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노인의 삶… ‘2020 노인실태조사’ 결과는?

노인이 부양 대상이 아닌 독립적 경제 주체로 변모하고 있다. 6월 7일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3~11월 전국 969개 조사구의 거주 노인 1만9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0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노인 10가구 중 8가구가 자녀와 함께 살지 않고 있었으며,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실태조사는 2008년 노인복지법에 근거가 마련된 후 3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관으로 진행된 지난해 조사에서는 노인의 가족 및 사회관계, 건강·기능상태, 경제상태 및 활동, 여가·사회활동, 생활환경과 가치관 등을 질문해 결과를 도출했다.

경제적 자립성·경제활동 참여율 증가

노인 개인 소득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700만원에서 2017년 1176만원, 2020년에는 1558만원으로 조사됐다. 이중 근로·사업소득, 사적연금소득 등이 크게 향상해 노인의 경제적 자립성이 높아지는 특성을 보였다. 또 노인가구의 96.6%가 부동산을 갖고 있으며, 평균 규모는 2억6182만원으로 조사됐다. 77.8%가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27.1%가 부채를 갖고 있었다. 평균 금융자산은 3212만원, 부채는 1892만원이었다.

노인은 식비 관련 지출에 대한 부담이 46.6%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주거관리비 관련 비용 22.3%, 보건 의료비 10.9% 등의 순이었다. 도시 노인은 식비, 농촌 노인은 주거관리비와 보건의료비에 대한 지출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꾸준히 증가했으며, 특히 65~69세의 경제활동 참여율 증가폭이 컸다. 65세 이상 노인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2017년 30.9%에서 2020년 36.9%로, 65~69세 노인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2017년 42.2%에서 2020년 55.1%로 증가했다. 종사 직종을 보면 농어업 13.5%, 단순 노무직 48.7%, 판매종사자 4.7%, 서비스 근로자 12.2%, 고위 임원직 관리자 8.8% 등의 비율을 보였다.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노인의 41.5%는 주 5일 근무하며, 47.9%는 월 150만원 이상의 근로소득이 있다고 응답했다. 현재 일을 하는 이유로는 생계비 마련이 73.9%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건강 유지 8.3%, 용돈 마련 7.9%, 시간 보내기 3.9% 등의 순이었다. 특히 농촌노인과 독거노인의 경우 생계비 마련을 위한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게 나타났고 고학력일수록, 소득이 많을수록 능력 발휘, 사회 기여 등 비경제적 사유를 위해 일한다는 비율이 높았다.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는 2008년 3.3%, 2017년 6.7%, 2020년 7.9%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현재 참여 노인의 71.9%가 공익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취창업형 사업단 13.5%, 서비스형 사업단 5.9%, 시장형 사업단 5.4%, 재능나눔활동 3.2% 순으로 조사됐다.

건강상태 긍정적 변화…노인 단독가구 증가

자신의 건강상태가 좋다는 응답은 2017년 37.0%에서 2020년 49.3%로 크게 늘었다. 구체적으로는 매우 건강하다 4.5%, 건강한 편이다 44.8%, 그저 그렇다 30.8%, 건강이 나쁜 편이다 17.6%, 건강이 매우 나쁘다 2.3%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우울 증상을 보이는 비율은 2017년 21.1%에서 2020년 13.5%로 감소해 주관적 건강상태의 긍정적 변화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우울 증상을 보이는 남자 노인은 10.9%, 여자 노인은 15.5%이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우울 증상이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개 이상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비율은 84.0%였으며, 평균 1.9개의 만성질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류별 유병률을 보면 고혈압이 56.8%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 당뇨병 24.2%, 고지혈증 17.1%, 골관절염 또는 류머티즘관절염 16.5%, 요통 및 좌골신경통 10.0% 등의 순이었다.

노인 부부가구와 독거가구 등 노인 단독가구가 2008년 66.8%에서 2020년 78.2%로 증가한 반면 자녀동거가구는 2008년 27.6%에서 2020년 20.1%로 감소했다. 자녀와의 동거를 희망하는 비율도 2008년 32.5%에서 2020년 12.8%로 감소해 향후 노인 단독가구의 증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인의 건강, 경제적 안정, 개인생활 향유 등 자립적 요인에 따라 노인 단독가구를 형성했다는 응답은 2017년 32.7%에서 2020년 62.0%로 크게 증가했다. 자녀와 동거하는 노인은 기혼자녀와 동거하는지, 미혼자녀와 동거하는지에 따라 그 이유에 차이를 보였는데, 기혼자녀 동거의 경우 정서적 외로움, 수발 필요성 등 노인의 필요에 의한 경우가 많았다. 반면 미혼자녀 동거의 경우 ‘같이 사는 게 당연하다’는 규범적 이유와 자녀에 대한 가사·경제적 지원 등 자녀의 필요에 의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사회적 관계망은 자녀와의 왕래·연락은 감소하고 가까운 친인척 및 친구·이웃과의 연락은 증가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노인의 사회적 관계망이 점차 가족에서 벗어나 다각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으로 ‘취미·여가’ 1순위

노인의 80.3%는 여가문화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휴식활동이 52.7%로 가장 많았으며, 취미·오락 활동 49.8%, 사회 및 기타 활동 44.4%, 스포츠참여 활동 8.1%, 문화예술참여 활동 5.1% 등의 순이다. 2017년에 비해 휴식활동 비율이 43.5%에서 52.7%로 증가했는데,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외부 활동 감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노인이 이용하는 여가문화시설은 경로당이 28.1%로 가장 높았으며, 노인복지관 9.5%, 사회복지관·장애인복지관·여성회관 등 6.0%, 노인교실 1.8%, 공공 여가문화시설 4.7%, 민간 여가문화시설 0.8%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연령이 많을수록 이용률이 높은 특성을 보였다.

노인이 현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활동은 취미·여가활동이 37.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경제활동 25.4%, 친목활동 19.3%, 종교활동 14.1%, 자원봉사활동 1.7%, 학습활동 0.9% 등의 순이었다.

한편, 노인의 56.4%는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2011년 0.4%와 비교하면 10년 새 스마트폰 보유율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노인의 74.1%는 정보제공서비스가 온라인 중심으로 이루어져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으며, 일상생활 속 교통수단 예매, 키오스크 활용을 통한 식당 주문 등 정보화 기기 이용 시 불편함을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노인이 거주하는 주택의 소유 형태는 자가가 79.8%로 가장 높았고 주거 형태는 아파트 48.4%, 단독주택 35.3%, 연립·다세대주택 15.1%, 기타 1.2% 순으로 조사됐다. 노인의 75.6%가 현재 주거하고 있는 주택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노인의 83.8%는 건강할 때 현재 집에서 거주하기를 원했다. 56.5%는 거동이 불편해져도 재가서비스를 받으며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살기를 희망했고, 31.3%는 노인요양시설 등의 시설을 이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다.

노인 연령 기준 ‘70세 이상’ 의견 다수

노인의 74.1%가 연령 기준을 ‘70세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70~74세가 52.7%, 75~79세 14.9%, 80세 이상 6.5%라고 응답했다.

노인의 20.8%는 대중교통 이용 시 차별을 경험했으며, 16.1%는 식당이나 커피숍, 14.7%는 판매시설 이용, 12.7%는 의료시설 이용 시에도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말기 좋은 죽음(웰다잉)에 대해서는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이라는 생각이 90.6%로 가장 많았으며 신체적·정신적 고통 없는 죽음 90.5%, 스스로 정리하는 임종 89.0%, 가족과 함께 임종을 맞이하는 것 86.9% 등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85.6%는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반대했다. 하지만 자신의 연명의료 중단 결정 의사를 사전에 직접 작성하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등의 실천율은 4.7%에 불과했다. 죽음에 대한 준비는 수의, 묘지, 상조회 등 장례 준비 79.6%, 자기 결정권에 따른 죽음에 대한 준비 27.4%로 주로 장례와 관련된 비율이 높았다. 노인이 희망하는 장례방법은 화장을 선호하는 비율이 67.8%, 매장을 선호하는 비율 11.6%로 나타났으며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응답도 20.6%였다.

한편, 노인의 49.6%는 삶의 전반에 걸쳐서 매우 만족 또는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영역별 만족도를 살펴보면, 건강상태 50.5%, 경제상태 37.4%, 사회·여가·문화활동에 대한 만족도 42.6%이며, 배우자 관계 70.9%, 자녀관계 73.3%, 친구·지역사회와의 관계는 58.9%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상태에 대한 만족도는 2017년 37.1%에서 50.5%로 높아졌으며, 경제상태 만족도는 2017년 28.8%에 비해 37.4%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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