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식 굿피플인터내셔널 회원사업팀 팀장
전윤식 굿피플인터내셔널 회원사업팀 팀장

거리를 걸으며 시민들의 얼굴을 보면 최근 몇 년간 코로나로 위축되어 있던 거리가 위드코로나 이후 첫 연말을 맞아 기대감과 설렘으로 가득 차보입니다. 어린 시절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올해는 어떤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 TV에서는 어떤 재밌는 프로그램이 방영될까? 즐거운 기대로 연말을 기다렸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거리에서 캐롤도 잘 들리지 않고, 연말에 마무리되는 업무들로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분위기를 충분히 느끼지 못해 그저 어릴 적 즐거웠던 연말이 그립습니다.

행복한 유년기를 보낸 사람이 긍정적이고, 사회적 능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일하고 있는 굿피플에서는 연말이 되면, 아이들에게 행복한 유년기의 기억을 선물해 주기 위해 전국에 있는 그룹홈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해 특별한 하루를 선물해주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를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계신 분들에게 따로 연말에 특별 모금을 진행해서 모인 금액을 아이들 숫자에 맞게 나누어 작게는 양말부터 시작해서 가방, 옷, 음식 등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에서 지원하는 국내 아동들에게 선물을 전달해주고 나면, 각 그룹홈 담당자분들께서 아이들이 선물을 받으면서 느꼈던 감정들과 재밌는 사연을 보내주십니다. 그 내용을 하나하나 읽다 보면, 어릴 적 느꼈던 즐거웠던 크리스마스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전남 영광에 있는 한 그룹홈에서는 평소에 동생들이 양말을 깨끗하게 신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새 양말을 사주어서 너무 감사하고, 양말을 선물받은 이후로 각자 양말을 관리하게 되어 그룹홈에 평화가 왔다는 이야기, 태안에 있는 한 그룹홈의 아이는 친구들이 슬라임과 몰랑이를 갖고 다닐 때 너무 부러웠는데 크리스마스 선물로 슬라임과 몰랑이를 받아서 너무 기분이 좋고, 특히 마음이 안 좋을 때 슬라임을 만지면 기분이 좋아져서 앞으로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거 같다는 이야기, 충남에 어느 한 그룹홈에서는 로봇공학자가 되고 싶은 아이가 이번에 로봇을 받게 되어 하나씩 분해해보고, 조립해보면서 로봇공학자의 꿈을 더 키울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 대전의 그룹홈에서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다 나눠 줬더니 ‘왜 엄마 선물은 없고, 우리만 받는 거냐’며 ‘엄마의 산타할아버지가 없으면, 우리가 산타가 되어주겠다’며 엄마 소원 들어주기 열풍이 불었다는 이야기 등 작지만 소소한 사연들을 읽다 보면, 아이들의 행복은 정말 가까이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ONE FOR ALL, ALL FOR ONE

크리스마스 선물은 누군가에게는 매우 평범한 일상이고, 연말을 기대하게 만드는 단순한 이벤트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평생 경험해보지 못한 너무나 특별한 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평범하게 지내는 일상 또한 누군가에게는 평범하지 않고, 그 평범함을 하루라도 누리고 싶은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사회복지사들은 누구든 모두가 평범한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회복지 현장에 있는 분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때때로 우리가 하는 일들이 보잘 것 없고, 부족하고, 사업 효과가 보이지 않아 소진을 겪는 분들이 많이 계신 듯합니다. 그러나 저희가 매번 연말에 아이들에게 선물을 보내면서 드는 생각은 우리의 작은 선물과 행동이 아이들에게는 전부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 ‘울지마 톤즈’의 고 이태석 신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누기엔 가진 것이 너무 적다고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에게 하찮을 수 있는 1%가 누군가에게는 100%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사회복지사의 행동, 말 한마디를 통해 큰 불편함 없이 평범한 하루 또는 행복한 하루를 보낸 분들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사회복지사가 존재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각자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시는 모든 분을 존경하고 응원합니다. 행복한 새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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