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영 한국종교계사회복지협의회장

 

유화영 한국종교계사회복지협의회장
유화영 한국종교계사회복지협의회장

2020년 한국종교계사회복지협의회장(한종사협)으로 취임한 유화영 회장. 원불교사회복지협의회장, 원광종합사회복지관장까지 겸직하고 있는 그에게 올 한 해는 그 어느 때보다 짧다. 유화영 회장을 만나 한종사협 회장으로 지나온 지난 10개월여의 시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임기 막바지다. 그간의 소회를 말해 달라.

“우리나라 사회복지역사에서 각 종교의 사회복지활동은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면서 많은 역할들을 수행해 왔다. 한국종교계사회복지협의회는 종교계사회복지연합단체이며, 각 종단의 사회복지를 대표하는 분들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항상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조해주셔서 감사드린다.”

협의회의 역할과 주요 사업에 대해 설명해 달라.

“협의회는 11개의 종(교)단이 함께 사회복지현안을 공유해 복지정책을 보완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등 우리나라 사회복지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요사업은 사회복지제도 및 정책제언을 위한 ‘사회복지정책 심포지엄 정책토론회’ 개최와 각 종(교)단 산하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교류 활성화, 지자체와의 복지협력 강화, 사업 발굴 및 연대 사업 등이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요즘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나 사업은 무엇인가.

“협의회는 특정 분야의 사업이 아닌 정부와 지자체 등과 함께 사회복지제도 개선과 정책 활동 등 민관이 상호협력을 통해 문제 해결의 대안을 찾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앞으로도 그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현재 가장 큰 현안과 그에 따른 해결방안은?

“지난해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사회복지시설관리안내 개정안’과 ‘지방세특례법 개정’이 가장 큰 현안이라 할 수 있겠다. 사회복지시설관리안내 개정안의 주요골자는 법인 산하시설 사업자등록(고유번호증)제도, 종사자 직접고용, 공개채용 예외제도 등이다. 이 가운데 사업자등록제도는 시설 보조금 등 예산 관리와 종사자 고용계약을 시설장 중심에서, 법인대표로 변경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다수 시설을 수탁운영하는 법인의 경우 업무 증가가 불가피하고, 수탁시설 또한 시설장의 재량이 축소되는 등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또 지방세특례법 개정에 따른 사회복지법인 15%과세와 관련해서도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가 전달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조정해 나가겠다.”

회장의 임기가 1년인데, 다소 짧은 감이 있다.

“협의회는 이사회가 있고 실행위원들의 모임체가 있는데 소통과 협조가 매우 잘 되고 있다. 그래서 회장의 임기와 상관없이 업무의 지속성이나 현안과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가는 데 크게 어려움이 없는 편이다.”

사회복지에서 종교계의 역할이 크다. 앞으로 종교계의 역할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말해 달라.

“먼저 사회복지제도권내에서의 종교계사회복지는 사회복지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모델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기본가치인 인권존중, 더 나아가 생명과 환경존중, 그리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운영 등이 사회복지현장에서 문화로 정착되고 일반화될 수 있도록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종교계사회복지는 사람의 마음에 관심을 집중해서 본래 고요하고, 지혜로운 우리의 온전한 마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된다. 사람의 마음에 집중해서 본래의 온전한 마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회복된 마음으로 자신과 세상에 은혜와 사랑과 자비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종교가 추구해야할 중요한 복지영역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것이 변하고 있다. 협의회도 종교계도,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우선적으로 정부당국의 코로나19 대응 방침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사회복지와 종교는 대부분 면대면으로 진행이 되는 영역이라서 코로나19로 인해 예전과는 다르게 활동이 다소 위축되고 있다. 꼭 대면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대면서비스를 실시하면서, SNS 등 비대면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특히 복지현장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위기가정 및 대상자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해 다방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다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정서적 접근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돼야 할 것이다.”

기억에 남는 성과나 향후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면?

“특별한 성과보다는, 사회복지법인관리안내 변경에 따른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여러 영역의 사회복지계가 만나 소통의 기회를 갖게 된 것이 기억에 남는다. 다양한 영역의 사회복지관계자들이 공감하고 소통하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회복지법인관리안내 개정안이 사회복지계의 목소리를 담아, 현장에 맞게 합리적으로 수정되기를 바란다. 또한 한종사협은 종교는 다르지만 참석하는 종단들이 열린 마음으로 복지를 위해 함께하고 있다. 한국의 사회복지역사에서 종교계 사회복지 활동이 큰 역할을 해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 중심에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 생각한다.”

일에 대한 회장님의 철학과 소신이 궁금하다.

“어느 분이 ‘일이란,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통로다’라고 했다. 사회복지의 방법은 다양하지만 궁극적으로 사회복지는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일이기에 무척 공감된다. 그리고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면 그 결과는 반드시 은혜로 나타난다고 믿는다. 또 일을 할 때에는 무아봉공(無我奉公)의 자세로 하려고 노력중이다. 무아봉공이란 원불교 정신중의 하나인데 공익을 위해 성심성의를 다한다는 뜻이다. 공공의 행복을 위해 나를 놓고 일한다는 의미로, 많이 부족하지만 노력하고 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일을 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가치 있는 비전과 미션이 있고, 훌륭한 목적과 목표가 있다 할지라도 함께 일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그 일을 이뤄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가치 있는 일일수록 함께하는 사람들이 그 일의 가치를 이해하고, 그것을 위해 스스로 참여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먼저 모범을 보여서 함께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임기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그동안 종교계는 사회복지계에서 정부의 책임과 역할을 많은 부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이, 2021년 7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인 정부의 ‘사회복지법인관리안내’의 개정안을 복지현장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보건복지부와도 논의해왔고, 협의회와 각 종단의 의견을 수렴해 제안서 등으로 전달도 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11월 6일에도 보건복지부와의 간담회가 예정돼 있는데 사회복지법인관리안내가 현장에 맞는 합리적인 내용으로 변경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사회복지인을 포함한 전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 부탁드린다.

“모두가 코로나19로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지혜롭게 극복해왔다. 우리 국민의 저력으로, 이또한 이겨내리라 믿는다. 우리 모두는 귀하고 소중한 존재다.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고, 스스로에게 희망이되면서 다함께 이 힘든 시기를 인내하면 이 또한 언젠가는 극복될 것이다.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고 행복 가득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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