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은 연세대학교 학생
최고은 연세대학교 학생

△ ‘2020 멘토링 수기·영상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으셨는데요. 어떤 공모전이었나요?

멘토링 활동을 홍보하기 위한 공모전으로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 주관한 것이었죠. 저는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인데 2019년부터 멘토링을 해오고 있어서, 저의 경험과 느낀 점을 영상에 담아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계기로 멘토링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멘토링을 위한 나만의 방법 등을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영상 부문에 지원했는데 운 좋게 장려상을 수상했어요.

△ 상을 받으셔서 기쁘셨을 텐데요, 멘토링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나요?

의미 있는 영상도 많았고, 멘토링 분야에서 뛰어나신 분들도 많은데 그분들을 대신해서 받은 것이라 생각해요. 상을 받음으로써 멘토링을 하는 한 학생에서 멘토링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더 책임감을 갖게 되었어요. 앞으로 바빠지면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상을 받게 되어 앞으로 더 꾸준히 하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죠.

△ 멘토링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학에 오면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른이 되면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중요한 일들을 하게 될 거라고 기대했는데, 막상 대학에 오니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는 거예요. 사회에 내던져진 느낌이었고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인터넷에서 우연히 EBS 온라인 멘토링을 알게 되었어요. 교육 혜택을 받기 어려운 교육 취약지역의 학생들이나 군인 자녀들에게 대학생 멘토를 매칭해줌으로써 멘토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인데 취지가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작은 일부터 시작해서 선한 영향력을 키워나가자는 생각에 멘토링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 어떻게 온라인 멘토링을 해주는지 궁금합니다.

시간대가 맞는 멘토와 멘티가 서로 매칭되는데, 주 2회 30~40분씩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어요. 공부를 가르치는 게 어려운 일인데, 먼저 멘티 학생의 수준을 파악하고 수준에 맞는 공부 방식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학습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멘티가 재미를 느끼며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활동도 많이 했습니다. 특히 초등학생, 중학생들은 그 시기에 다져야 하는 기본기를 잘 다져주는 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기본기를 다져주는 데 중점을 두었어요.

△ 멘토링의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유대감을 형성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친화력이 좋은 친구들도 있지만 낯을 가리는 친구들도 있어서 먼저 마음을 열고 경청하는 자세를 갖고, 공부뿐만 아니라 학교생활이라든지, 취미에 관해서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어요. 처음부터 공부를 강조하기보다 좋아하는 것, 심리테스트 등을 같이 하면서 마음을 나누는 데 신경을 많이 썼죠. 언제든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라고 이야기해주고, 성실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그래야 멘티들도 더 많은 자극을 받고 더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을 테니까요.

△ 멘티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마지막 시간에 편지 쓰는 활동으로 멘티 학생들이 수업에 얼마나 만족했는지 점검하는 시간을 가지는데요.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친절하게 알려줘서 고맙다, 고민을 잘 들어줘서 좋았다고 한 학생들이 많아서 학습이나 정서 면에서 제 멘토링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했어요.

△ 멘토로 활동하면서 스스로도 더 성장하거나 변화된 느낌을 받았을 것 같아요.

멘토링을 하면서, 알고 있는 지식을 알려주는 게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알려주는 직업을 가진 모든 선생님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나눠준다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할 수 있었죠. 멘토링 경험을 바탕으로 더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일을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갖게 되었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면서 자존감도 많이 높아진 것 같아요.

△ 기억에 남는 일이나, 기억에 남는 멘티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멘티들 모두 소중하게 생각되고 기억에 남는데요. 한 학기 동안의 멘토와 멘티로 끝나지 않고 SNS 등을 통해 계속 연락하고 안부도 주고받는 관계가 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스승의 날에 고맙다는 문자를 보내준다거나 하면 어린 학생이 멘토 선생님을 챙겨주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감동받게 돼요. 또 자신의 꿈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는 멘티 학생들에게는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고, 계속해서 열정적으로 응원하게 됩니다.

△ 코로나19 시대에 멘토링 활동에도 변화가 생겼을 것 같습니다.

대면으로 하는 오프라인 멘토링은 더 효과적으로 알려줄 수 있고, 유대감도 더 잘 형성될 수 있는데 온라인으로 하다 보면 아쉽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하지만 온라인 멘토링은 시공간의 제약을 덜 받는다는 것이 큰 장점이겠죠. 2019년에는 멘티들과 멘토들이 함께하는 캠프도 열려서 참여할 수 있었어요.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대부분 온라인으로 전환이 되었죠. 그러다 보니 소속감이나 연대감이 아무래도 덜 드는 것 같아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에서는 그런 부분에도 더 신경써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온라인 멘토링 활성화를 위해 개선이 필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대부분의 멘토링 프로그램에서는 서류 전형과 면접 전형 등을 통해 훌륭한 멘토님들을 선발하지만, 전문 교사와 비교하여 입시 정보나 교육 과정에 대한 지식이 대부분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멘토링 초기에 학년별, 과목별 커리큘럼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물론 전문적인 교육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주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초기에 멘토링 커리큘럼을 설정하는 것부터 어려워하는 멘토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 저 역시 멘토링을 처음 시작하게 됐을 때 이 부분이 제일 막막하고 난감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각자의 장소와 시간에서 이루어지는 온라인 멘토링의 특성상 관리가 더욱 어려우므로, 이 점은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멘토와 멘티 간 소통도 중요하지만 멘토링 프로그램 담당자와 멘토 간, 그리고 멘토와멘토 간의 소통 역시 더욱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수 있게끔 인터넷 카페에 글 형식으로 올라오는 공지 및 안내 사항 이외에도 담당자와 멘토 간 활발한 소통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현재 제가 하고 있는 멘토링에서는 멘토들을 팀으로 묶어 매칭해주셨으나 매칭된 이후 팀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보니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입니다. 멘토와 멘티의 관계를 넘어 멘티들 간의 교류도 멘토링 활동을 진행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프라인 만남이 어려운 지금 온라인이나 소규모로라도 그러한 교류 행사가 진행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온라인 멘토링 활성화를 위하여 어떤 관련 ICT 기술이 필요한 것 같은가요?

온라인 멘토링을 3년간 해온 멘토 입장에서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멘토링이지만 마치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멘토링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사이트의 서버가 안정적으로 구축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이전에 했던 온라인 멘토링에서는 일지와 활동 인증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려야 했는데, 사진 용량이 조금만 커져도 아예 올라가지 않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또한 수업 자료, Q&A, 과제 공지방 등 멘토링에 필요한 카테고리 체계가 각 수업별로 확실히 마련되어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4명의 학생들을 가르칠 때가 있었는데, 4명의 학습 일지를 모두 한 곳에 올린다는 점에서 관리가 수월하지 못했고 숙제를 올리거나 수업 자료를 올리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있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오프라인에서 멘토링이 진행된다면 멘티와 멘토가 한 교실을 온전히 빌려 사용하기 어렵겠지만, 온라인은 그러한 공간을 창조해내기 쉬운 공간이라 생각하며, 이러한 온라인의 장점을 200% 살려 멘토와 멘티 간 1:1 수업 공간을 만들기 더욱 쉽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멘토링을 하며 느낀 사회공헌에 대해 한말씀 해주세요.

여러 기업이나 비영리단체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지만, 개개인들도 더 쉽게 사회공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그런 프로그램이나 기회들도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사회공헌활동이라고 하면 거창하거나 어려운 일로 느끼기 쉬운데요. 누구나 일상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통해 참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코로나19 시대의 비대면 상황일수록 소외되는 사람은 더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은 더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기업, 단체, 개인 모두가 사회공헌활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저작권자 © 복지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