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 : 김진학 한국공공복지연구소 소장
토론자 : 강철웅 서울 도봉구의회 부의장(더불어민주당)
윤민섭 강원 춘천시의회 의원(정의당)
장순욱 서울 동작구의회 의원(국민의힘)

지난해 2022년은 사회복지계에 있어서 ‘선거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상반기에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하반기에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 선거가 연이어 치러졌다. 대선 때는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차원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나섰다가 이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무산되기도 했고, 이렇게 쌓인 갈등이 연말 치러진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 선거에서 후보자들 간의 주요 쟁점이 된 바 있다. 정치와 사회복지는 ‘시민들의 더 나은 삶’을 목적으로 한다는 공통분모가 있음에도 이러한 갈등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현장 사회복지사 출신으로서 지방의회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사회복지를 실천하고 있는 기초의원들을 만나 사회복지인의 현명한 정치 참여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왼쪽부터) 윤민섭 강원 춘천시의회 의원, 김진학 한국공공복지연구소 소장, 장순옥 서울 동작구의회 의원, 강철웅 서울 도봉구의회 부의장
(왼쪽부터) 윤민섭 강원 춘천시의회 의원, 김진학 한국공공복지연구소 소장, 장순욱 서울 동작구의회 의원, 강철웅 서울 도봉구의회 부의장

 

사회 : 지난해 여러 선거 과정을 거치면서 사회복지사의 정치세력화에 대한 논의가 화두가 됐다. 오늘 좌담은 사회복지사로 현장에서 근무하다 지방의회에 진출한 기초의원 세 분을 모시고, 이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마련됐다. 우선 정치 참여를 결심하게 된 배경에 대해 말씀해 달라.

강철웅 : 2006년 5.31 지방선거 때 정치에 입문했다. 사회복지사협회가 사회복지사 지방의원 후보를 추천했는데 그 분의 선거운동 인력이 필요할 때 제가 마침 이직을 준비하던 중이었기에 잠시 아르바이트라도 할 요량으로 선거캠프에 들어갔다. 그렇게 당선된 사회복지사 출신 의원 한 명이 현장의 목소리를 시의회에서 정책으로 반영시키는 것을 목격하면서 현장을 알고 있는 의원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면, 정책화가 훨씬 빠르고 수월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후 3년 반 정도 인턴 보좌로 활동하다 자연스럽게 기초의원과 연계해 지역 공동체 운동을 시작하면서 지역 정당에 들어갔고, 이후 기초의원 후보로 나서게 됐다.

윤민섭 : 대학 졸업 후 정당 활동을 하다 지역자활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활동했었다. 정치 쪽에 있다가 사회복지를 경험하면서 지침 한 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판이한 결과가 나오는 등 답답한 부분들이 많았다. 직접적으로 문제를 개선하고자 의견을 개진해도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를 정치가 바꿔주지 않으면, 그런 상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다시 정치에 발을 들였고, 두 번째 도전 끝에 시의원이 됐다.

장순욱 : 기초의원이 되기 전 사회복지 현장에서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등 단체장으로 활동하면서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실제로 2019년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6.14 사회복지정책대회에 전국 사회복지종사자 5000여 명이 모여 그 자리에 참석한 각 정당 대표들에게 처우 개선 등 여러 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고,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아지지 않는 것을 보면서 사회복지 현장 후배들에게 더 이상 열악한 조건을 물려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먼저 광역의원에 도전하려 했으나 결국 구의원으로 공천을 받게 됐다. 동작구부터 바꾸면, 서울시를, 더 나아가 우리나라를 변하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기초의원 출마를 결심했다.

 

사회 : 세 분 모두 정치 입문 배경이나 결심 과정이 비슷해 보인다. 기초의원 출마 이전 기초의원이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경험을 말씀해 달라.

윤민섭 : 처한 환경이 모두 다르니 각자의 상황에 따라 선택하게 된 것 같다. 저는 자녀가 어린 상황에서 직장에 다니며 정치활동까지 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서 정당 당직자가 되는 방법을 택했다. 당직자로 활동하면, 출마를 염두에 두고 준비하기 위한 활동 여건이 어느 정도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후 사회복지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하는 등 주민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장순욱 : 사회복지적 측면에서 정치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갖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나름대로 생각과 입장을 정리하던 습관이 결국은 정치를 하게 된 동기이자 준비과정이 됐다. 사실 정치를 해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거나 정치인이 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한 것은 아니다. 오직 사회복지 현장에 있는 클라이언트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뿐이었다.

강철웅 : 저는 우연히 사회복지의 또 다른 영역인 정책영역에서 정치인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치에 뛰어들게 됐다. 인턴으로 보좌하던 의원이 정당 소속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당 활동에도 참여하게 됐다. 이후 정당 소속 기초의원 후보로 출마하려다 불발되고, 같은 당 후보가 구청장으로 당선되면서 구청장 비서로 임용됐다. 현장과 의회만 바라보다 비서로 활동하면서 집행부의 정책집행 과정을 직접 경험하는 기회가 생긴 거다. 직접 출마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는 바람에 공부하는 기회가 됐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사회적 가족 운동’이라는 공동체 활동에 힘썼는데 이 점을 당에서 높이 평가해 공천 받을 수 있었다. 의원이 되겠다고 마음먹은 지 6년만에 구의원이 됐다. 정당 안에서 주민들과 얼마나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지, 어떤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장순욱 : 처음에는 사회복지계 내에서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직접 정치에 뛰어들 생각은 없었다. 당시 100만 사회복지사의 지지를 얻어 사회복지계의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생각으로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 선거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이후 사회복지사협회 보다 더 큰 조직인 한국사회복지단체협의회 상임대표를 맡으면서 대 정부, 대 국회 활동에도 힘을 쏟았지만 결국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출마 결심을 굳혔다.

 

사회 : 지난해 사회복지계에서 클라이언트를 보호하기 위해 사회복지사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강력한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립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장순욱 : ‘정치적 중립’과 ‘정치세력화’ 사이에서 개개인의 의견이 일부 인사들에 의해 무시되는 행태가 나타나면서 ‘사회복지사 정치세력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그에 반발해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함께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큰 틀에서 사회복지사의 정치세력화는 필요한 부분이다. 그래야만 우리 사회복지 현장의 목소리들이 제도나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

그렇다 해서 다양성에 대한 존중 없이 통일된 의견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지난 대선 때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특정 후보 지지선언을 추진해 논란이 일자 철회하는 과정 중 벌어진 혼란에서 보듯 사회복지사 정치세력화를 꾀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는 소통채널이 있어야 한다.

강철웅 : ‘정치적 중립’을 ‘정당의 중립’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은 정당에 대한 중립을 견지하자는 것이지 정치세력화에 대한 반대가 아니다. 모든 시민이 행복하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삶을 추구하는 사회복지의 가치를 정치권이 수용해서 제도화하게 해야하는데 사회복지계의 정치세력화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

또한 정치세력화를 잘못 이해해서 사회복지계가 특정 정당만을 지지하게 된다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회복지의 가치가 한순간에 무너지게 된다. 그래서 정당 중립성이 중요한 것이고, 사회복지계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정치세력화를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

장순욱 : 정당의 중립성은 정말 중요하다. 사회복지 현장에도 정당 중립성을 훼손시키면서 개인의 이득을 취하려는 몇몇 사람들이 정치세력화를 호도한다. 정당의 중립을 지키지 않으면서 사회복지계를 흐리게 하는 폐단을 고쳐 나가야 한다.

윤민섭 : 사회복지계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일어난다. 후보나 당이 급한 처지에 놓이면, 관련 단체로부터의 지지선언을 기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요즘 젊은 세대에게는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고, 오히려 주도자가 개인의 권리를 제약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역효과가 난다. 각계의 지지선언을 통해 정당의 조직력을 과시하는 후진적인 정치문화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한편, 정치세력화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은데 우리가 가진 전문성과 역량을 정책에 반영해 나가기 위한 세력화라는 의미로 ‘정책 세력화’라는 말을 사용한다면 좋을 것 같다.

 

사회 : 기초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할 때 사회복지 현장 경험과 전문성이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 사례를 소개해달라.

강철웅 : 도봉구의회에서는 ‘복지는 강철웅과 얘기하면 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있다. 내가 알고 있고, 경험했었기에 잘 할 수 있으며, 그래서 복지에 더 많은 신경을 써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할 수 있도록 지역 주민을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으로 위촉해 이들이 복지 위기가정을 발굴하면 교통비·식비를 제공하도록 하는 조례, 서울시 자치구 중 처음으로 유니버셜 디자인 조례를 제정했는데 당사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사회복지 현장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윤민섭 : 현재 자녀가 초등학교 1학년인데 방학 때면 정신이 없다. 지역아동센터, 돌봄 교실, 방과후 돌봄교실 등 돌봄체계가 너무 파편적으로 돼 있다 보니까 부모들은 부모대로 아이들을 어디에 맡겨야 할지 혼란스럽고, 체계마다 종사자 처우가 모두 달라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어른들이 어른들 입맛대로 나열해 설계한 탓이다. 또한 행정적인 측면에서도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이 보조금을 받아 운영하는데 정산할 때 엄청난 양의 서류를 준비하느라 정작 핵심업무인 돌봄 기능을 수행하는 데 제약이 많다.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보다 잘 들여다 볼 수 있다는 데서 다른 전문성을 가진 의원들보다 사회복지 현장 출신 의원의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쌓은 중요한 전문성 중 하나는 지역사회에 대한 높은 이해도이다. 가장 어렵고 취약한 곳에 가장 먼저 정치의 손길이 미쳐야 한다는 측면에서 우리 동네 어디가 어떻게 취약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잘 파악할 수 있었다. 꼭 복지 영역이 아니더라도 도로를 만든다거나 할 때 장애인과 노인이 많이 사는 지역은 좀 더 세심하게 접근해야 하는데 이런 점을 보는 시각이 다른 전문가보다 낫다는 생각이다.

장순욱 : 서울시의 아동 돌봄 관련 사업만 하더라도 키즈카페, 지역아동센터 등 여러 가지 시설이 있다. 그런데 사업마다 별반 차이가 없다. 지역아동센터를 민간 영역에서 나름대로 잘 운영하고 있었고, 학교에서는 방과 후 교실이 돌봄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는데 새로 키즈카페를 도입해서 예산을 투여하고 있다. 돌봄 체계가 정리가 안 되어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유사한 기능을 가진 체계를 묶어서 효율화하고, 이를 동작구만의 브랜드 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복지 분야에서 약 30년 넘게 활동하다 보니 아무래도 장애인 쪽에 관심이 많다. 중고령 중증 장애인들은 노후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노화도 빨리 진행되는 편이라 건강 등 여러 가지 문제를 갖고 있다. 이를 개선하고자 구의원으로서 처음 발의한 조례안이 ‘중고령 중증장애인 지원 조례’다. 이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첫 사례였다. 다행히 반응이 좋아서 2023년 중 실태조사를 한 후 지원 방안을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이런 것들이 모두 사회복지 현장 경험을 정책에 녹여내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강철웅 : 아동 돌봄체계에 대한 비판 가운데 지역사회에서도 융합이 강조되고 있다. 그래서 서울시 또한 융합형 돌봄 시설을 시범 도입해 지역아동센터와 키움센터를 같이 운영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고, 구의회도 기존 지역아동센터가 키움센터를 같이 할 수 있도록 집행부에 주문하고 있다. 그런데 지역아동센터가 키움센터 기능을 같이 수행하게 되면, 키움센터 설치를 그만큼 할 수 없으니 계속 새로 설치하는 형태가 된다. 아마도 공무원들의 실적 부담 때문일 것으로 본다. 현장 사회복지사들이 답답함을 많이 느낄 수밖에 없는 점이다.

 

사회 : 기초의원이 되기 전과 된 후에 사회복지 현장을 볼 때 어떤 차이가 있나?

윤민섭 : 현장에 있을 때는 의회에서 무슨 활동을 하는지 잘 몰랐다. 그저 현장 종사자로서 지자체 공무원과 함께 일하다 보니 담당 공무원이 바뀔 때마다 지침 해석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고, 처음부터 모든 내용을 다시 짚어가며 소통해야 해서 정말 힘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의원을 찾아가서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말하고 어떻게 고쳐나갈지 논의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반대로 시의원이 되고 나서는 의원들이 현장을 자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다. 현장 종사자들이 어려움이 있어 시의원을 찾아와도 자리에 없어 만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개인적으로 예전에 현장에서 함께 일했던 분들에게 ‘자주 불러서 의원들을 잘 활용해달라’고 부탁하곤 한다.

장순욱 : 과거 동작구에서 장애인복지관장으로 활동하면서 다른 사회복지시설 대표자들과 함께 지역사회에 여러 변화를 일으키려는 시도를 해 왔다. 그런데 변화를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제안하면, 제 의견에 동참하는 것이 공무원이나 구의 입장에 거슬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동참을 주저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현장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이다. 그래서 의회에 들어와서는 ‘저를 많이 이용해 달라’라는 말을 자주 하고 있다.

지난해 구 행정감사를 하면서 최근 3년 동안의 감사, 지도점검 내역을 살펴봤는데 같은 지적 사항인데도 사안마다 처분 수준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고, 사회복지 현장에서 지도점검이나 감사 때마다 긴장할 수밖에 없게 하는 속칭 주무관법이라는 걸 없애기 위해 자세한 기준과 매뉴얼을 마련하자고 주장했다. 그런데 일부 현장 종사자들은 너무 자세한 기준과 매뉴얼이 생김으로써 제약이 더 많아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기도 한다.

강철웅 : 전에 일하던 기관에 지역 조직화에 재능이 있어 봉사단을 구성해 활동하는 지역의원이 자주 찾아왔었다. 당시에는 그저 기관장과 관계가 좋은 지역의원일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는 기관장이나 간부들이 지역의원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 : 앞으로 의회 입성을 꿈꾸는 사회복지사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장순욱 : 지역사회 기초의원은 사회복지 실천가 중 최고의 실천가라는 것이다. 기초의원은 지역사회 구석구석을 발로 뛰어야 한다. 오랜 시간 관장으로 일했는데 다시 말단 직원이 된 기분이다. 기초의원은 쉬는 시간, 휴가가 없다고 한다. 밤 늦게 민원전화가 오기도 하니 휴대전화를 꺼놓을 수도 없다. 이 정도로 기초의원의 역할은 지역사회와 굉장히 밀접하다.

한번은 대학 사회복지학과에 특강을 하러 가서 학생들의 관심 분야를 물었더니 자기의 꿈이 정치가라는 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에게 의원 신분임을 밝히고, ‘사회복지사들이 정치에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정치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함께 우선 지역사회 현안 문제에 대해 많이 공부한 후 사회복지 현장에서 경력을 쌓는다면, 훌륭한 정치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국에는 정치인들 중 사회복지사가 많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동작구의회 의원 중 사회복지 현장 출신은 저 밖에 없다. 정치에 꿈을 가진 현장 사회복지사 후배들이 정치권에 많이 진출해 활동한다면, 충분히 사회복지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현장에 있을 때는 공무원에게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원을 제기해도 진척이 더뎠는데 의원이 되고 나서는 말 한마디에 빠른 속도로 일이 처리되는 모습을 보면서 새삼 보람을 느낀다.

강철웅 : 정치에 대해 좋지 않게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후배들이나 주민들을 볼 때마다 일부러 ‘정치가 아닌 정책을 한다. 정치인이 아니고 정책인이다’라는 표현을 쓴다. 의회에는 생활과 관련해 굉장히 많은 분야가 있는데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 공부했던 분야가 나의 큰 자산이 된다. 공부만 한 것 보다 경험을 통해 체득한 것들이 훨씬 큰 자산이 된다.

희망하는 전문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그 분야의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을 하고 나서 정치에 입문해야 활동력 있고 역량 높은 정치인으로서 더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윤민섭 : 정치나 정당이 인기도 없고, 문제도 많다. 그런데 사회가 유지되는 이상 정치와 정당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며, 이를 잘 고쳐서 활용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 속에서 개인이 정당에 가입하기란 근무하는 기관이나 주변의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 종사자들이 얼마나 정치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우리 자신과 주민의 삶의 질도 달라진다. 지자체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복지 예산이 효과적으로 쓰이려면 참여해야 한다. 용기를 내주면 좋겠다.

장순욱 : 정치인이 되기 위해 어떤 정당에 가입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분들도 많다. 국회의원·광역의원을 꿈꾸는 것만 아니라면, 기초의원은 소속 정당이 사실 중요하지 않다.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다루는 기초의원의 정치활동은 말 그대로 생활 정치이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우선이다. 정당 가입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본인의 신념에 따르면 된다. 무소속 의원이 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사회 :오늘 좌담을 통해 독자들이 사회복지사의 정치 참여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사회복지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바람직한 사회복지사의 정치세력화와 지역 정치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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