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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사회 변화·위기 속 아동·청소년 사회문제 지원
  • 승인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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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많은 학생들이 긴 시간을 보내는 삶의 공간이며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미래를 준비하는 꿈과 희망의 공간이다. 독일 학교에서 학생 개개인의 고민과 문제를 들어주고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조언해 주는 전문가, ‘학교사회복지사’에 대해 소개한다.

학생 “나 지금 힘든데…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을까?”

교사 “수업과 행정업무로 시간이 없는데 우울증, 따돌림, 학교폭력, 지역사회 연계와 같은 사안에 있어 전문적인 지원을 받을 수 없을까?”

학교사회복지사 “학교 업무를 통해 가정 상황 등으로 우울해하던 ○○에게 힘이 되었다니, 너무 기분 좋은걸! 이 보다 더 보람 있는 일이 또 있을까?”

학교사회복지사가 만능의 마법사처럼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고 학교의 학생복지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독일의 학교사회복지사 사례를 통해 학생의 건전한 정서 발달을 위한 사회복지 프레임의 학교교육 적용에의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

독일 사례의 시사점은 학교사회복지 연구의 이론적 바탕 정립과 사회복지 전문가에 의한 학교복지사업의 실행이다. 학교사회복지의 성공은 전문적 역량을 지닌 사회복지 전문가가 명확한 업무 권한을 가지고 교육 전문가인 교사와 대등한 입장에서 협업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이를 위해 교육복지 전문가 양성, 학교사회복지사 자격과 업무의 체계화, 안정적인 고용 정책이 우선적으로 마련되어야 하겠다.

전일제 학교사회복지 전문가 증원 추세

학교에서의 사회복지 업무는 교육 불평등, 가족형태 변화, 정보화, 빈곤, 따돌림과 같은 사회 변화와 위기 속 학교 공간에서의 아동·청소년 사회문제 지원을 위해 그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교사가 주요 업무인 학급단위 수업과 생활지도라는 교육 영역의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도 사회복지 영역의 업무 지원이 요구된다.

독일에서는 1970년대부터 다양한 형태의 학교교육과 청소년지원 간의 협력이 시도되어 왔다. 1966년 마스가 미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복지 개론서에 ‘개별 지원’을 소개하면서 학교사회복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1971년 아벨스가 ‘사회화 결핍의 대안, 학교사회복지’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학교사회복지라는 용어가 독일에서 통용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 제1회 피사(PISA) 국제학력비교평가에서 독일은 만15세 아동의 학업능력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국 중 중위권에 머물고, 가정배경에 따른 교육격차가 큰 국가라는 부정적인 성적을 받았다. 복지와 교육 강국을 자부해 온 독일은 이러한 피사 쇼크로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아동 지원을 위한 교육복지 강화를 추진하게 되었다. 학교사회복지사는 이후 사회 및 교육 정책의 주요 현안이 되었다.

학교사회복지의 재원은 각 주의 사회복지 및 교육부처와 지방자치단체(Kommune 또는 Kreis)가 공동 분담한다. 따라서 학교사회복지사의 배치는 행·재정을 담당하는 주 사회복지부, 주 교육부와 학교가 위치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이 합의를 통해 결정한다.

칼스루헤 등의 일부 지자체는 모든 학교에 전일제 학교사회복지사를 배치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면서 취약계층 아동·청소년에 대한 사회복지의 필요성은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2020년 7월 자알란트 주 교육부는 모든 초·중등학교에 학교사회복지사를 배치하는 계획을, 니더작센 주 교육부는 학교사회복지사 130명을 증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학교에 전일제 학교사회복지 전문가를 증원하는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학생 외에도 교사·학부모 대상 상담 및 정보 제공

독일에서 사용되는 학교사회복지의 정의는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구체화되는 과정에 있다. 간단히 말해 독일의 학교사회복지는 ‘전일제 근무를 하는 교육복지 전문 인력이 학교에서 교사와 함께 일하는, 학교교육과 청소년 지원의 협업이 가장 긴밀하게 이루어지는 형태’를 의미한다.

학교사회복지사의 업무는 ‘학생의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하게 반응하여, 적시에 교사의 교육 업무를 지원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학생의 개인적, 사회적, 학교적 발달을 지원하는 것’이다.

학교사회복지는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를 포함하는 독일어권 국가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용어이다. 하지만 연구자나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른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베를린 시와 바이에른 주에서는 ‘학교에서의 청소년복지’, 자알란트 주에서는 ‘스쿨워커’, 연방 사회복지부는 ‘학교 관련 청소년복지’, 브라운과 벳첼은 ‘학교에서의 사회복지 교육학적 조치’ 등의 용어를 사용한다.

학교사회복지사의 업무는 △학생의 참여 보장을 통한 사회적 평등 실현(학생의 권리와 요구 실현) △다양성 인정을 통한 차별로부터의 학생 보호(다원주의, 문화적 존중 실천) △중독, 따돌림 등의 학생 개인 또는 학생 간 당면 문제 해결 △학생의 사회성과 개성 발달 △민주시민교육(사회성과 연대 의식 향상) 등을 목표로 한다.

업무의 대상은 주로 학생이지만 교사와 학부모에 대한 상담과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학교사회복지사의 구체적인 업무는 △모든 학생에 대한 개별 상담(개인적, 사회적 문제에 대한 연 1회 상담) △사회 교육학적 그룹 지도(진로지도, 경험적 교육 처방, 사회성 트레이닝, 수업 외 프로젝트, 자발적 참여를 위한 지원 등의 프로그램 운영) △열린 프로그램 제공(대화, 연락, 여가활동 프로그램 주 1회 제공) △학교 회의 참여와 협업(정기·수시 학교회의, 학부모회의 참여) △교외 청소년 지원 단체와의 협업 네트워크 구축(행정기관의 청소년부서, 청소년 지원 단체와의 개인적·기관 차원의 협력 체계 구축 및 관리) 등이 있다.

올해 학교사회복지사 구인광고 사례를 통해 학교사회복지사 자격 요건과 근무 여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4명의 학교사회복지사 구인 광고(Linkedin, 2020, 조회일 2020.07.24.)

가. 공고 주체

라인-네카-크라이즈(Rhein-Neckar-Kreis,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 소재 인구 약 55만명의 지방자치단체)

나. 근무 학교

알베르트-슈바이쳐(Albert-Schweitzer) 학교, 막스-베버(Max-Weber) 학교, 후베르트-슈테른베르크(Hubert-Sternberg) 학교, 루이제-오토-페터스(Louise-Otto-Peters) 학교

다. 주요 업무

- 학생 상담과 위기 상황 발생 시 조정

- 복지 수요를 지닌 학생에 대한 개별 지원

- 학생 그룹 활동 및 프로젝트 활동의 계획과 실행

- 학교 행정가·교사·학부모회와의 협업

라. 지원 요건

- 학교사회복지사 또는 사회교육자 유경험자 또는 1회 이상 직업 경험이 있는 사회복지 분야 전공 디플롬(Diplom, 석박사 통합과정) 또는 학사(Bachelor) 이상 소지자

- 학생 진로지도 또는 학교 관련 업무 경험이 있는 경우 우선

- MS-오피스 활용 능력

- 뛰어난 문제해결 능력, 다양한 지원을 활용하는 사고방식과 실천력, 의사소통 능력

- 높은 팀워크 능력, 자기 주도성, 책임감, 의사결정 능력

- 2급 운전면허 소지자

마. 보수

연방수준 공무직 임금협약 TVöD의 S11B급을 기준으로 경력에 따라 지급

제시된 학교사회복지사 구인광고의 경우 선발의 주체는 지방자치단체 단위의 행정부서이고 선발 대상은 개별 학교의 학교사회복지사이다. 업무는 학생에 대한 개별, 그룹별 상담 및 지도 프로그램 제공과 이를 위한 학교 구성원과의 협업 등이다. 자격은 사회복지 및 사회복지 분야 전공 학사 이상과 직업 경험을 기본으로 한다.

보수는 <표>와 같이 공무직 보수 규정의 특정 급수를 지급하며 경력에 따라 1~6단계로 상향 조정된다.

학교사회복지사 자격·업무 체계화해야

독일 사례의 시사점은 학교에서의 교육복지 업무는 사회복지 역량과 지역 네트워크 이해 등을 갖춘 교육복지 전문가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학교사회복지 업무가 일반 교원에 의해 추진되는 경우가 있다. 2011년 교육복지 업무를 교육부에서 시도사업으로 전환한 이래 각 지역은 다양한 형태의 학교사회 복지를 구현하고 있다.

일선의 교육복지우선지원 사업 매뉴얼에 따르면 일반학교의 경우 교육복지사(구 지역사회교육전문가)가 배정되지 않는다. 부장교사가 교육복지우선지원 사업을 총괄하고, 담당교사는 △집중지원학생의 관리 및 기관 프로그램 참여 현황 파악 △교육복지 프로그램 운영 및 지원 △교육복지통합지원팀 관련 교육취약 학생 개인 성장 지원 △개별 담당자가 추진하는 단위사업 지원의 업무를 하도록 되어있다.

프로그램 운영사례, 각종 서식 등으로 구성된 상세한 매뉴얼은 학교 교육복지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으나 수업과 생활지도를 주로 담당하는 부장교사와 담당교사가 해당 업무를 부수적으로 수행하도록 정하고 있다.

1970년대부터 논의되어 2000년대 이후 정착되기 시작한 독일의 학교사회복지 개념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요 삶의 현장인 학교에 사회복지 분야의 전문 교육을 마친 전일제 사회복지교육자가 상근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학교와 청소년복지를 담당하는 기관이 소통의 창을 갖고 학생, 학부모, 교사의 사회복지 역량 향상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교사와 학교사회복지사는 각자의 영역에서 공동의 목표인 어린이와 청소년의 삶과 발달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한다. 이러한 상호보완적 기능은 ‘동등한 관계에서의 협력’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즉, 교사는 수업과 교육의 직업적 책무를 다하고, 학교사회복지사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사회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기준과 업무 계획 및 방법을 실천하는 것이다.

청소년복지와 학교라는 서로 다른 두 영역이 협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양측 전문가의 ‘동반자적 능력과 준비성’을 최대화 할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하다.

학교에서의 청소년복지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전문 역량을 지닌 교육복지사가 명확한 업무 권한을 가지고 교사와 대등한 입장에서 협업함으로써 학생의 복지와 학교교육력 제고에 실천적으로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학교사회복지에 대한 이론적인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양질의 학교교육복지 인력을 양성하고, 학교사회복지사 자격과 학교에서의 업무를 체계화하며, 국회의 초·중등교육법 관련 조항 신설 등을 통한 안정적인 학교사회복지사 고용정책이 제시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