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태푸드뱅크 콘퍼런스’ 성료…아시아 결식문제 완화할 것

행사 첫날인 10월 21일 각국의 콘퍼런스 참가자들이 ‘신규 푸드뱅크 육성 프로그램’을 경청하고 있다.
행사 첫날인 10월 21일 각국의 콘퍼런스 참가자들이 ‘신규 푸드뱅크 육성 프로그램’을 경청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 푸드뱅크를 활성화하고 결식문제 해소를 논의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푸드뱅크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10월 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 코리아나호텔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푸드뱅크 도입 및 발전을 위한 ‘2019 아태푸드뱅크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보건복지부와 GFN이 주최하고,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전국푸드뱅크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아시아태평양 국가와의 교류로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결식 등 아시아 빈곤문제 해결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20년 동안 체계적으로 운영해 온 한국의 푸드뱅크모델을 아시아태평양지역과 공유하는 장이었다.

한국푸드뱅크모델 아시아 각국과 공유

행사에는 한국형 푸드뱅크모델 도입에 관심 있는 몽골, 베트남,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등 9개국과 기존에 푸드뱅크 운영 경험이 있는 대만, 싱가포르, 중국, 호주 등 4개국의 기부식품 산업계·학계·관련 정부 부처 전문가가 참여해 푸드뱅크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은 환영사에서 “한국 푸드뱅크는 정부, NGO, 기부기업, 지역사회가 긴밀하게 협력해 큰 성공을 거둔 모델”이라며 “이번 콘퍼런스는 한국형 푸드뱅크 성공 모델을 아시아 각국과 공유해 아시아 지역 결식문제 완화와 기부문화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축사를 통해 “한국의 푸드뱅크는 유엔이 제시한 빈곤퇴치, 영양개선, 건강한 삶 등 지속가능개발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고 강조하고 “한국 정부는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푸드뱅크 사업 수행 경험을 공유하고, 각 국이 국가별 특성에 맞는 푸드뱅크 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콘퍼런스 프로그램은 크게 한국푸드뱅크모델을 중심으로 아태지역 내 신규 푸드뱅크 설립을 지원하여 대상국의 빈곤 완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신규 푸드뱅크 육성 프로그램’과 아태지역 푸드뱅크 운영국가 간 네트워크 강화의 장을 마련하는 ‘아태지역대표단 네트워크 회의’로 나뉘어 진행됐다.

21∼23일까지 3일간 진행된 ‘신규 푸드뱅크 육성 프로그램’에는 뉴질랜드, 대만, 말레이시아, 몽골,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등 총 12개국이 참여했다.

(왼쪽부터) 브리아나 캐세이 푸드뱅크 오스트레일리아 대표가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가브리엘 크리스틴 피딩홍콩 대표, 이브 리 그린푸드뱅크 이사 등과 함께 ‘푸드뱅크 설립자 패널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브리아나 캐세이 푸드뱅크 오스트레일리아 대표가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가브리엘 크리스틴 피딩홍콩 대표, 이브 리 그린푸드뱅크 이사 등과 함께 ‘푸드뱅크 설립자 패널토론’을 하고 있다.

GFN, 3개년 푸드뱅크 육성 프로그램 시작

첫날인 21일 더글라스 오브라이언 GFN 부회장은 ‘GFN 및 신규 푸드뱅크 육성 프로그램 소개’를 진행했다.

그는 “푸드뱅크는 먹을 수 있고 영양이 풍부하지만 판매되지 않아 버려지는 여유식품을 모아 굶주린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지역사회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푸드뱅크가 모집하는 식품은 낭비되는 식품의 1%도 되지 않으며, 낭비되는 식품의 25%를 모집하면 결식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GFN은 ‘굶주림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아문제가 심각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 푸드뱅크를 설립하고자 한다”며 “푸드뱅크 조직 설립 후 역량 강화를 돕고 식품자원조달을 통해 취약계층에 전달하도록 지원해 결식 문제를 완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더글라스 부회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GFN은 동남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푸드뱅크 설립과 규모확대를 촉진하는 3개년 푸드뱅크 육성 프로그램을 공식 출범한다”고 밝히고 “2022년까지 기준 설정 및 계획, 기술 지원 및 후속조치를 통해 ‘GFN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3일 브리아나 캐세이 푸드뱅크오스트레일리아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푸드뱅크 설립자 패널토론에는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가브리엘 크리스틴 피딩홍콩 대표, 이브 리 중국 그린푸드뱅크 이사 등이 참여해 성공적인 푸드뱅크 도입을 위한 다양한 경험담을 이야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가브리엘 대표는 “초기 푸드뱅크 성공을 위해서는 모든 직원들이 멀티태스킹을 해야 한다”며 “직원 개인마다 그에 맞는 역할을 찾아주고 각각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푸드뱅크는 사람을 변화시킨다”며 “자원봉사자, 기부기업, 직원들에게는 기부받은 식품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가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브 리 이사는 “2015년 휴스턴에 초청을 받아 푸드뱅크를 방문하고 그 필요성에 공감해 귀국 후 바로 그린푸드뱅크를 설립했다”며 “초기에는 기부를 많이 받지 못해 식료품을 구매해 제공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빈곤 퇴치, 식량낭비 퇴치라는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중국에는 기업을 위한 식품 안전규정만 있고 푸드뱅크를 위한 규정은 없어 그린푸드뱅크도 일반 NGO처럼 활동하고 있다”며 “앞으로 개척해나가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5년, 10년의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상목 회장은 “푸드뱅크 사업은 홍보, 지역 푸드뱅크·정부기관과의 공조, 효율성 및 사회적 영향력 강화가 중요하다”며 “한국 푸드뱅크 역시 프로그램 질을 높이고 영향력을 높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사회복지협의회의 주요 기능 중 하나가 지역 공동체를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자원봉사자 관리, 사회공헌센터,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푸드뱅크와 연계해 더 밀접한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국가 간 푸드뱅크 네트워크 구축에 힘쓸 것

신규 푸드뱅크 육성 프로그램은 이외에도 계획 단계부터 이용자 서비스 방법, 기부물품 모집 방안 등 3일간 푸드뱅크 운영에 필요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다양한 교육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서울광역푸드뱅크센터를 방문해 푸드뱅크 관리시스템을 둘러보는 시간도 가졌다.

24일과 25일에는 아태지역 푸드뱅크 운영국가 간 네트워크 강화의 장을 마련하는 ‘아태지역대표단 네트워크 회의’가 열렸다. 대만, 싱가포르, 중국, 한국, 호주, 홍콩 등 6개국은 아태지역 푸드뱅크의 미래전략을 기획하고 기부식품 확대 및 푸드뱅크 운영 안정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나눴다.

한편,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전국푸드뱅크는 ‘한국형 푸드뱅크 모델 전파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7월 초 몽골 울란바토르를, 8월 말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관련 정부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한국 푸드뱅크는 민간 기업과 정부 단체의 협력이 우수한 모델로, 국내외에서 체계적이고 독창적인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국푸드뱅크는 몽골·베트남을 시작으로 아시아국가 간 푸드뱅크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번 콘퍼런스를 기반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결식문제를 완화하고 기부문화를 조성하는 데 더욱 힘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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