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해 서울시복지재단 이사장

김종해 서울시복지재단 이사장
김종해 서울시복지재단 이사장

지난해 11월 취임한 김종해 서울시복지재단 이사장은 “사회복지종사자 모두가 우리나라 복지제도 전반에 관심을 갖고 사회복지 발전에 기여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취임을 축하한다. 소감은?

“얼떨떨하지만 축하해 준 모든 분들께 고맙다. 서울시복지재단은 이사장과 대표이사가 분리돼 있다. 실무권한을 가진 건 아니지만 사회복지분야 선배로서, 서울시 복지현장의 기대나 요구를 전달하고 재단의 발전이나 사업 방향 등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서울시복지재단과의 인연이 궁금한데…?

“재단에서 수행한 연구프로젝트나 재단 사업계획 수립 시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정도다. 망설이기도 했지만 ‘울타리 역할이 필요하다’는 권유에 따라, 교수생활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서울시복지재단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됐다.”

재단의 역할과 그 간의 성과를 말해준다면?

“서울시복지재단은 크게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연구기능’과 ‘사업기능’이다. 서울시 복지정책을 개발하고 평가하며, 서울시가 복지 분야에서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수단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나 민간 사회복지시설에서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사업이나 새로운 시범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사회복지공익법센터, 금융복지센터, 찾동추진지원단, 사회복지기관 컨설팅 지원, 주민주도형 지역복지모델 개발 사업 등이 이러한 예다. 연구 분야에 있어서도 재단의 정책연구결과들은 바로 서울시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 이처럼 재단 설립 이후 15년 동안 연구와 사업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축적해 왔다.”

서울시복지재단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면?

“서울시 사회복지의 장기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현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복지기본선’을 제시했는데, 이제 이를 개정한 ‘2기 기본선’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런 문제를 중심으로 장기적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재단의 새로운 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복지문제를 진단해 달라.

“홍기빈 선생이 <비그포르스, 복지국가와 잠정적 유토피아>에 쓴 것처럼 ‘복지에 대한 합의가 없다’는 것이 근본적 문제다. 복지는 단순한 경제정책이나 사회복지정책의 문제이기 이전에 정치사상의 문제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어떤 성격의 정치공동체인지, 사회 성원들이 공동체에 대해 가지는 의무와 권리는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는 상태다. 때문에 개별 복지정책에 대한 논의에서 서로 다른 대책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 이후 공정과 정의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되고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상태, 어떤 방법이 공정하고 정의로운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다. 이런 차이에 대해 공론화를 거쳐 합의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없었다. 단기간이 아닌, 지속적으로 서로 다른 의견을 이야기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사장의 복지철학은 무엇인가?

“40여 년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강의했지만 여전히 가장 어려운 질문은 ‘사회복지가 무엇인가’이다. 학술적 표현은 아니지만 사석에서는 사회복지를 ‘잘 먹고 잘 사는 것, 또는 잘 살게 해주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냉소적인 말이 될 수도 있지만 ‘잘 산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스키델스키 부자는 저서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에서 현대인의 삶을 ‘소비와 일에 중독된 삶’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좋은 삶’을 위해 사회가 ‘기본재’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좋은 삶’이 어떤 모습인지, ‘기본재’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또 다른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사회복지에도 많은 함의를 줄 수 있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학교에서 주로 사회복지발달사와 사회복지정책을 강의하면서 ‘학생들에게 사회복지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가 항상 고민인데 이런 이야기가 많은 도움이 된다. 우리는 시장경제를 통해 노동소득을 올리고 필요한 것들을 구매하는 방식에 익숙해있는데 사실 사회복지는 시장경제 방식에서 좀 벗어나는 것이기도 하다. 복지철학이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사회복지사들도 다른 방식에 좀 더 관심을 가지기를 기대한다.”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소박하지만 무사히 정년퇴직하는 것이다. 교수로서 정년퇴직하는 비율이 의외로 높지 않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학교에서 학생들과 지내는 것이 가장 편안하다. 이제 3년 여 남았는데 무사히 마치는 게 당면한 꿈이다. ‘좋은 삶’을 살고는 싶은데 이후에 무엇을 할 것인지는 아직 고민 중이다.”

복지저널 독자들에게 신년 덕담을 해 달라.

“올해는 ‘황금돼지해’다. 돼지꿈은 ‘모든 일이 잘 풀리고 행운이 찾아오는 꿈’이고, 특히 황금돼지는 그중에서도 대길에 속한다고 한다. 황금돼지해를 맞아 하고자 하는 일 다 성취하고 삶이 풍요로워 지기를 기원한다. 또한 사회복지계에 종사하는 우리 모두가 각자 맡은 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복지제도 전반에 관심을 가지면서 사회복지 발전에 기여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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