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요청의 두려움이 얼마나 있는지 실험해보기 위해 기관에서 돈에 대한 태도나 감정에 대해 정확한 인식을 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돈을 요청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진 것은 아니다. 그동안 살면서 학습되어지거나 태도가 변했기 때문에 두려움을 갖는 것이다.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몇가지 연습을 제언해 보고자 한다.

우선 돈과 관련된 개인적 경험을 함께 논의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어릴 때 부모님께 돈을 달라고 할 때는 어떠했는데, 지금은 어떠한지 혹은 돈과 관련된 어떤 특별한 경험이 있었는지 등을 주제로 너무 무겁지 않게 담소를 나누듯이 서로 얘기해보는 것이다. 돈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기부금을 요청하는데 두려움을 갖는 태도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돈에 대한 태도가 바뀌는데 영향을 주는 말들을 나열해보도록 하면 주로 다음과 같은 말들이 나온다: "돈이 최고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다" "돈이 힘이다" "돈은 가난한 사람을 돕기 위해 버는 것이다" "돈은 가진 사람이 더 가지려 한다" "돈을 쫓지 말고 돈이 나를 쫓아오게 만들어라" 또한 최근 연봉제가 실시되면서 다른 사람의 연봉을 묻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 되고 있다. 돈에 관련되어 사람들이 경험한 내용들을 나열해 보면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사람에 따라 돈에 대한 태도를 매우 다르게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두려움 극복에는 연습 필요

다음으로는 두려움의 일반적 원인에 대해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누군가에게 비교적 큰 금액(최소한 10만원 이상)의 기부금을 요청했다고 가정하고 상대방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반응에 대해 말해보도록 한다. 다음과 같은 응답들이 나올 수 있다: "일언지하에 거절당할 것이다" "큰 소리로 미쳤다고 소리칠 것이다" "나를 때릴지도 모른다" "관계 때문에 마지못해 기부금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다음부터 나를 안 만나줄 것이다" 다음은 기부금을 요청하는 당사자가 갖는 감정에 대해서도 말해 보도록 한다. 그러면 대개 "저 사람은 돈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우리의 우정이 금 갈텐데…" "기부금을 받는 만큼 빚지는 건데…" "우리 기관이 이만한 기부금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나…" "기관에 대해 내가 모르는 것들을 물어보는 건 아닐까?"
이러한 말들을 정리하면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언젠가는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다.

예를 들어 언젠가는 기부금을 요청하는데 단호하게 거절당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항상 일어나는 상황이 아니라 언젠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것이 기부금을 요청할 때마다 일어나는 상황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둘째는 일어날 수는 있지만 잘하면 대응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예를 들어, 내가 모르는 것을 질문하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이 그것이다. 이는 기부금 요청 전에 충분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셋째는 거의 일어나지 않을 상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다. 나를 때리면 어떡하나, 다음부터 안 만나주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 같은 것이다.

불필요한 상상에서 기인

기부금을 요청하는데 두려움을 갖는 것은 말이 전달되는 과정의 두려움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밤에 집에서 큰 소리의 비명을 들었다고 하자. 아마도 즉각적인 반응은 놀라움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가지의 태도가 나올 수 있다. 첫째는 무서워서 침대 밑이나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 비명에 대한 온갖 최악의 비극적인 상황을 상상하면서... 두 번째 태도는 벌떡 일어나서 불을 켜고 원인을 찾을 것이다. 이 경우는 애완견이 사고를 쳤거나 애들이 컴퓨터 게임을 하다 비명을 지르는 것이려니 하고 생각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두려움에 대한 감정은 자신의 상상과 관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기부금을 요청할 때 우리가 두려움 속에 상상하는 온갖 최악의 상황은 현실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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