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기관들은 모금을 위해 다양한 기법들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우편발송, 바자회, 특별 이벤트, 모금만찬, 기념품 판매 등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으로 기부금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중에서도 모금에 있어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은 사람들에게 직접 기부를 요청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회복지기관에서는 기관장, 이사, 자원봉사자, 직원들까지 나서서 개인적으로 기부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직접적인 기부요청은 사람에 따라서는 가장 어려운 방법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에게 기부금을 요청하는 것이 결코 편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기부금 요청은 모금의 가장 기초적인 방법이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선거 때(특히 보궐선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투표 참여를 권장하는 만큼의 예산과 시간을 들여 사회복지를 위한 기부요청을 한다면 투표 참여율보다는 훨씬 높은 기부 참여율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낮은 투표율을 기록하면서도 열심히 투표 참여를 권장하는데,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기부금 요청은 훨씬 공익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가장 어려운 직접 기부요청

하지만 사람들과 대면해서 기부금을 요청하는 것은 정말 쑥스러운 일이다. 원래부터 기부금 요청에 익숙한 사람은 거의 없다. 따라서 기부금 요청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만약 당신이 기부금을 요청하는데 전혀 두려움이 없다면 더 이상 이 글을 읽을 필요도 없다. 그 시간에 다른 사람에게 가서 기부금을 요청하는 것이 사회복지 발전에 훨씬 기여하는 일이다.

사람들이 기부금을 요청하면서 두려움을 갖게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돈에 대한 태도에 기인하는 것이 크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돈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느낌은 모두 학습된 것이라는 것이다. 어린 아이 때는 돈을 달라고 하는데 전혀 두려움이 없다. "돈 없다" 혹은 "안 된다"라고 답변을 듣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 그러한 말을 들으면 오히려 더 조르기까지 한다.

그러나 학령기에 접어들고 학년이 높아질수록 우리가 원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요구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게 된다. 더구나 돈을 요구하는 것은 버릇없는 행동이라고 교육받아 학습된다. 특히 사회복지계는 돈과는 관계가 먼 분야로서 돈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터부시 하는 경향이 있다. 돈이 없으면 사회복지사업을 할 수 없는데도 말이다. 돈 외에도 터부시 되는 주제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섹스가 그렇다. 대부분이 성생활을 하면서도 성에 대해 노골적으로 말하는 것은 터부시되어 있다. 이것 역시 학습되어진 문화이다.

돈은 그 자체가 선하거나 악한 것이 아니다. 돈은 도덕적 실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을 터부시하는 경향은 좋은 사람은 돈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돈 터부시하는 경향은 잘못

돈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을 살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그 과정에서 돈이 어떻게 사용되느냐, 어디서 생겼느냐, 얼마나 불평등하게 배분되어 있느냐 등에 따라 도덕적 성질을 갖게 된다. 즉, 돈 자체가 악한 것이 아니라 돈의 취득과 사용 및 배분과정에서 선과 악의 요소가 가미된다.
대부분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선의 요소보다는 악의 요소를 더 많이 갖는 경향이 있다. 돈으로 인해 다양한 사회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돈이 많은 사람에게는 권력이 함께 주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많은 기회가 집중된다. 반면에 돈이 없는 사람들은 대부분 차별에 의해 희생을 당한 집단인 경우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를 개선할 수 있는 힘마저 상실하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으로 인해 돈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보다는 부정적인 태도가 더욱 선한 것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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