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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장기요양기관에 맞는 최적의 방역체계 구축해야
  • 승인 20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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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운영자 희생만 강요…‘처벌’ 아닌 현실적 지원 필요

60세 이상 사망자 92%…경계 늦추면 안 돼

그동안 세계적인 감염병 발생 사례를 살펴보면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현재 발병 진행 중인 코로나19 등 약 6년 주기로 신종 전염병이 연속해 발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요양시설과 노인요양원의 사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정확한 집계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사망자의 절반가량이 요양원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5월 7일 0시 기준 사망자는 256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80세 이상이 122명, 60~79세가 114명으로 60세 이상 사망자가 전체의 92%를 차지해 전세계 국가로부터 ‘방역 선진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도 무언가 불길함이 사그라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전문가들이 가을철 코로나 2차 폭발 가능성을 예견하기 때문이다. 가을철 2차 발생을 대비해 요양시설은 기능보강이 절실한 상황이다.

노인요양원·요양병원 감염 시 확산속도 폭발적

노인세대의 특징은 세계적·보편적이므로 경계를 늦추면 안 된다. 현재 우리나라 보건의료계, 국립검역소 및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발열자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열화상 카메라 등을 이용, 사전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도 군포시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3월 19일 신종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했다. 수도권 노인요양원 입소자 중에서는 처음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에는 2018년 상반기 기준 서울 525개, 경기 1675개, 인천 354개 노인요양시설이 운영 중이다.

시설 이용 정원은 서울 1만4889명, 경기 5만3548명, 인천 1만2201명 등 약 8만명과 종사자 약 4만명 등 12만여 명이며, 이들이 코로나19에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비상대책이 필요했다.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노인요양원이나 요양병원 입소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시설내 그 확산속도는 폭발적이다. 무증상 감염자 때문에 그 위험성은 상존한다. 경북의 A 요양원 등 그간의 집단감염사례가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확진 환자가 코호트 격리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도 이 원인이다.

코로나19 치료·예방과 관련해 현재는 백신과 치료제가 조속히 개발되거나 감염되지 않도록 사회적 거리 두기나 마스크 착용 등 스스로 격리하는 방법이 최우선이다. 문제는 지역경제가 파탄 난다는 것이다. 인파로 북적거리던 지역마다 유동인구가 줄어 지역 상권은 빙하기처럼 얼어붙었으며, 이는 추가적으로 연쇄반응을 일으켜 경제주체 모두에게 그 냉기가 전달되고 있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종사자 처우 문제로 코호트 격리 어려워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과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입소자가 많은 노인요양원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지방자치단체 특히 일부 도 단위에서는 자발적 코호트 격리를 권장하고 있다.

그런데 지역마다 온도차가 극명하다. 충남의 한 요양원은 자발적으로 코호트 격리를 시행했다가 3일 만에 중단한 사례가 있고, 경기도가 코로나19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도내 의료·거주시설 1824곳에 대한 예방적 코호트격리를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10여 개 시설만 참여하는 등 괴리감이 너무나 크다.

시설운영자 입장에서는 코호트 격리가 감염 확률을 낮춰 확진자 발생, 사망자 속출 등으로 기관 폐쇄라는 리스크를 줄이는데 사실상 유일한 대책임에도 불구하고 참여율이 낮았다. 이유는 종사자에 대한 처우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

즉, 코호트 격리는 ‘동일집단 격리’로 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모두를 일정기간 시설 내 격리해 외부와 차단하고 감염 위험성을 봉쇄하는 것이다. 그런데 24시간 시설에 기거하면서 휴식을 포기하고 연속적으로 근무하는 것은 종사자에게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이다.

또한 가정을 돌볼 수 없는 입장을 당연시하는 것 역시 결국 시설장에게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의 문제로 남을 것은 명약관화이다. 시설이 노사 대립하는 상태로 정상 운영될 턱이 없으므로, 소위 지자체의 거창한 계획을 현장에서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의 ‘처벌’ 발표도 있었다. 모 지자체장은 3월 19일 브리핑에서 “시설 및 병원의 관리 소홀로 대규모 감염병 확산이 확인되는 경우 책임자에 대한 법적 조치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3월 20일 행정처분과 구상권까지 청구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적정 지원으로 예방 효과를 높이는 게 답이 아닐까? 처벌 압박으로 엄혹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지 그 철학이 궁금해지는 실정이다.

우리는 어르신을 위해 국가와 지자체의 명령과 협조 요청에 적극 동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노사갈등까지 예상되는 상황에서 희생만 강요하고 처벌로 다루는 방식은 가혹한 처사이다.

요양시설 입소자 감염병 안전관리비용 지원해야

이처럼 감염병 충격으로 사회구조의 변화가 발생됐으며 노인장기요양시설도 코로나19로 인한 제도적 장치와 대책이 필요하다. 이에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는 다음과 같이 정부에 제안코자 한다.

감염병 예방법에 노인요양시설이 자발적 코호트 격리 시 적정 보상안을 신설해, 시설이 감염의 진원지라는 낙인으로 정책목표에 후유증을 정부 스스로 남기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해주기 바란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겪어보지 못한 코로나19감염병으로 인한 이후 인간의 생존변화와 장기요양기관의 감염병 발생 변화 및 장기화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생활방역에 필요한 ‘감염관리 용품’ 등 ‘입소자 안전관리비용’ 지원이 요구된다.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해 꼭 필요한 열화상 카메라, 방역소독 장비와 살균제, 자동 손 소독제, 마스크 및 비접촉식 체온계 등 노인요양시설에도 다양한 보건의료용품이 필요하다.

노인장기요양기관은 취약계층 입소 어르신과 요양보호사 등 직원 및 가족의 시설 방문이 잦다. 신종 감염병 예방을 대처하기 위해 상시 열감지 모니터링 체계와 열화상 카메라 설치가 필요하다.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 사전예방 대책은 노인장기요양기관 및 의료시설 등 취약시설 전체로 확산하는 것을 방지함은 물론, 재정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줄이고 의료비 지출의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노인장기요양기관 및 노인복지시설에 맞는 최적의 방역체계 구축과 향후 유사한 감염병 발생 대비 선제적 대응을 위해 정부가 협회의 제안을 적극 검토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