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는 내가 원하면 언제 어디서든 모든 장치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현재의 상황에 맞는 정보를 찾거나 요청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알려주는 초연결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 사회는 최신 정보통신기술과 융합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정보를 시의적절하게 제공하는 개인화된 사회, 정보가 지능을 가진 것처럼 개인 맞춤형의 지능정보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물론 자원봉사 영역에서도 제한된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자원의 적절한 배분을 위해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들이 활용되고 있다. 본고는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 환경에 자원봉사 플랫폼은 어떻게 변화하였고, 향후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논의해 보고자 한다.

△ 자원봉사 플랫폼의 변화

자원봉사는 인류 역사의 시작 때부터 있었다고 한다. 문명이 발전하지 않은 고대에는 생존과 의식주 해결을 위해 공동체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협동적 활동을 그리고 농경사회에는 품앗이, 두레 등 상부상조 문화를 자원봉사의 뿌리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서로 돕는 활동을 위해서 도움 받을 일이 있음을 타인에게 알리는 행위를 하는 의사소통 공간이 필요하며, 이런 공간을 자원봉사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플랫폼의 사전적 해석은 역에서 승객이 열차를 타고 내리기 쉽게 철로 옆으로 지면보다 높여서 설치해 놓은 평평한 장소, 승강장을 뜻한다. 다른 말로 하면 플랫폼은 다른 지역을 방문하려는 승객과 다른 지역에서 오는 승객이 들고나는 곳으로 기차나 버스 등 교통수단과 승객을 연결시키는 지점이다. 따라서 플랫폼은 동일한 목적의 행위, 사물, 혹은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장소로 이해하면 된다.

자원봉사는 봉사자와 봉사수요자가 있어야 하는데 고대의 봉사수요자는 봉사자를 어떻게 모집할 수 있었으며, 봉사자는 수요자를 어떻게 만날 수 있었을까? 이것을 해결하는 곳, 즉 봉사자와 봉사수요자를 연결시켜주는 장소인 자원봉사 플랫폼은 바로 인간들이 공동주거를 해결하는 동굴이었을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우물가, 저잣거리가 서로 필요한 인력을 수소문할 수 있는 플랫폼의 기능을 하였을 것이며, 현대에 와서는 종교단체, 시민단체들이 자원봉사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됐다.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던 때의 자원봉사 플랫폼은 사회복지관, 시설, 시민단체 사무실 등 물리적 공간이었는데 이때 수요자 입장에서는 봉사자를 모집하는 것이 어려웠고, 봉사자 입장에서는 봉사일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아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수요와 공급 불균형, 그리고 특정 봉사수요처에만 집중되는 공급의 치우침 현상이 나타났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자원봉사 플랫폼을 사이버 공간으로 확장시켰고 이를 온라인 자원봉사 플랫폼이라고 일컫는다. 온라인 자원봉사 플랫폼은 봉사를 희망하는 사람과 봉사자를 필요로 하는 수요처를 온라인상에서 연결시켜주는 사이버 공간으로서 앞에서 언급한 자원봉사활동 수요·공급의 불균형, 일부 수요처로의 공급 치우침 문제를 해결하는 등 제한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자원봉사 플랫폼은 봉사자에게 봉사일감에 대한 선택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기 주도적 봉사활동에 따른 활동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한다. 이렇듯 자원봉사 플랫폼은 시대적·사회적·문화적·기술적 변화에 대응하면서 진화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과거 자원봉사 플랫폼은 공공성을 띠는 도구였으나, 이제는 기업의 자원봉사 이니셔티브를 체계적으로 구축, 확장 및 관리할 수 있는 기업 자원봉사 플랫폼을 개발해 상품화하여 필요한 조직에 판매까지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일례로 자원봉사자 관리 소프트웨어인 'InitLive'는 봉사일감과 자원봉사자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기 위해 설계된 일정, 모집 및 의사소통 도구로서 자원봉사 프로그램 관리, 봉사활동 담당자 및 자원봉사자를 관리하는 솔루션으로 비영리 단체와 봉사활동 담당자에게 운영 우수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성공적으로 활동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는 기술 플랫폼이다. 해외의 경우 기업은 이런 상업화된 플랫폼을 도입해 직원들의 자원봉사를 관리하는 등 기업 사회공헌활동에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대면 자원봉사활동은 급격히 감소하였고, 대안으로 온라인 자원봉사가 증가하였다. 온라인 자원봉사는 다양한 웹 사이트 또는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으로 기술, 시간 또는 지식을 기부하는 과정에 부여되는 이름이다. 온라인 자원봉사는 봉사활동이 비대면 혹은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것의 차이만 있을 뿐 별도의 온라인 자원봉사용 플랫폼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본고에서 온라인 자원봉사 플랫폼이란 인터넷 기반의 자원봉사자와 봉사수요처를 연결시켜주는 사이버 마당으로 개념화하고자 한다.

△ 온라인 자원봉사 플랫폼 현황

우리나라 자원봉사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기본 틀을 갖추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체계화된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의 자원봉사활동은 공적 사회복지의 한계를 보완·보충하기 위해 민간 자원을 활용하려는 목적이 컸고, 이를 보여주듯 우리나라 온라인 자원봉사 플랫폼의 시작은 1995년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 구축했던 'VT-Net'이다. 26년이 지난 지금의 온라인 자원봉사 플랫폼은 조직 특성, 봉사활동 영역, 봉사자 연령 등에 따라 세분화되고 다양화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내의 대표적인 공공 온라인 자원봉사 플랫폼은 '1365 자원봉사' 포털이 있으며, 사회복지 영역에 특화된 플랫폼으로는 '사회복지자원봉사인증관리시스템(VMS)', 청소년 봉사자를 위해서는 '청소년활동정보서비스(DoVol)', 시민단체에서 구축·운영하고 있는 플랫폼으로 '두잉두잉', 민간기업에서 운영하는 '위드유(WithU)', '해피빈-자원봉사' 등을 들 수 있다.

1365 자원봉사는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자원봉사 포털사이트로 전국의 자원봉사 정보를 모아 종합적으로 운영하는 가장 큰 자원봉사 플랫폼이다. 사회복지자원봉사인증관리시스템(VMS)은 VT-Net을 모체로 하고 있으며 사회복지 분야에 특화된 자원봉사 플랫폼이다. VMS는 지역사회봉사단이라는 전문봉사단을 운영 중이고 헌혈실적을 연계하는 기능과 SK행복나눔재단, 어린이재단과 연계해 이들 플랫폼에서 생성된 봉사실적을 VMS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청소년활동정보서비스(dovol.youth.go.kr)는 청소년 대상의 봉사활동을 연결시켜주는 플랫폼이다. 두잉두잉(doingdoing.kr)은 비영리단체인 한국자원봉사문화에서 만든 자원봉사 플랫폼으로 개인뿐 아니라 단체 신청도 가능한 그룹형 봉사활동과 자원봉사여행으로 특화된 플랫폼이다. SK텔레콤에서 운영하고 있는 위드유(ttogether.sktelecom.com/withu)는 모바일 자원봉사 플랫폼으로서 봉사자의 현재 위치를 중심으로 주변의 봉사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이며 SK텔레콤의 기술력과 기업이 가진 자원을 사회에 공헌하는 활동으로 구축된 것이다.

자원봉사 역사가 오래된 국외 선진국들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자원봉사 참여율이 높은 영국의 온라인 자원봉사 플랫폼을 예로 살펴보면, 관심, 활동 또는 위치별로 백만 개 이상의 자원봉사 일감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놓은 'Do IT' 플랫폼이 있다. 이것은 영국에서 가장 큰 자원봉사 플랫폼으로 자원봉사 기회, 이벤트 및 캠페인 활동을 홍보하고 기업 및 개인 자원봉사자들이 새로운 수요처에게 다가가고 참여할 수 있는 자체 페이지와 도구 대시보드를 제공한다. 기술을 가진 자원봉사자와 재단 이사를 모집해 시민단체를 지원하는 'Reach Volunteers' 플랫폼(reachvolunteering.org.uk)은 특정 기술을 가진 전문가와 이를 필요로 하는 수요처를 연결하는 도구이다. 'National Business Response Network(businessresponsecovid.org.uk)'는 기업 간 자원봉사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지원이 필요한 기업, 지원을 할 수 있는 기업을 연결시킴으로써 지역사회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지원이 필요한 시민단체와 기술을 가진 기업들을 연결시켜주기도 한다. 최근 코로나19 대유행과 장기화로 온라인 기술을 확장해야 하는 기업이나 시민단체를 위한 플랫폼이기도 'Volunteering Matters(volunteeringmatters.org.uk)' 플랫폼은 기업 자원봉사프로그램을 구축해 기업이 위기에 처해 있는 동안 기술을 제공하고 사업계획 및 프로젝트 관리에서부터 IT, 물류, 언론 및 미디어 지원, 법률자문 등 해당 영역의 서비스를 연결시켜주는 온라인 자원봉사 매칭서비스다. 그 외에도 첫 부모가 되는 임산부를 위한 플랫폼(parents1st.org.uk) 등 다양한 영역의 온라인 자원봉사 플랫폼이 비영리단체를 중심으로 구축·운영되고 있다.

△ 온라인 자원봉사 플랫폼의 조건과 향후 과제

온라인 자원봉사 플랫폼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자원봉사자들이 프로젝트나 관심사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일종의 포럼이나 소통마당이 되어, 함께 일할 기회가 없었을 사람들과 네트워킹하고 연결하는 데 유용한 도구이다. 플랫폼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조건은 자원봉사자가 플랫폼에 등록하고 자원봉사를 시작하는 것은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률은 2019년 91.3%(e-나라지표)이고 미국은 87.3%(세계은행)이다. 미국은 2020년 1분기에만 웹사이트 트래픽의 절반 이상이 휴대전화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또한 모바일을 사용하는 시간의 90%는 앱(App)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앱 사용률에 대한 국내 통계가 없어서 미국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도 미국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뿐만 아니라 바쁜 생활을 할 때 쉽게 액세스할 수 있는 모바일 기술을 선택하고 있다. 최근 들어 마이크로 자원봉사, 즉 소규모 자원봉사가 바쁜 일상에서도 편리한 시간과 장소에서 적은 시간을 할애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확산되고 있다. 마이크로 자원봉사는 어떤 종류의 신청 절차도 필요하지 않고 몇 분 만에 완료할 수 있으며 추가 약속이 없는 자원봉사 기회를 의미한다. 마이크로 자원봉사 기회의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온라인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이처럼 변하고 있는 봉사자들의 행동패턴, 기술사용 패턴, 그들의 니즈 등을 반영한 플랫폼이 아니면 봉사자를 플랫폼 속으로 유인할 수 없다. 어쩌면 SK텔레콤의 위드유는 마이크로 자원봉사자에게 적합한 플랫폼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위드유는 시간 여유가 있는 지금, 스마트폰으로 내가 위치한 곳에서 주변의 봉사일감을 바로 확인해 즉시 봉사활동으로 연결되도록 지원하는 기능을 가진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기술은 젊은 세대의 삶에서 주류가 되어 왔다. 밀레니얼세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친구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Z-세대는 기술의 세계에서 태어났고, Alpha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모바일 기술을 손끝으로 사용했다. 따라서 다음 세대가 자원봉사를 선택하는 방식은 기술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반면, 기술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적응력이 떨어지며 신기술에 대한 반감도 커지기 때문에 자원봉사 플랫폼이 젊은 세대 위주의 기술로만 결정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는 이제 노인이 노인을 위해 봉사하는 시대가 되었다. 점차 경제적·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중장년층의 자원봉사 참여는 늘고 있으므로 이들에게도 쉽게 접근 가능하고 친화적인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한편, 온라인 자원봉사 플랫폼은 자원봉사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봉사수요처와 시민단체, 봉사자를 필요로 하는 조직에도 필요하다. 왜냐하면 봉사수요처가 비전과 사명에 우선순위를 두고 동시에 조직운영을 유지하기 위해 자체 인력만으로 물류, 홍보, 비용 관리, 자금 조달 및 기타 중요한 기능을 제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온라인 자원봉사 플랫폼의 도움으로 그러한 활동에 대해 보다 편안한 모집방법을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 자원봉사 플랫폼은 봉사자와 봉사수요처 양쪽이 선호하는 최상의 조건으로 서로를 매칭시켜 이들이 추구하는 플랫폼 이용 목표를 100% 달성시키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결국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융합한 개인화되고 지능화된 자원봉사 플랫폼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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