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건강한 자아정체성 형성 돕는 ‘지역사회교육전문가’

김지원 무학중학교 지역사회교육전문가
김지원 무학중학교 지역사회교육전문가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다 우연한 기회로 중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다. 학교현장에서는 사회복지사라는 명칭보다는 지역사회교육전문가로 불린다.

현재는 저소득학생의 교육비, 교육급여 지원 및 각종 학습, 문화체험, 심리정서, 보건복지, 진로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교육복지실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교육복지실은 아이들에게 학교 안 쉼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마자 ‘드르륵’ 문을 열고 몰려와 저마다의 모양으로 모여서 수다도 떨고 잠깐이지만 보드게임도 하고, 필자와 학업 스트레스, 교우관계 고민, 진로에 대한 이야기 등을 나누며 쉬었다 간다.

교육복지실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운영되지만 또 그 안에서 집중지원학생을 선별해 낙인감이 없도록 지원하고 교육복지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매일 아침 조식을 지원받는 아이들은 교육복지실로 등교한다. 감사하게도 한 복지재단에서 진행하는 조식지원사업을 통해 아침식사를 후원받아 매일 새벽 도시락 업체에서 당일에 만든 도시락을 지원받고 있다. 덕분에 아이들은 배를 곯지 않고 든든히 교실로 들어간다. 아침에 출근시간보다 1시간 가까이 일찍 출근해야하지만 든든히 배를 채우고 힘차게 교실로 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분리수거, 음식물쓰레기 등 뒤처리도 힘든 줄 모르고 하게 된다.

지역사회 자원 연계해 다각도로 지원

학교와 가정을 연계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학부모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자녀양육과 교육문제 해결을 돕기 위해 지역사회자원을 활용 및 연계하여 매년 ‘청소년기 부모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부모의 역할, 청소년기 자녀의 이해 및 건강한 대화법, 진로, 인터넷 중독 등과 같은 주제로 진행돼 학부모들의 참여율이 높다.

학교현장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이기에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교사와의 협력이다. 아이들의 교실 안 모습은 알 수 없고 또한 낙인감 없이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교사의 협조는 정말 중요하다. 더욱 효과적으로 돕기 위해 교사에게 자문과 정보를 제공하며 교직원의 교육복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교직원 연수도 진행한다. 교사와 학생이 1:1로 멘토-멘티가 되어 교과학습 외에도 상담 및 진로, 문화체험 등을 함께 하며 학교에 적응하고 서로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돕고 있다.

이 외에도 교내 생활지도부 및 진로진학부, 각 학년부 등과 협력해 다각도로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사례를 발굴할 수도 있고, 긴급지원이 필요한 경우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해 지원하기도 한다.

더 체계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지역 내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동주민센터, 희망복지팀 등 학생 사례에 맞는 전문가를 초대해 사례회의도 개최한다. 회의 후에 지속적인 사례관리를 위해 각 담당자들과 논의해 진행하고 있다. 때문에 지역사회에 있는 사회복지사 및 지역사회기관 전문가와의 협력도 중요하다. 사례를 의뢰하기도 하고 자원을 문의하기도 하며 가정방문을 나갈 때 함께 가기도 한다.

학교부적응 학생들을 위해 적응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가장 먼저 라포형성을 통해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다가올 수 있도록 한다. 학교 안에서 교사들에게 생활지도를 받는 학생들의 답답하고 억눌린 듯한 마음을 헤아려주고 아이들 눈높이에서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관성 있는 ‘좋은 어른’ 되고파

처음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학생들의 문화를 끊임없이 이해하려는 어른, 내가 말하는 것과 함께 하고자 한 것을 지키는 일관성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가정에서 ‘좋은’, ‘건강한’ 어른의 모델을 보지 못한 교육복지집중지원 학생들에게는 더더욱 내가 좋은 어른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 역시 완전하게 성숙한 어른이라고 할 수 없지만 아이들에게 처음 가졌던 마음으로 진심으로 다가가려고 한다.

청소년기라고 하면 여러 가지 공통적으로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질풍노도의 시기, 방황, 불안과 격변의 과도기적인 특성을 거치는 시기이다.

학교 안에서도 많은 일들이 있지만 학교에서 문제라고 명명되는 학생들도 다독여 인정해주고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환경들을 보고, 헤아려주니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들이 보였다.

교사에게 반항하고 적대적인 행동을 보이던 학생들도 칭찬과 인정을 통해 그 안에 강점들이 보석처럼 반짝이며 나타난다. 여전히 자살, 자해, 인터넷 게임 중독 등의 청소년 문제들이 학교 내, 외로 있지만 학교와 지역사회, 가정, 또 그들을 잇는 사회복지사가 협력해 문제 상황으로 더 깊게 들어가지 않도록 학생들을 지원한다. 또한 외부의 자원을 발굴해 여성용품지원, 장학금 지급, 공부방 개선, 멘토 연결, 치과진료 및 상담지원 등이 필요한 학생을 연계해준다.

매일 변화하고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참 뿌듯하고 뭉클하다. 몸도 마음도 훌쩍 자라 졸업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작게 흔들리는 아이들도 있고 크게 흔들리는 아이들도 있지만 누구나 거치는 청소년기를 잘 지나 건강한 자아정체성을 형성 할 수 있도록 가까이에서 돕는 ‘사회복지사 김지원’일 수 있어서 오늘도 참 감사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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