이런 공약을 제시한 배경과 이행하기 위한 계획은?

공약의 대부분이 사회복지사들의 처우와 관련된 공약과 협회 소통, 그리고 전문가 단체다움을 바라는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내세운 공약이다. 특히 ‘사회복지사의 정치세력화’는 140만명의 자격증 소지자를 가진 국내 최대 전문가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정치적 영향력이나 정책 어젠다를 선점하는데 극히 미약했던 협회를 발전시키기 위함이다.

사실 각 시도별로는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복지현장의 현실은 대표적인 예로 위탁문제 등의 이유로 사회복지사가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에 어려움이 많다. 이에 ‘사회복지사의 정치아카데미’, ‘1인 1정당 가입운동’ 등을 통해 정치참여 인식개선 활동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이를 통해 사회복지 정치세력화와 정치적 역량강화를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

더불어 사회복지 전문가 단체다운 사회복지사회관 건립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우리와 비슷한 전문가단체는 각각 회관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 사회복지사도 이제 회관 건립을 위한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고 실행해 사회복지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 지금이 바로 적기다. 또 코로나로 인해 시행이 어려웠던 사회복지정책대회도 정례화하고, 사회복지사 및 사회복지계의 다양한 현안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범 사회복지계의 연대를 활성화하는 등 정치적 역량 강화 및 세력화를 도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사회복지사들의 처우와 관련해서는 각 시도별편차와 같은 일을 하면서도 다른 처우를 받게 되는 구조적 모순을 해결해야 한다. 유급병가와 장기근속휴가, 자녀돌봄휴가, 법정 연장근로수당, 건강검진비 등 전국 공통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일부 선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부분을 조사해 지방선거 등 정책제안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경기도사회복지협의회에서 오랜 시간 근무했다. 향후 사회복지사협회와 사회복지협의회, 여러 직능단체 등과의 협력을 위한 계획이 있다면?

사회복지협의회 및 여러 사회복지직능단체와의 협력에 대해 많은 분의 우려와 걱정이 있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동안 직능단체는 단체 고유의 목소리로 현안사항에 대해 적극 대처해 왔다고 생각한다. 각 직능단체가 처한 상황과 현실을 이해하고 다양성을 존중하고자 한다. 사회복지사협회는 회원의 권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연대와 협력을 전개하겠다. 아울러 국민의 복지증진을 위한 사회복지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사회복지사협회의 가장 근본적인 업무에 대한 고민과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부분에 대해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현장 사회복지사의 전문성과 관련한 문제, 권익과 처우에 관련된 내용 등 사회복지사 회원의 목소리를 최대한 경청하고 반영하겠다. 더불어 사회복지협의회 등 사회복지 직능단체와의 협력은 사회복지사 회원이 있는 한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라고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

 

그간 회원 확대를 위한 협회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 투표권을 받은 회원은 3만3000여명에 그쳤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사회복지사협회가 140만명이라는 거대 조직이지만 실제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 수는 다른 전문가단체의 평균치에 못 미친다. 공약에도 언급했지만 회원조직으로서 오랫동안 회원의 선거권을 매우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의견이 있다. 과거에는 초창기부터 유지해온 대의원 제도 속에서 대의원들에 의해 회장이 결정되던 시기가 있었다. 이후 시대적 상황을 반영해 협회의 직접투표를 실시 한 것만으로도 매우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3년 연속 회비 납부자에게만 주어지는 선거권’에 대해서는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때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선거권 확대를 통해 많은 회원들이 협회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협회의 중요한 이슈에 대해서 회원의 의견수렴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협회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마련하겠다. 특히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면서 소외되었던 사회복지사들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협회가 되도록 실질적인 위원회 운영, 정책토론회 개최 등을 통해 공론화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협회뿐 아니라 사회복지계 전반의 변화를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회복지계의 변화 과제를 꼽는다면?

첫 번째는 사회복지현장의 목소리가 정책결정자에게 명확하게 잘 전달 될 수 있는 사회복지사의 정치적 역량 강화다. 거대한 조직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목소리를 내는 데는 어려움이 존재해왔다. 개별단체가 가지고 있는 현안 사항도 중요하지만 함께 연대하고 협력해 해결해야 할 우선과제를 결정하고, 이를 이루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모아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사회복지사의 정치세력화를 위해 오승환 전 회장과 함께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역사의 전기를 마련했다. 20대 대선 대응 활동을 주도해 협회 역사상 최초로 주요 4개 정당 후보가 협회를 방문하여 간담회를 실시했다. 그 결과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에 전국 단일임금체계 및 사회복지연수원 설치 등 핵심 요구사항을 반영하기도 했다. 

또한 국회와의 강고한 네트워크를 통해 사회복지종사자 처우개선위원회 설치를 법제화했다. 사회복지사의 정치적 위상강화를 통해 국정과제가 실현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하도록 하겠다. 두 번째로 사회복지사협회는 전문가 단체로서 거듭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전문가단체로 위상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현재의 사회복지사 자격관리체계가 변화돼야 한다. 급수제로 되어 있는 사회복지사 자격제도를 현장의 의견을 받아 조정, 개편하는 것을 추진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사회복지사 경력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만들겠다. 현재 사회복지사업법 제2조에 포함되지 못하고 별도로 정부 및 지자체의 보조금으로 인건비, 사업비, 운영비를 지원받는 기관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에 대해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그 어떤 시설에서도 사회복지사 자격으로 사회복지업무에 종사한다면, 그 모든 경력은 100% 인정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별로 ‘사회복지사 등 처우개선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기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잘 지켜지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며 적극적인 의견제시가 돼야할 것이다. 이와 함께 유급병가제, 자녀돌봄휴가제, 장기근속휴가의 적정사용 등도 분석해 지자체별로 상이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경력보유자가 다시 현장으로 복귀를 원만하게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직무교육 또한 지원하겠다.

 

마지막으로 복지저널 독자, 사회복지 현장의 모든 종사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사회복지현장은 전국 어디든 공정해야 한다. 공정한 노동현장을 지키고 혁신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힘이 결집돼야 한다. 그것이 바로 사회복지사의 정치적 역량으로 이어지고 하나의 목소리가 된다면, 공정한 노동현장을 이루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현실의 벽은 상당히 높고견고하다. 모래알에 비유돼야 하는 사회복지현실을 직시하고 대한민국 최대, 최고의 전문가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사회복지사협회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자 한다. 사회복지사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고 사회복지사의 참여를 통한 현장의 처우개선과 노동환경 개선,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을 위협하는 각종 제도 개선을 하나하나 시행하겠다.

또 협회는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바탕이 돼야한다. 따끔한 충고도 관심에서 비롯된다. 지금까지 협회는 꾸준하게 변화를 만들어갔지만 여전히 회원과의 소통은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 전화 연결이 안 된다는 불편함은 이미 수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이슈다. 이를 해결할 지혜가 필요하다. 한 두 사람이 아닌 함께 관심을 가지고 해결을 위한 의지가 있을 때 변화는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회원 여러분들도 전문가로서의 자긍심을 바탕으로 우리 모습을 인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관심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 오직 회원들을 위한 협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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