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삼성전자, 국민일보가 주관하는 '제30회 새내기사회복지상' 수상자로 선정된 정선영(여·33·사진) 씨는 대전시청소년여자쉼터의 '가장 무서운 선생님'이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삼성전자, 국민일보가 주관하는 '제30회 새내기사회복지상' 수상자로 선정된 정선영(여·33·사진) 씨는 대전시청소년여자쉼터의 '가장 무서운 선생님'이다.

쉼터 청소년들이 잘못을 할 때면 누구보다도 매섭게 꾸짖으며 잘못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물론 그 후에는 청소년들이 다시 기를 펼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해주는 엄마로 돌아온다.

정 씨가 사회복지와 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97년. 직장생활을 하던 중 특수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특수교육보다 더 폭넓게 활동할 수 있겠다 싶어 사회복지로의 발걸음을 내딛었다.

공부를 시작한 후 청소년 쉼터에서 한달간 실습하면서 소외된 청소년들과 인연을 맺게 돼 2002년 정식으로 쉼터에 입사했다.

"소외되고 힘들어하는 청소년을 접하게 된 건 큰 경험이자 재산이었어요. 아이들을 도와주기보다는 아이들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경험하게 됐지요. 아이들에게 무엇인가 나누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정 씨는 쉼터에 입소한 청소년들을 상담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되기 위해 수료한 상담 교육만도 7개나 된다. 가출 후 갈 곳이 없어 쉼터를 찾거나, 학교에서 잘못을 저질러 특별교육이수명령을 받은 아이들이 정 씨의 주된 내담자다.

상담이라고 시간을 정해놓고 일정한 틀 안에서 하는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 자체가 상담이에요. 아이들이 얘기할 수 있는 대상자가 돼주는 것이 중요하죠. 때로는 엄마처럼 지적하고 때로는 친구같이 지내다보면, 저절로 상담이 되곤 해요."

거의 하루종일을 쉼터 아이들과 생활하다보니 정 씨의 희노애락 역시 아이들 중심이다. 아이들이 정 씨의 마음을 알아줄 때가 제일 기쁘지만, 가족도 없고 학교도 없고 다시 일어서려는 의지도 없는 아이들을 대할 때가 가장 막막하다.

"'나를 제일 걱정해주는 사람은 선생님'이라는 말을 들을 때는 더 없이 기쁘죠.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많이 안타깝고 서글픕니다. 가장 지지하고 사랑받아야 할 대상은 가족인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니까요."

정 씨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바로 아이들이다. 쉼터에 입소한 청소년과 동료 교사들과 함께 한 정선영 사회복지사.(사진 오른쪽 아래)
정 씨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바로 아이들이다. 쉼터에 입소한 청소년과 동료 교사들과 함께 한 정선영 사회복지사.(사진 오른쪽 아래)

정 씨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바로 아이들이다. 쉼터에 입소한 청소년과 동료 교사들과 함께 한 정선영 사회복지사.(사진 오른쪽 아래)정 씨가 하는 일은 상담 외에도 많다. 매월 주 1회 거리에 나가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예방상담을 하고, 어려움에 처해있는 아이들을 쉼터로 데려오는 일은 2002년부터 지금까지 매월 한 차례도 빼먹지 않았다. 지금까지 만난 아이들이 2만여명에 상담 건수 1만 5000여건, 정 씨와 상담한 후 학교로 돌아간 아이들도 100명이 넘는다.

이만큼 이뤄낸 성과에 마음 뿌듯해할 만도 한데 정 씨의 대답은 의외다. "자랑할 수 있는 일은 없어요. 결과에 대한 아쉬운 마음이 더 크죠. 조금 더 사랑했더라면, 조금 더 이해하고 알아줬더라면.. 이런 생각들이 매일매일 저를 반성하게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많이 힘들기도 하지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 역시 아이들에게서 얻는다는 정 씨는 앞으로도 새내기다운 열정으로 청소년들을 위해 일하겠다며 자신을 다잡는다.

"힘들지만 잘 버티면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아이들을 보면 저 역시 저절로 힘이 솟아요. 아이들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엄마처럼, 친구처럼, 동반자처럼 다가갈 수 있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습니다."

'상을 받게 되면서 초심을 간직한 새내기의 자세로 일하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해보게 됐다'는 정선영 사회복지사. 정 씨의 모습은 4년 전보다 더 뜨겁고 열정적인 '새내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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