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장애이해교육 영상자료집을 배부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교실에서 일회성으로 방영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체험학습을 통해 성숙한 시민의식을 몸으로 직접 보여주도록 해야 한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일반학생이 장애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고 장애가 있는 친구와 함께 지내는 학교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전국의 초ㆍ중학교와 장애인복지기관에 장애이해교육 영상자료집을 배부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장애 예방에서부터 통합교육 우수사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상물을 두 개의 DVD에 담은 이 자료집은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에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복지교육'의 밑바탕이 될 것으로 전망돼 기대가 크다.

주택가에 장애인복지시설이 들어서려하면 주민들이 집단행동으로 격렬하게 반대하고 나서는 사태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다. 가혹한 시련 속에서도 굳게 살아가는 장애인은 과보호로 나약해진 우리 청소년들의 반면교사다. 또 시설 자체를 따져보더라도 장애인시설은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초현대식 건물로 주택경관에 결코 해를 끼치지 않는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은 소위 자녀교육에 해롭고,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를 반대하고 있다. 더불어 사는 가치관을 가르치는 '복지교육'의 시급함을 일러준다.

복지교육은 일반시민에게 사회복지에 대해 바른 이해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실천하도록 하는데 그 특색이 있다. 이른바 체험학습(체험활동)을 중시하는 것이다. 일본은 1992년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됨에 따라 지역사회별로 초ㆍ중ㆍ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체험학습을 실시했다. 나가노현 오오마치시에서는 일반학생들이 휠체어와 눈가리개를 하고 거리를 걸으며 지하철역사, 점자블록, 보도턱 등 불편한 부분들을 표시한 '복지지도'를 만들어 시청에 이를 개선해달라고 건의한 결과 시 전체에 걸쳐 편의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한 성과를 이뤄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예는 체험학습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배운 내용을 거리로 나가 직접 체험토록 함은 물론, 학생들이 느끼고 생각한 점을 행정당국에 정책제언까지 하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의 바람이 사회에서 실현되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이 어른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끼도록 해준 것이다. 장애인 당사자들이 거리로 나가 편의시설의 설치를 울부짖고 있지만 흘려버리기 일쑤인 우리의 실정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교육부가 내놓은 장애이해 영상자료집을 교실에서 일회성으로 방영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체험학습을 통해 성숙한 시민의식이 몸에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장애이해 영상자료집 제작을 계기로 '복지교육'이 사회복지 전반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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