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절반은 비혼·비혼동거·무자녀에 동의…1인 가구 증가세 뚜렷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고 개인의 가치관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5월 28일 전국 1만997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0년 가족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5년 이후 5년 만에 진행된 조사 결과를 통해 가구 특성, 가족에 대한 인식과 태도, 가족형성 및 변화, 가족관계, 일과 돌봄, 가족 여가 및 참여, 가족정책에 대한 인식 등을 살펴본다.

우리나라 가족의 평균 가구원 수는 2.3명으로 2015년에 비해 1인 가구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1인 가구는 2015년 21.3%에서 2020년 30.4%로 나타났고 부부와 미혼 자녀로 이루어진 가구 비중은 2020년 31.7%로 2015년 44.2%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가족의 다양한 생활 방식에 대한 수용도는 2015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아졌으며, 특히 20대의 경우 비혼 독신, 비혼 동거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53%, 46.6%로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무자녀에 동의한다는 답변도 52.5%에 달해 향후 가족 형태 및 생애 주기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결혼식을 당사자 중심으로 치르는 것, 장례식을 가족 중심으로 치르는 것에는 10명 중 6명이 동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이 낮을수록 동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으나, 70세 이상도 당사자 중심 결혼에 43.8%, 가족 중심 장례에 48.8%가 동의하고 있어 전통적 개념의 가족에 기반한 가족 의례에 대한 인식이 직계가족이나 당사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비혼 동거 사유 1위는 ‘경제적 이유’

배우자가 있는 응답자의 경우 2.8%가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 비혼 동거 사유로는 ‘경제적인 이유’가 31.0%, ‘결혼 제도나 규범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18.9%, ‘살아 보면서 상대에 대한 확신을 가지려고’ 18.6% 순이었다.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를 살펴보면, 배우자와의 대화 시간, 의사 소통 및 전반적인 만족도는 57%로 2015년 51.2% 대비 5.8%p 높아졌으며, 특히 20대와 30대 젊은 연령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부부의 가사 분담은 ‘시장 보기·식사 준비·청소 등 가사 노동’과 ‘자녀 양육·교육’을 아내가 하는 비율이 각각 70.5%와 57.9%로 높게 나타났지만, 29세 이하는 부부가 똑같이 수행하는 비율이 ‘가사 노동’ 56.4%, ‘자녀 양육 및 교육’은 49.2%로 높아 젊은 연령대를 중심으로 가사와 자녀 양육을 동등하게 분담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유아의 82.3%가 돌봄 기관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어린이집 이용은 61.0%, 유치원은 35.6%였으며, 기관을 이용하지 않는 경우 주 돌봄자는 아이 어머니가 87.4%, 조부모가9.1%라고 답했다. 초등학생의 경우, 방과후 주로 시간을 보내는 곳은 집 42.1%, 학원 37.7% 순으로, 2015년 학원 60.7%, 집 19.0%과 비교해 집에서 지내는 비율이 높아졌다. 또한 응답자의 절반은 영유아, 초등학생 모두 돌봄 서비스가 가장 필요한 시간대가 오후 4~6시라고 답했으며, 초등학생의 경우 오전 7~9시의 돌봄 서비스 수요가 높아, 해당 시간대의 돌봄 서비스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61.1%, 50대 이상 고령층

전체 가구의 4.8%가 ‘신체적·정신적 이유로 장기간 돌봄을 필요로 하는 가족원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가장 어려운 점은 ‘경제적 어려움’ 29.7%, ‘신체적 고단함’ 26.6%, ‘정신적 스트레스’ 26.2% 순으로 조사돼 주 돌봄자의 실질적 돌봄 지원뿐만 아니라 정서적 지원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필요한 가족 지원 서비스로는 ‘노인 돌봄지원’ 23.3%, ‘가족 여가·문화 프로그램 지원’ 14.3%, ‘임신·출산 및 자녀 양육방법 교육·상담 지원’ 9.9% 순이었으며 연령대별로 20~30대는 임신·출산 및 자녀 양육 지원, 40대는 가족 여가·문화 프로그램 지원, 50대 이상은 노인 돌봄 지원 수요가 높았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지원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70.7%가 ‘한부모 가족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이 외에 ‘미혼부·모 가족 지원’ 61.3%, ‘1인 가구 지원’ 49.1%, ‘법률외 혼인에 대한 차별 폐지’ 35.7% 순으로 답했다. 연령이 낮을수록 각 항목에 대한 정책 필요성 동의 정도가 높았다.

한편, 1인 가구 특성으로는 여성이 53%로 남성의 47%보다 많고, 연령별로 70세 이상 26.7%, 60대 19.0%, 50대 15.4%로 50대 이상의 고령층이 전체 1인 가구의 61.1%를 차지했다. 1인 가구의 혼인상태는 미혼 40.2%, 사별 30.1%, 이혼 또는 별거 22.3%, 유배우 7.4%로 나타났다. 1인 가구가 필요로 하는 정책은 ‘주택 안정 지원’이 50.1%로 가장 높았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가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고, 가족형태별 생애 주기를 반영한 지역 기반의 가족 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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