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일 대한노인회장

김호일 대한노인회장
김호일 대한노인회장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우리나라의 노인복지가 다른 분야에 비해 낙후되고 열악한 상태”라고 지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인행복부와 같은 노인복지 전담 정부 부처의 신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먼저 대한노인회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바란다.

“대한노인회는 노인의 권익 보호와 복지 증진에 기여하고,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며, 회원 상호 간의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이다. 일제 강점기로부터 광복을 맞은 우리나라는 급격한 사회 변화를 겪게 됐고, 특히 대도시에서는 경로당 수가 급증하게 됐다. 이에 따라 각지의 경로당을 총괄하는 단체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서울을 비롯해 지방 곳곳에 생기기 시작했고, 노인 친목 단체들이 점차 활동을 강화해 나갔다. 그 결과 대한노인회가 1969년 4월 15일 창립될 수 있었고, 1970년 4월 19일 사단법인 허가를 받아 사회단체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오늘에 이르게 됐다. 현재 대한노인회는 서울에 중앙회를 비롯해 16개의 시도 연합회, 245개의 시군구 지회 및 6만7000여 개의 경로당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300만명의 회원이 함께 하고 있다. 이처럼 대한노인회는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노인복지와 노인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국내 최대의 노인단체다.”

지난 10월 제18대 회장으로 취임하셨는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2014년 2월 7일 실시된 제16대 회장 선거에 처음 출마한 이후 두 번을 차점으로 낙선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2전3기만에 당선됐기 때문에 감회가 깊다. 하지만 당선의 영광과 기쁨도 잠시일 뿐 무거운 책임감과 소명감을 느낀다. 우리나라는 현재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국 중 노인 빈곤율 및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노인들이 노후에 대한 경제 대책에 있어서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노인들의 노후를 안정되게, 그리고 행복하게 해드려야겠다고 사명감을 다지게 된다. 노인이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시대적 요구는 비단 우리만의 목표가 아니고 국가와 사회, 그리고 온 국민의 바람일 것이다. 이번에 당선되면서 온 국민과 800만 노인 앞에 겸허한 마음으로 맡은 바 책임과 소명을 다할 것임을 굳게 맹세했다. 한편으로는 정정당당하게 함께 선거를 치른 다른 후보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이제부터는 경쟁의 순간을 접고, 모두 함께 손잡고 대한노인회가 나가야 할 길을 뚜벅뚜벅 열어 가자고 밝혔다. 머지않아 우리 사회는 1000만 노인인구의 시대로 접어들게 될 것이고, 노인 개인적으로는 건강한 백세시대가 열리게 된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며, 어느 위치에 서야 하는가를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한다. 올바른 노인의 길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해결하는데 앞장설 것이다.”

취임 당시 강조한 공약이 있다면?

“취임하면서 △소통하는 대한노인회장 △노인행복부 신설 △대한노인회의 법정단체 승격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먼저, 소통하는 대한노인회장이 돼 무슨 문제가 닥치든 간에 우리 노인 회원은 물론 정부와 사회단체, 그리고 젊은 세대와도 허심탄회하게 논의의 장을 열 생각이다. 그래서 합리적인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함께하며 불합리한 정책에는 단호하고 엄정한 목소리를 낼 것이다. 낮은 자세로 일하며, 대화의 시간이 정례화될 수 있는 자리를 수시로 만들겠다. 두 번째로 노인들은 한강의 기적을 만든 산업역군이지만 그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이제 노인인구가 1000만명을 바라보는 시대에 이르렀다. 노인복지를 전담하는 정부 부처의 신설이 시급하다. ‘노인행복부(가칭)’가 신설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에 꾸준히 건의하여 이를 관철시킬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대한노인회는 사단법인이기 때문에 사업과 예산 등에서 제약이 많다. 「대한노인회법」 마련과 법정단체 승격으로 노인 관련 예산을 확충하고, 관련 활동을 강화시키고자 한다. 특히 노인건강증진센터를 건립하고, 지회장 등 현장 책임자의 업무추진비를 국고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주력할 것이다. 그리고 노인 사회참여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노인 취업과 자원봉사활동 및 여가활동을 증대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금까지 회장 선거에 세 번 도전하면서 당선되셨다. 대한노인회장을 하려던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국회의원 시절 노인복지정책연구회장을 하면서 자연스레 노인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관련 정책을 개발하고 연구할 수 있었다. 그런데 OECD 가입국 중 노인 빈곤율 1위, 노인 자살률 1위라는 지표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 노인의 노후 환경이 아주 열악한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대한노인회장으로서 그간의 정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치권과 교섭을 벌여 노인들의 노후가 안정되고, 노인들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그래서 두 번이나 낙선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각오를 다지며 도전할 수 있었다.”

대한노인회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공약 중 최우선 순위로 내세운 핵심 공약이 바로 대한노인회의 법정단체 승격이다. 대한노인회의 현재 법적 지위는 사단법인이다. 850만에 달하는 노인의 복지를 위한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사단법인이라서 국비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법정단체가 되면 운영비, 인건비 등을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어 대한노인회 사업을 추진하는데 큰 동력을 얻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빨리 법정단체로 승격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 생각한다. 일례로 제대군인 단체인 재향군인회는 「재향군인회법」에, 퇴직 경찰 단체인 경우회도 「대한민국재향경우회법」에 의한 법정단체다. 새마을운동중앙회, 바르게살기운동중앙회도 법정단체다. 따라서 우리나라 최대의 회원단체인 대한노인회가 법정단체로 승격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으리라 본다. 더욱이 현행 관련 법령으로 「대한노인회 지원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 시행규칙이 있기 때문에 이를 「대한노인회법」으로 개정한다면 법정단체로 승격하는데 어려움이 없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19 정국으로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비롯해 시도 연합회 및 시군구 지회 등 지역 현장에서도 어려움이 많을 텐데 현재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코로나19로 인해 경로당이 폐쇄되면서 연합회 및 지회 등 지역 현장에서 이를 대처하는 것에 고충이 많다. 특히 경로당을 자주 찾던 노인들이 집에만 있기 무료하고, 갑갑한 마음에 경로당 근처 공원이나 놀이터에 삼삼오오 무리 지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상태가 되도록 그냥 두는 것보다는 차라리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여 노인들이 경로당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게 하는 것이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경로당이 개방돼 노인들의 활동이 다시 전개될 수 있길 희망한다.”

3선 국회의원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셨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성과나 일화를 소개하자면?

“세 번째 국회의원에 당선되던 해가 2000년도다. 그해 노인인구 비율이 전체 7.2%였는데 이는 UN이 지정한 고령화 사회 진입을 의미했다. 이때 육감적으로 향후 우리나라 노인인구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 내다봤기 때문에 노인복지 문제가 가장 중요한 국정과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야 국회의원 100여 명을 회원으로 하여 국회 노인복지정책연구회를 창립하고 회장으로 활동했다. TV나 라디오 방송에 나가 대담을 하고, 신문이나 잡지에 기고를 하면서 노인문제의 심각성을 밝히고, 노인문제를 국정 현안의 0순위로 끄집어 올리는데 노력했다. 이때에 큰 역할을 한 것 같아 지금까지도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

현재의 노인복지정책 및 제도 등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우리 사회에서 장수가 행복이 아니라 재앙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매우 무겁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임에 반해 노인복지 수준은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영국의 국제노인인권단체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HelpAge International)’이 전 세계 96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노인복지지표(GAWIㆍ2015년 기준)에 따르면, 한국은 100점 만점에서 44점을 받아 60위를 차지했다. 태국이 34위, 베트남이 41위, 필리핀이 50위인 것과 비교해 보면 형편없이 낮다. 이 정도로 우리나라의 노인복지는 다른 분야에 비해 낙후되고 열악한 상태다. 이 때문에 노인행복부와 같은 노인복지 전담 정부 부처의 신설을 주장하는 것이다. 앞으로 국회와 정부가 노인복지에 큰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목표를 꼽자면 무엇인지?

“임기 동안 노인권익 옹호와 복지 향상, 그리고 일자리 창출을 이루는데 힘쓸 계획이다. 무엇보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를 한 가지 꼽는다면, 누차 강조하고 있는 대한노인회의 법정단체 승격이다. 이것이 실현된다면, 일선 현장에서 일하고 계신 대한노인회 16개 시도 연합회장과 245개 시군구 지회장 및 직원들이 의욕을 가지고 노인복지 향상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노인복지가 스웨덴, 노르웨이와 같은 북유럽 복지국가처럼 사회보장제도 확립으로 노인들의 노후가 안정되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노인들에게는 권력이나 돈보다도 친밀한 인간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노인들끼리 서로 편하게 인생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즐기면서 살 수 있도록 노인을 위한 최소한의 복지가 마련돼야 한다. 이러한 노인복지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노인들이 단결하여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래야만 국회나 정부가 노인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다. 부디 노인 모두가 하나가 되고 한목소리를 내게 되기를 간절히 호소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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