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국회부의장

이주영 국회부의장
이주영 국회부의장

이주영 국회부의장을 만나 국회와 지역구 활동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간의 입법・사법・행정을 두루 섭렵한 다양한 경험과 국회의원으로서의 정치철학, 우리나라 복지 등에 대한 고견을 들어봤다.

먼저 사회복지관계자를 비롯한 복지저널 구독자 여러분께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사회복지현장에서 소외된 국민들을 위하여 항상 애쓰고 계신 사회복지종사자 여러분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복지저널 구독자 여러분과 만나게 되어 매우 반갑습니다. 이제 제법 날씨가 쌀쌀해져 겨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이 되면 우리 서민들에게는 더 힘겨운 상황이 될 텐데요. 어려운 이웃들에게 관심을 갖고 애써주는 여러분들이 있기에 사회는 좀 더 따뜻하고 살만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부의장님 SNS에서 “서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말씀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서민이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민은 넉넉하지 못한 생활을 하는, 주변을 둘러보면 나와 함께 있는 보통의 우리 국민들입니다. 소위 ‘금수저’도 아니고 ‘빽’도 없는 보통의 서민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대한민국이라면, 노력한 만큼 꿈을 이루고 일한 만큼 반대급부를 받으며 부당한 절차에 의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 나라일 것입니다. 그런 나라를 만들려면 자유로운 시장경제가 확립되어 국민들이 자신들의 노력을 보상받을 수 있어야 하고, 법치주의가 확립되어 부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자유한국당은 최근 민부론(民富論)을 발표하여 국민이 잘 사는 나라를 위한 경제대전환 정책방향과 구체적 방안들을 제시했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저를 비롯한 자유한국당은 최선을 다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다양한 위원회 활동을 하셨는데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오랫동안 국회에 몸담으며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 등 여러 상임위를 맡아왔습니다. 국회 상임위의 꽃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국가 살림을 점검하고 계획을 세우는 일도 뜻깊었습니다. 최근의 일련의 사태와 관련하여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위원장 시절의 활동이 요즘 많이 떠오릅니다. 여당과 일부 야당들이 선거법과 사법개혁법 거래라는 야합을 통해 제1야당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패스트트랙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제가 사법개혁특위 위원장 시절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국회는 국민의 위임을 받은 대표들이 모인 곳입니다. 국회의원 한 분 한 분이 국민의 권한을 전달받아 그 뜻을 전달해드리는 헌법기관입니다. 그런데 법에 규정된 심의 기간도 지키지 않고 본 회의에 부의하려 하고, 100석이 넘는 제1야당을 제외하고 나머지 정당끼리 야합하는 것은 국민을 분열시키고 편 나누겠다는 것입니다. 제가 국회부의장에 취임할 때 한 얘기가 있습니다. 우리 국회의 상징인 돔(Dome)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의견들을 하나로 잘 모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각 정당은 이 의미를 잘 새겨서 상호소통하고 우리 국민들이 기대하는 민의의 전당으로서 국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모으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저도 이 과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존재감 있는 국회부의장으로서의 역할로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임기마지막까지 이 다짐을 이룰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입니다.”

요즘 지역복지, 지역공동체 등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부의장께서 지역구 활동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항은 무엇인지요?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노인복지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도시보다 지방으로 갈수록 그런 현상이 심화됩니다. 제가 활동하고 있는 지역도 경남 창원시 마산 합포구로, 어르신들에 대한 복지 문제가 많이 걱정이 됩니다. 이에 현안으로 ‘금강노인종합복지관 증·개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40년 이상 된 석면 건물로 일평균 1500여 명에 달하는 어르신들이 이용하고, 각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노후화와 공간부족으로 많은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두 차례 지진으로 인하여 건물 내·외벽의 갈라짐 현상이 증가하고, 비가 오면 건물 곳곳에 누수가 발생하여 어르신들이 이용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따라서 노후화된 건물에 대한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시설 환경개선을 통한 쾌적한 편의 공간을 조성하여 어르신과 지역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증·개축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복지관과 노인일자리창출센터, 시니어클럽과의 원스톱 체계를 조성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 사업으로 마산 합포구 지역 노인 3만4288명이 혜택을 받게 되며, 고용창출은 간접고용을 포함하여 4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르신들이 더 이상 예전처럼 병원에서 여생을 보내거나 일방적인 지원만 받는 구성원이 아니라, 신체 여건에 적당한 일자리로 보람을 찾고 지역주민들과 공동체 생활을 누리며 사회의 발전을 함께 일궈 나가실 수 있도록 생산적인 복지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요즘 시대에 맞는 복지라고 생각합니다.”

이주영 국회부의장이 2019 세계평화 청소년 리더십 포럼에 참석해 기조 발표후 15개국 청소년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주영 국회부의장이 2019 세계평화 청소년 리더십 포럼에 참석해 기조 발표후 15개국 청소년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입법・사법・행정 등 다양한 경험과 요직을 거치셨는데 현 정부의 복지정책을 평가하고, 우리나라가 복지국가로 가려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말씀해주세요.

“20여 년간 법조계에 종사했고,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으며, 입법부에 오랫동안 몸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입법부·사법부·행정부를 거치며 나라살림과 법체계,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해 배우고많이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저성장·저출산·고령화의 복합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GDP 대비 복지지출 비중이 매년 빠르게 증가되어 최근에는 11% 선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조세부담률이 21%를 넘고 사회보험료 등 국민 부담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유럽이나 북유럽의 복지시스템을 단순 답습할 경우 우리 미래는 일본과 같은 한계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제성장과 함께 가는 지속가능한 복지로 가야 합니다. 또한 증폭되는 계층간·지역간·세대간 갈등의 완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이 지속되면서도 소외된 계층을 돌보고, 정신적인 풍요와 생활의 질적 향상이 이루어지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따라서 경제발전과 복지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며, 저출산·고령화 등 경제사회적 변동 요인에 대하여 능동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공동체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빈곤·노령·질병·실업·장애·재해 등 각종의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인간다운 삶의 질을 제고하는 사회를 만들고, 희생에 상응하는 정당한 보상을 하고, 경쟁이 어려운 계층은 국가의 적극적인 보호를 통하여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는 사회를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각해 보이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지요?

“앞서 언급했듯 우리나라는 현재 지속적인 출산율 하락, 급격한 고령화로 인구절벽 위기에 직면해 있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OECD 최저 수준인 0.98명으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며, 고령화율은 2018년에 14.3%로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들었고, 향후 2026년에는 20.8%로 최단기간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반해 현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수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으나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현재 대통령 직속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기능과 역할 또한 모호해 이 또한 유명무실해보입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정책 수립을 위한 치밀한 분석과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아울러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의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재구성하여 정책방향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국회에서는 관련된 법률적·예산상의 지원을 합리적이고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입니다.”

선진복지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공공분야와 민간분야의 협력이 필요한데 어느 쪽이 주도해 나가는 것이 좋을까요?

“우리나라의 복지는 한국전쟁 이후 외국의 원조를 기초로 선교사, 종교단체 등 민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경제가 발전하면서 정부가 복지분야에 관심을 갖고 제도와 인프라를 갖추기 시작했다고 보입니다. 이유를 불문하고 민간부문의 역할이 컸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유럽의 선진복지국가들을 살펴보면 민간의 역할이 중요해 보입니다. 가장 이상적으로는 민과 관이 상호 협력하고 보완해나가는 상생구조일 것입니다. 민간분야의 창의성과 공공분야의 체계성이 합쳐질 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처우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실정인데 국회 차원에서의 해결방안은 무엇일까요?

“현장 사회복지종사자 여러분들의 처우나 근무환경이 열악하다는 이야기는 다양하게 듣고 있습니다. 2012년에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 제정되었지만 아직도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처우나 근무환경의 눈에 띌만한 개선은 없어 보입니다. 국민의 삶의 질을 책임지고 있는 사회복지종사자의 처우는 당연히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회에서도 사회복지종사자 처우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이나 여러 여건을 정비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나라 복지증진을 위해 묵묵하게 헌신하고 있는 현장의 사회복지종사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서두에도 말씀드렸지만 복지소외계층을 포함한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음지에서 노력하고 계신 전국의 사회복지종사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 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있기에 우리나라의 복지는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의 노력이 우리 사회를 밝고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는 자긍심을 가지시고 국회에서도 여러분들의 노고를 지원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그 노고에 큰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사회복지종사자 여러분, 따뜻하고 행운 가득한 연말연시 맞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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