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호주 보건노인복지부는 3200만 호주달러(약 290억 원)를 지원하여 임시 돌봄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킬 ‘치매 케어제공자를 위한 임시 돌봄 및 웰빙 프로그램(The Dementia Carer Respite and Wellbeing Program)’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케어제공자(carer)란 장애인이나 노인들에게 비공식적인 지원을 6개월 이상 제공해 오고 있거나 할 예정인 사람이다. 일반적으로 기관에 소속되어 정기적으로 급여를 지급받으며, 공식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사람은 포함하지 않는다. 본고에서는 호주의 치매 현황, 임시 돌봄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과 노동당 정부의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치매 현황과 더 많은 임시 돌봄 서비스에 대한 요구

호주 보건복지연구소의 보고서(The Dementia in Australia 2021 report)에 의하면, 2021년 호주 치매 환자의 수는 38만6200~47만2000명이고, 이들에게 지속적인 비공식 돌봄을 제공하는 비공식 1차 케어제공자는 13만4900~33만7200명으로 3분의 2의 환자들이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것은 제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게 잡은 추정치(conservative estimate)이며, 상설 거주형 노인요양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인들을 돌보는 사람들과 기관 등에 소속되어 공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배치된 유급 근로자나 자원봉사자는 제외된 수치다.

2018~19년, 호주 정부는 치매 환자의 건강과 노인 돌봄 서비스에 30억 호주달러(약 2조 7800억 원)를 투자했다. 거주형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부분이 17억 호주달러(약 1조5700억 원)로 총 예산의 절반 이상(55.6%)을 차지했고, 지역사회 기반의 노인 돌봄 서비스 5억9600만 호주달러(약 5500억 원, 19.8%), 병원 서비스 3억8300만 호주달러(약 3500억 원, 12.7%), 임시 돌봄 서비스 1억3300만 호주달러(약 1200억 원, 4.4%) 등의 순이었다.

2018년 호주 통계청의 ‘장애, 노화 및 케어제공자’ 조사에 의하면, 비공식적·지속적 지원을 제공하는 치매 환자의 1차 케어제공자 수는 7만200명 이상이었다. 그들 4명 중 3명이 신체적·정서적 영향을 1회 이상 받았고, 5명 중 2명은 피곤하거나 기운이 부족했으며, 3명 중 1명은 자주 걱정하거나 우울함을 느꼈다고 답변했다. 치매 환자의 1차 케어제공자의 절반 이상(52%)은 돌봄 역할을 맡은 이후 재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대답했는데 24%는 수입이 감소했고, 28%는 추가적인 지출이 발생했다.

또한 케어제공자가 요구한 적절한 필수 지원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치매 환자를 돌보고 있는 케어제공자의 38%가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반면 비치매 환자를 돌보는 케어제공자는 27%만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한 부분으로는 치매 환자의 케어제공자들은 임시 돌봄(23%), 신체적·정서적 지원(20%), 재정 지원(16%) 등의 순으로 응답한 반면, 비치매 환자를 돌보는 케어제공자들은 재정 지원(30%), 임시 돌봄과 신체적·정서적 지원(각 16%)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임시 돌봄(Respite care)이란

임시 돌봄이란 케어제공자와 치매 환자를 비롯한 대상자 모두가 짧은 시간동안 휴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필요 여부, 자격 조건에 따라 몇 시간, 며칠 또는 그 이상 기간에 가정, 지역사회, 노인 요양 시설 등에서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나의 노인 복지(My Aged Care, 노인복지 통합 시스템)’에서는 치매 환자를 위한 임시돌봄 서비스로 긴급·지역사회·거주형 임시 돌봄을 제시하고 있다.

긴급 임시 돌봄은 1차 케어제공자의 사망이나 중병 등의 긴급한 상황으로 치매 환자를 돌볼 수 없을 때 사용할 수 있다. 지역사회 임시 돌봄은 일상적인 업무나 활동을 위한 돌봄 서비스가 가끔 필요할 때 가장 적합하며, 주간, 밤샘, 주말에 이용 가능하다. 노인요양시설에서의 거주형 임시 돌봄은 한 번에 며칠에서 몇 주 동안 제공되며, 일상생활 활동 대부분에 대해 케어제공자의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한 치매 환자에게 적합하다.

 

치매 환자의 케어제공자를 위한 임시 돌봄과 웰빙 프로그램

2022년 7월, 노동당 정부는 ‘치매 환자의 케어제공자를 위한 임시 돌봄과 웰빙 프로그램(The Dementia Carer Respite and Wellbeing Program)’을 내놓으며 치매 환자와 케어제공자를 위한 혁신적인 임시 돌봄 모델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치매 환자와 케어제공자가 함께 지내는 복합 임시 돌봄 △케어제공자가 자신의 역할을 지원하는 지식과 기술을 단련할 수 있는 기회 제공 △케어제공자의 신체적·정신적 웰빙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 제공 △동료 지원을 담고 있으며, 2024년까지 매년 최대 1000가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케어제공자와 치매 환자의 삶의 질 유지 및 개선 △재가 치매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케어제공자의 지식·기술 및 능력 향상 △케어 제공자와 치매 환자를 위한 임시간호 품질 제고를 통해 치매 환자가 집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지원하려 한다.

정부는 해먼드케어(Hammond Care)와의 협업을 통해 프로그램의 첫 번째 단계인 ‘집에 머물기(Staying at Home)’를 제공하고 있다. ‘집에 머물기’는 무료 교육 및 임시 돌봄 프로그램이다. 치매 환자가 가능한 한 오랫동안 집에 머물 수 있도록 돕는 방법과 실용적인 전략을 케어제공자에게 제공하며, 치매 환자들에게는 임시 돌봄에 대해 소개하고, 집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이 교육 프로그램에는 케어제공자와 치매 환자 모두 참여한다.

거주 프로그램으로 설계된 동료 지원 프로그램에서는 다른 케어제공자들, 치매 환자들과 교류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집에 머무는 치매 환자와 케어제공자는 간호사, 관련 건강 임상의 등 경험 많은 직원들을 통해 맞춤형 지원, 교육 및 실용적인 제안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하려 한다. 교육의 주요 내용은 △치매의 영향에 대한 더 높은 이해 △임시 돌봄과 계획 소개 △지역 사회 돌봄 서비스 이용 방법 △자신 돌보기 △미래를 위한 계획 세우기 △치매와 관련된 행동변화 지원 △임시 돌봄으로의 전환을 위한 지원 △즐거운 활동을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도록 의미 있게 참여하기 위한 방법 △신체적 변화 관리 △주변 환경의 영향 등이 있다.

 

더 많은 임시 돌봄 서비스의 필요성

2058년 호주 치매 환자의 수는 84만9300명으로 2021년 38만6200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이들을 돌보는 1차 케어제공자의 수도 함께 늘어날 것이다. 호주 경제개발위원회(the Committee for Economic Development of Australia)의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복지 분야 근로자는 지난해 8월 이후 1만8000명 정도가 감소해 현재 3만5000명 정도가 부족한 상황이며, 향후 매년 6만5000명 가량이 이직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노인복지 분야는 인력 부족, 저임금, 열약한 근무 여건 등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던 데다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인력 ‘위기’에 있다. 대다수의 치매 환자가 노인층(치매 환자 중 92% 이상이 65세 이상, 65세 이상 8.3%가 치매 환자)인 것을 감안하면, 치매 환자 케어제공자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것이다. 이들이 지속적인 돌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호주 정부가 임시 돌봄 서비스 예산 확보와 서비스 종류의 다양화를 어떻게 이루어낼 것인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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