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널드 위만(Ronald Wiman) 국제사회복지협의회 유럽 회장

로널드 위만(Ronald Wiman) 국제사회복지협의회 유럽 회장
로널드 위만(Ronald Wiman) 국제사회복지협의회 유럽 회장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사회복지대회를 앞두고 국제사회복지협의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928년 국제사회복지회의(International Conference of Social Work)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ICSW는 현대적 개념의 사회복지가 발원한 유럽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동안 ICSW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쳤고, 가장 많은 역대 회장을 배출하기도 한 ICSW 유럽의 로널드 위만 회장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전에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

핀란드 국립보건복지연구원(Terveyden ja Hyvin voinnin Laitos, THL)에서 글로벌 사회정책분야 최고 전문가로 근무하다 2017년 은퇴 후 현재는 방문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다. 가장 최근에는 THL의 유럽연합 사회보호시스템 프로그램에 참여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개발도상국 10개국과 협력하여 개발도상국 내 사회보장 체계화를 지원했다. 그 전에는 THL에서 사회정책 및 지속가능개발 문제에 대한 전문가 및 관리자로 근무했고, 핀란드 외교부 개발협력 부서의 사회 정책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1982년부터 1984년까지는 가나 아크라의 유엔 지역 인구 연구소(UN Regional Institue for Population Studies, UNRIP)에서 인구학 부교수를 역임했고, 1990년부터 1993년까지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유엔 사무국(UNOV)에서 장애인 관련 부서의 사회 사무관으로 근무했다. 이어 1995년부터 1998년까지는 나미비아 보건사회부에서 파견근무를 했다. 이외 단기적으로는 유엔, 세계은행, 세계보건기구, 아시아개발은행 등과 협력 활동을 진행했다.

핀란드 헬싱키 대학에서 사회학 석사 학위 취득 후, 동대학원에서 사회학 및 사회정책 전공 ‘석사 후 고급 면허 학위(advanced Post-MA licentiate degree, 석사와 박사의 중간 격)’를 취득했다. 또 미국 시카고 대학교에서 인구학 전문 교육을 이수했다. 이러한 학문적 배경과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 측면에서의 포괄적인 사회정책에 관심이 있었고, 그 중에서도 오랫동안 연구하고 일해 온 관심 분야는 장애와 사회개발이다.

 

4년 동안 ICSW 유럽 지역 회장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데, ICSW 유럽에 대해 소개해달라.

‘국제사회복지협의회 유럽’(이하 ICSW 유럽)은 유럽연합 국가와 비유럽연합 18개 국가의 사회정책 및 사회사업기관과 10명의 개별 전문가 회원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다. 현재 회원국으로는 오스트리아, 핀란드, 독일, 리투아니아, 노르웨이, 아르마니아, 체코공화국, 사이프러스, 이탈리아, 스웨덴, 스위스, 프랑스, 조지아, 아일랜드, 스페인, 몰도바, 네덜란드, 슬로바키아가 있다.

ICSW 유럽은 독일어권 국가에서 주최하는 ‘가족 돌봄 간병인 상황에 관한 전문가 회의’, 노르웨이의 ‘청소년 범죄 예방 활동에 관한 전문가 회의’, 스웨덴의 ‘북유럽 국가 아동 빈곤에 관한 전문가 회의’, 핀란드의 ‘웰빙 경제에 관한 전문가 회의’ 등 지역 회원들의 지식 창출 및 보급 활동 지원 및 공동 후원을 하고 있다. 현재는 ‘ICSW 유럽 국제 통합 회의’ 스페인 개최와 ‘전쟁 시기의 평화와 빵 : 국제 사회사업 회의’ 몰도바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ICSW 유럽의 활동 중 중요한 부분은 유럽 평의회(Council of Europe, 유럽 인권 기구)와 상호작용하면서 유럽연합 사회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또 유럽 지역의 당면 이슈에 대한 회원들의 뉴스와 기고, 사설을 포함한 뉴스레터를 1년에 3~4회 발행하고 있다.

 

앞으로 ICSW 유럽이 어떤 활동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나?

코로나19 팬데믹은 ICSW 유럽을 포함한 모든 국제 및 국가 기관에 도전과제를 남겼다.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국제 활동, 회의, 세미나, 콘퍼런스 등이 온라인으로 전환되어 진행됐지만 온라인 행사는 사람들 간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이 어려워 피로도가 높아졌다. 따라서 우리는 보다 실질적이고 상호적인 성격을 띠는 코로나19 이전의 대면 행사의 전통을 되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획 단계에 있는 ‘ICSW 유럽 국제 통합 회의’ 및 ‘전쟁시기의 평화와 빵: 국제 사회사업 회의’가 대면행사로 실현되어 코로나19 이전의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작은 ICSW 유럽에 새로운 회원기관 및 개인회원을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 지역 내 ICSW 활동뿐만 아니라 ICSW 글로벌 사무국의 활동 및 행사에 대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ICSW 글로벌 사무국이 궁극적으로 구축하고자 하는 역량강화 프로젝트에도 협력하고자 한다.

 

지난해 ICSW 회장으로 당선된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지?

그동안 한국은 ICSW에서 적극적이고 영향력 있는 회원이었다. 따라서 첫 한국인 회장이 선출되었을 때 모두가 그를 환영했다. ICSW 회장은 사회정책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전문 지식을 갖는 것이 중요한 직위다. ICSW 유럽은 유엔과 같은 국제 의제에서 사

회 정책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있어 서 회장의 리더십을 기대하고 지원할 것이며, 세계은행과 같은 기타 정부 간 조직과의 상호작용도 기대한다.

ICSW 사무국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ICSW의 재정 기반 확대다. ICSW는 지난 몇 년간 기본적인 운영자금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극복하고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같은 전문 기관을 비롯한 각국 회원기관의 참여와 협력해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위한 프로젝트 조직을 만들어 국제 개발자금기관과도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난 5월 로널드 위만과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출장단이 핀란드 사회보건 NGO 연합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5월 로널드 위만과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출장단이 핀란드 사회보건 NGO 연합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핀란드 사회정책 분야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는데 현재 핀란드의 사회복지 및 사회개발 분야에는 어떤 이슈들이 있는가? 간단하게 소개해 달라.

핀란드에서 정부는 헌법에 따라 필요한 건강 및 사회복지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보장할 책임 있는 주체지만 실제 서비스 제공자는 공공, 민간 및 제3섹터로 구분된다. 국민들은 이 중에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으며, 실질적인 서비스 제공 품질은 거의 동일한 것으로 평가된다. 민간 부문의 서비스는 일반적으로 비용 측면에서 본인부담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기초적인 서비스의 경우에는 공공 부문의 특징인 긴 대기시간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사회 및 보건 정책 분야에서 핀란드의 주요과제는 이러한 각 부문의 지배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을 이행하는 것이다.

개혁의 목적은 모두를 위한 평등하고 양질의 건강 및 사회서비스를 보장하고, 건강 및 웰빙에서의 불평등을 줄이는 것이다.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의 협력은 각자의 전문성이 있어 쉬운 일이 아니지만 곧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의 ‘완전한 통합’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전통적으로 핀란드의 공공 보건 및 사회서비스에 대한 거버넌스와 재정 지원은 지방 자치 단체의 책임이었고, 국가는 강력한 지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1990년대에는 분권화와 ‘정보를 통한 안내’가 강조되었고, 그 결과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 부문은 현재 300개 이상의 기관(독립된 지방자치단체 및 소속 기관 등)에서 관리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은 인구 노령화로 인한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는 현재 상황에서 약점을 보여주었다. 또 다른 문제는 작고 외딴 지역의 지방자치단체가 일자리 부족과 생산 가능 인구의 이주로 인해 재정 기반이 약화됨에 따라 국가 보조금으로도 보건 및 사회 분야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공평한 복지 국가 시스템을 위해서는 다양한 요구와 책임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내년 초부터 보건·사회복지서비스분야는 21개 자치 웰빙서비스 카운티가 관할·관리하게 된다. 자금조달은 일련의 필요 지표에 따라 국가에 의해 중앙 집중화되어 할당될 예정이다. 공공 부문의 서비스는 민간 부문 및 제3섹터의 서비스와 계속 협력하고 보완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코로나19 대유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최근의 위기는 인간, 경제, 생태학적 측면에서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하면서 자연스럽게 모든 유럽 국가의 의제가 되었다. 이와 더불어 우리는 전 세계적인 식량 불안과 같은 심각한 문제에도 당면해 있다. 이러한 위기와 문제 해결의 초점을 단기적인 해결책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ICSW와 파트너 기관들은 사회적으로 공정하고, 생태학적으로 지속 가능하며, 경제적으로 실현 가능한 개발로 이어지는 인권 기반의 ‘모두를 위한 사회(Society for All)’와 세계 질서에 대한 비전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염두에 두고 우리는 유엔의 ‘우리의 공동 어젠다(Our Common Agenda)’ 보고서 이행과 2025년 예정된 새로운 ‘사회개발 글로벌 정상회의(Global Summit for Social Development)’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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