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을 향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구애가 대단하다.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 의장과 열린우리당은 광역의회 비례대표 2번에 노인을 배정하겠다고 밝힌 것은 물론 '

어르신을 향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구애가 대단하다.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 의장과 열린우리당은 광역의회 비례대표 2번에 노인을 배정하겠다고 밝힌 것은 물론 '효도하는 열린우리당', '효도하는 지방정부'를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정 의장과 열린우리당이 노인들에게 쏟는 정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하는 공약이다.

이 뿐만아니라 정 의장은 틈이 날때마다 노인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월 실버TV 창립 선포식에 참석한 것은 물론 엊그제는 10여명의 의원들을 대거 이끌고 대한노인회를 방문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이러한 자리에서 노인일자리지원센터 예산확보가 자신의 공로임을 은근히 내세우기도 하고,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고, 심지어는 '효도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서약을 하기도 했다.

정 의장과 열린우리당의 이러한 노인정책 다짐은 환영할 만한 어르신 공경의 약속이다. 그러나 썩 개운한 것도 아니다. 정 의장이 이렇게 '노인구애'에 목을 매는 이유가 뻔한 탓이다. 정 의장은 지난 2004년 총선당시 '6,70대 노인은 투표하지 말고 집에서 쉬셔도 된다'는, 이른바 '노인폄하' 발언 파문으로 노인단체에 백배사죄하고 비례대표까지 사퇴한바 있다.

노인과 이렇게 악연을 맺은 그로서는 5·31 지방선거를 앞둔 이 시점에서 '원죄'가 빨리 씻겨지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2004년의 악몽이 되살아나 선거판세를 그르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몸이 달대로 단 정 의장으로서는 비례대표 상위순번 배정, 효도 정당 서약 등 노인들에게 줄 수 있는 선물 보따리를 모두 풀어놓을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더 나아가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그로서는 이번 기회에 노인과의 악연을 말끔이 털어내야 '꿈'을 실현하는데 한발 다가설 수 있다.

이렇듯 앞뒤 사정을 살핀다면 정 의장과 열린우리당의 최근 행보에 진정성이 담겨 있느냐가 문제다. 고령화 문제의 심각성은 선거를 앞두고 반짝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공약이 하필이면 5·31 지방선거를 코 앞에 두고 쏟아져 나오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한편에서는 정 의장과 열린우리당의 행보를 '이벤트'로 폄하하고 있다. 오랫동안 통일부 장관으로 재임한 정 의장은 그렇다치더라도 열린우리당이 노인복지를 위해 그렇게 뚜렷한 정책을 내놓은 기억이 없는 것도 이 같은 시각을 거들어 준다.

정 의장과 열린우리당이 진실로 어르신을 공경하려면 선거철만 아니라 선거가 끝난 후에도 그 마음이 한결같아야 한다. 누가 자신의 부모를 사시사철이 아닌 '한철'에만 공경하는가.
저작권자 © 복지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