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철호 상상우리 대표

신철호 상상우리 대표
신철호 상상우리 대표

상상우리는 사회적기업으로 2013년에 창업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기업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상상우리는 중장년층 지원사업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입니다. 사회적으로 많은 경험과 역량을 쌓으신 중장년층이 퇴직 후 본인이 갖고 있는 경험이나 역량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중장년층의 퇴직 후 일자리나 여가 활용이라는 단순한 측면보다 그분들의 경험을 사회적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일자리에 더 집중하고 있고, 그런 관점에서 교육, 취업 연계, 창업 지원 등을 하고 있습니다.

일하고 싶어 하는 중장년층은 많지만 실제로 중장년층을 위한 일자리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일자리와 관련된 사이트는 많지만 그 중에 중장년을 뽑는 일자리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연령제한이 없다고 되어있는 곳에 전화해서 물어보면 실제로 대부분은 중장년을 뽑지 않습니다. 그나마 중장년을 뽑는 일자리는 청소와 같은 단순 노무직이죠.

중장년을 위한 일자리가 쉽지 않다는 것을 현장에서 일하는 저희가 더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장년의 취업이 가능한데요.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을 어떻게 잘 표현하느냐 그리고 최신의 기술과 어떻게 접목할 것이냐가 중요합니다. 그 부분을 저희는 교육이나 상담, 컨설팅을 통해서 극복하고 있습니다.

중장년층을 위한 교육, 상담, 컨설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하는 교육의 경우 중장년층에게 새로운 직업 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이력서에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상담, 컨설팅이 이루어집니다.

중장년층이 취업을 위한 이력서를 쓸 때 커리어를 작성하는데요. 커리어에는 두 가지 개념이 있습니다. 하나는 단순히 20~30년간 일했던 경력이고, 또 하나는 역량입니다. 많은 분들이 경력을 역량으로 잘못 생각하시는데요. 저희는 본인의 역량이 무엇인가를 찾아내고 그것을 이력서에 제대로 작성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위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장년층들이 다시 대기업에 입사하는 게 아니고 중소기업이나 사회적 기업으로 가시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 조직 안의 젊은 세대하고 어떻게 함께 일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분들도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마트 워킹이라고 하는 부분들, 협업 툴이나 모바일로 일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도 교육을 합니다. 저희 교육의 많은 부분들은 본인의 역량에 대해서 더 고민하게 만들고, 차별성을 갖고 취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보건복지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함께 ‘기업퇴직(예정)자 사회공헌 일자리 연계 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계신데요. 어떤 사업인지 설명해주세요.

사회서비스직 근로를 희망하는 기업 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사회서비스 관련 업무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며, 해당 일자리를 발굴하고 매칭하여 지속적인 일자리로 발전시키는 사업입니다. 사회공헌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죠.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지원으로 사업에 대한 언론 홍보가 이루어졌고 또 사업 홍보를 위한 동영상 제작 및 홍보 등도 진행되었습니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펼치고 참여를 독려하는 활동을 전개하면서 사회서비스 기업을 발굴하고, 사회서비스에 적합한 일자리를 발굴해서 매칭시켜드리고 있습니다.

사회공헌 분야 일자리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시는 분들의 호응이 크겠네요.

사회공헌 일자리를 찾으시는 분들은 수입이 꼭 필요하다기보다 퇴직 후 누군가에게 혹은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오시는 분들이 더 많으세요. 사회공헌 일자리에 대해서 조금 더 특별한 가치를 인정하시는 분들이시죠.

또 중장년층은 매일, 혹은 오랜 시간을 근무하길 원하지 않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예를 들면 주말에만 일하겠다, 일주일에 두세 번만 일하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이 이런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더 선호하시죠. 유연하고 지속가능한 일자리인 계약직, 프리랜서 형태의 일자리에 대한 요구가 높습니다. 60대의 대기업을 퇴직한 남성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사회적 가치를 수반하는 경제활동을 중시하면서, 퇴직 이후의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려는 열정 가득한 분들이 많습니다.

중장년층이 할 수 있는 사회공헌 일자리라고 하면 어떤 게 있을까요?

사회서비스, 사회적기업의 영역은 계속 커져가고 있고, 다양해지고, 진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서비스 안에서 중장년층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분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데요.

사회서비스기업들의 특성이 일이 많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가 있고, 시즌이나 시간, 여러 상황에 따라 변수가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고정 비용을 지불하면서 정직원을 채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최소한의 인력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면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게 되는 일이 생기죠. 그래서 전문적인 역량을 바탕으로 필요할 때만 역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긱(gig) 이코노미 개념으로 접근합니다. 일이 있을 때, 혹은 일하고 싶을 때만 가서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서비스에 적합한 일자리이고 특히 중장년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보건복지, 안전, 환경, 여가, 교육, 주택, 정보제공 등의 사회서비스 영역에서 아동돌봄 서비스, 업사이클링 기업의 환경 강사, 회계 지원, 주택점검서비스 기업의 신규주택 하자 점검 등 다양한 일자리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발굴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최근 몇 달 동안 한 달에 3,000통 가까이 전화를 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이나 사회서비스 영역의 일자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는데, 저희는 ‘중장년을 뽑으세요’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역량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하죠. 중장년층 교육을 할 때 ‘중장년을 뽑지 않은 이유가 뭘까요’ 라고 물어보면, ‘나이가 많아서’라고 대답하십니다. 하지만 ‘나이가 문제가 아니고 회사에서 필요한 역량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래서 중장년층분들에게 역량을 개발해야 된다고 강조합니다. 또 기업한테도 중장년을 채용하라고 말하는 대신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역량있는 사람을 채용하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중장년층을 연결시켜드려야 하는데, 저희가 그 역량을 만들어 드리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중장년 하면 말 많고 꼰대스럽다는 느낌을 갖는데, 그것도 선입견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선입견을 깨는 게 제일 힘든 부분이고, 저희가 도전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작업을 꾸준하게 하고 있고, 계속 하다 보니까 일자리를 많이 연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람에 집중하면서 없던 일자리를 계속 발굴한다는 게 상상우리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서비스 영역 일자리에서 많은 제약이 있었고, 더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들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사회서비스 분야는 대면으로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점차 좋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사회공헌 분야에서 중장년층을 위한 일자리 사업이 더 활성화되려면 어떤 점에 신경을 써야 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중장년층을 교육하고, 일자리 매칭하는 곳이 많아졌지만 사실은 개개인의 특성이나 역량을 주목해서 매칭을 하는 게 아니라 기계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는 상담하시는 분이 제일 잘할 수 있는 걸 찾는 것에 집중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일자리가 매칭이 된 후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취업을 한 후에 중장년들이 낯설어하시고 적응에 힘들어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회사도 마찬가지로 중장년이 들어온 것에 대해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 서로가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중장년층 일자리가 많이 늘어났지만 저희는 1~2년짜리 일자리에 가려고 생각하지 마시고 10년 일자리에 가셔야 된다고 말해요. 저희의 목표는 단순한 취업이 아니라 그분들의 경험과 역량이 사회적으로 다시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10년은 일을 하셔야 저희 미션이 달성되는 겁니다. 그래서 그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취업한 후에도 잘 적응하실 수 있게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합니다.

찾아보면 중장년의 일자리, 특히 사회 서비스 분야에서 중장년이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들은 많은데 아직 충분히 발굴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사회공헌과 관련된 일자리를 더 많이 발굴하는 게 중요합니다. 또 중장년들의 아이디어가 직접적으로 더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서 이분들의 경험과 역량이 더 많이 사용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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