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면접봐야죠. 이런 기회도 많지 않은데…." 취업박람회에 참가한 한 장애인은 오전에만 여러 기업체에서 면접을 봤지만 마음에 쏙 들지 않았는지 오후에도 박람회장을 떠나지 않을 작정이라고 했다.
서울시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마련한 장애인취업박람회에는 6000여명의 장애인이 참가, 취업열기를 내뿜었다."또 면접봐야죠. 이런 기회도 많지 않은데…."
10월 24일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장애인취업박람회에 참가한 한 장애인은 오전에만 여러 기업체에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봤지만 마음에 쏙 들지 않았는지 오후에도 박람회장을 떠나지 않을 작정이라고 했다.
서울시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마련한 이번 박람회에는 206개 업체가 참가, 1850여개의 일자리가 장애인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대규모 취업박람회만큼 일자리를 찾으려는 장애인들은 아침 일찍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모처럼 찾아온 '실업탈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박람회장을 누비고 다녔다.
이번 박람회는 예년에 비해 참가업체의 직종이 다양해졌다는 평이다. 정보통신을 비롯 기술, 사무, 서비스직 등이 눈에 띄게 늘어 기존 생산직과 단순노무직 위주의 일자리박람회보다 질적 향상을 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듯 일부 인기 업체에는 구직 장애인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롯데백화점과 한국피자헛, 롯데정보통신 등 일부 업체 부스에는 이력서를 들고 한참을 들고 기다려야 겨우 면접을 볼 정도로 열기를 내뿜었다.
면접을 보고 나온 한 장애인은 "너무 경쟁이 치열해 합격할 자신이 없다"며 "조만간 합격여부를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꼭 좋은 연락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는 4,50대 중년층 장애인 참가자가 많아 장애인들에게도 '사오정'이라는 시대적 아픔이 비켜갈 수 없음을 보여줬다. 이들에겐 장애와 더불어 나이도 뛰어넘어야 할 과제가 앞에 놓여 취업전선에는 더 불리하다는 것이 참가업체 관계자의 귀띔.
"청소나 경비 등 용역업체를 제외하곤 의외로 나이 제한을 두는 곳이 많은 것 같다"는 한 중년 장애인은 "우리 같은 중늙은이에겐 서비스직은 아예 이력서 낼 기회조차 차단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서울 양천구에서 아침 일찍 나섰다는 일흔 두 살의 지체장애 할아버지도 "나이가 너무 많아 이력서도 내지 못했다"며 연신 담배를 피워 물었다.
장애인취업박람회 관계자는 "올해에는 약 6000여명의 장애인이 박람회장을 찾을 것 같다"며 "장애인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이들 모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면 좋겠지만 능력과 적성, 나이에 따라 3명 중 1명 가량만 일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박람회장에는 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해 보조공학기기 전시, 의과용 구두 전시, 이미지메이킹, 장애인 의상 전시, 실업급여·직업훈련 상담, 신용회복 컨설팅, 장애인보장구 무료수리, 창업상담, 직업심리검사, 창업교실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