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수 위원장, “우리나라 역사와 미래를 걱정했던 정치인으로 남고 싶어”

이명수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이명수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Q | 제20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아 축하드린다. 소감은?

“중요한 시기에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직을 맡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보건복지분야의 영역이 점점 더 넓어져 책임의식과 사명감의 무게감이 부담스럽지만 22명의 보건복지위원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 업무에 만전을 기하고, 무엇보다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업무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

Q | 지난 제19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그 당시 간사를 맡게 된 이유는 당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추대된 것으로 기억한다. 보건복지위원회 활동을 통해 보건복지의 중요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고, 당시 김춘진위원장 등 야당의원과 협력해 여러 일을 추진했다. 특히 2015년 38명이 사망해 전국을 공포에 떨게 한 메르스 사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메르스 특위활동을 통해 우리나라 감염병에 대한 대비 및 보완, 메르스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책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Q | 보건복지위원회를 다시 선택한 이유와 평소 관심 있는 분야는?

“19대 보건복지위원회 간사활동을 하면서 보건복지분야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쌓았다고 생각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란 말처럼 모든 국민의 생활의 시작과 끝이 복지로 귀결된다. 그래서 더욱 더 제대로 보건복지 업무를 추진하고 싶어졌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분야가 없지만 그 중에서도 노인, 장애인, 아동 안전, 생명윤리 분야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다.”

Q | 우리나라는 복지국가인가? 우리나라 복지수준은 어떻다고 생각하는지?

“복지국가라는 명확한 기준은 없는 것 같다. 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우리나라는 현재 복지지향국가라고 판단된다. 전 세계가 복지국가를 지향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국정의 우선순위를 복지에 두고 있어 복지국가로 넘어가는 과도기쯤 되는 것 같다. 만약 현재의 저부담 저복지를 개선해서 중부담 중복지로 가게 된다면 우리나라도 머지 않아 복지국가의 반열에 올라서게 될 것이다.”

Q | 문재인케어에 대한 위원장의 생각은?

“문재인케어의 기본적인 정책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동의한다. 다만,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과정과 방식, 여러 가지 범위에 대해서는 이견을 갖고 있다. 정상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정부 및 여·야, 이해당사자간의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한 보완이 필요하다. 현 정부의 복지정책 추진 행태를 보면 너무 조급하게 정책을 추진하는 느낌이 있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인다던가, 국민연금 문제 등 단기간에 빠른 성과를 내려고 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여러 복지정책들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재원조성인데 대부분을 세금에 의존하는 것 같다. 세금은 바로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앞으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여·야의 조정과정을 통해 풀어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Q | 보편적복지는 곧 국민세금 증가로 이어진다. 이에 대한 생각은?

“일반적으로 복지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하고, 그 재원을 조달하는 방법중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 바로 세금에 의존하는 것이다. 그러나 재원을 조성하는 방법과 방식에 대해서는 먼저 국민의 공감대 형성과 사회적인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만약 기업의 법인세를 급격하게 늘린다면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당장 내년도 예산에 국민의 세금부담률이 처음으로 20%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민 부담률을 높이는 것이 과연 적절한 방법인지도 생각해야 하겠지만 복지의 분배방식에 있어서도 보편적인 분배방식이 아닌 선택적인 분배방식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의 복지수준을 감안해 우리 실정에 맞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여야의 다양한 논의를 통한 미래지향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Q | 현재 당면한 복지문제는 무엇이며,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면?

“이제는 복지의 양적인 팽창보다는 질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당장의 현안처리에 급급해 하지 말고 중장기적인 계획수립이 필요하다. 각 분야에 대한 중장기적인 밑그림을 그려 로드맵을 완성하고 이를 통해 현안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국민연금으로 국민들에게 연금을 더 내게 하고 덜 받게 하는 구조에 대해 국민들이 많이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것 같다. 지금은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판단과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낮추거나 보험료 납부요율을 조정한다던지 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또한 새롭게 추진코자하는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서는 이해를 하는 입장이나 결국 기업의 경영참여로 투명성과 독립성 훼손, 부당한 간섭이나 정치성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변질 될 우려가 있어 보인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바람직한 국민연금 모델에 대한 고민을 국정감사나 정기국회를 통해 논의토록 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식품안전, 어린이 안전문제, 원격의료문제 등 현안이 있지만 이해당사자의 종합적인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 나름대로 새로운 접근방식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Q | 현 정부의 포용적 복지정책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포용적 복지의 기본적인 방향성에 대해서는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입장에서 동의하는 측면이 있다. 다만 내용, 속도, 과정, 접근방식에 대해서는 정부와 여·야가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Q | 현 정부의 커뮤니티케어에 대한 위원장의 생각은?

“커뮤니티케어는 일본 등 이미 다른 나라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커뮤니티케어 자체는 시대적으로 필요하다. 다만 복지에 대한 시책들을 정부가 너무 중앙집권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선진국 사례를 보더라도 정부, 공공, 민간, 지역이 조화롭게 복지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중앙정부 중심이 아닌 지역책임제로 변화해야 한다. 시장, 군수 등 지자체장의 가장 큰 이슈가 지역주민의 복지향상이다. 그래서 정부에서 추진하는 커뮤니티케어도 공공과 민간, 지역이 함께 전달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개해야 한다. 커뮤니티케어를 추진하되 공공중심의 전달체계가 아니라 민간이 참여하는 공공과 민간의 조화로운 협력체계를 통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 |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하고 왕성한 입법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의미는 무엇인가?

“국회는 법을 만드는 곳이고 만들어진 법은 바로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제가 국회의원이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며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 공직생활을 할 당시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자 노력했으나 아쉽게도 수많은 벽에 막혀 해결하지 못한 일들이 많았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쉬지 않고 입법 활동을 하고 있다. 국민에게 불합리한 제도를 하나씩 개선하고 새로운제도를 만들어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국회의원으로서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Q | 사회복지종사자의 근무환경이 열악하다. 사회복지종사자 처우 개선에 대한 복안이 있는가?

“사회복지사 처우 및 개선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사회복지사에 대한 인식이나 처우가 바뀌지 않는 것 같다. 말 그대로 열악하다. 사실 다른 직업군과 달리 사회복지종사자들에 대해 봉사나 희생, 윤리적인 처신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직업으로써 다른 직업군들과 같은 시각으로 접근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차원에서도 노력하고 있지만 체감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것 같다. 정부가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 지속적으로 속도를 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사회복지종사자가 행복하고 삶이 안정적이어야 국민들에게도 질 좋은 복지서비스가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역의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이 많은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다. 정부가 사회복지직공무원 수를 늘리고, 일반행정직이 사회복지직을 보완해 업무를 나누어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특별하게 눈에 띄는 실적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일반직 공무원에게 인센티브 등을 제공해서 일반직 공무원이 현장의 복지업무를 함께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복지에 대한 업무는 세분화되고 늘어나는데 정책이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임기 중에 사회복지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해 국회차원의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Q | 우리나라 복지증진과 우리이웃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사회복지종사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달라.

“사회복지종사자 여러분들이 어렵고 힘든 여건 속에서 국민을 위해 묵묵하게 고생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여러분의 헌신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며, 꿋꿋하게 열심히 일한 댓가는 머지 않아 반드시 되돌아 올 거라고 생각한다. 맡은바 위치에서 지금처럼 노력해주면 감사하겠다. 남을 위해서 산다는 것은 정말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에밀리 디킨슨이라는 여류 시인의 시 구절이 생각난다. ‘내가 만일숲속의 할딱거리는 새 한 마리를 따뜻한 둥지로 보낼 수 있다면 내 삶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 내가 만일 불쌍한 사람 어려운 사람 한 사람을 따뜻하게 보호해줄 수 있다면 내 삶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는 구절이다. 우리주위 어려운 사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따뜻하게 도와준다면 사회복지종사자의 삶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보람과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영역이 바로 사회복지라고 생각한다. 앞을 보고 희망의 미래를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다.”

Q | 먼 훗날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두 가지로 기억되고 싶다. 하나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미래를 걱정했던 정치인으로 남고 싶다. 역사문제에 많은 관여를 하고 있다. 간도 문제,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 등 역사적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의 행정이나 정치가 과거와 현재에 함몰되어 있다. 미래에 대한 대비로 중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예를 들어 몇 년 전부터 폭염을 재난으로 인정하자고 주장했지만 정부에서는 이에 대한 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 아쉬울 따름이다. 또 하나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준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19대 때 희귀난치질환 지원에 관련한 법을 만들었다. 복지부에서는 난색을 표했지만 전국 30여 만명의 희귀난치질환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노인과 장애인에 대한 보장구에 대해 개발, 생산, AS를 책임지는 제도를 만들었다. 정치인으로서의 소명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배움이 적고, 지위가 낮은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Q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사회가 현재의 전환기, 과도기적 시점에서 서로 갈등과 대립이 많은 것 같다. 남·녀. 노·사, 중앙·지방 등 이를 해소하기 위해 조화와 상생이 필요하다. 정치나 국가의 출발점이나 귀결점이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 즉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인이 우선 달라져야하고, 정부도 달라져야하며, 더불어 국민도 함께 인식을 같이 해서 참여하고 협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서로 대립각을 세우지 말고 부드럽고 조화롭게 상생하면 복지문제도 그런 틀 속에서 점차 해소되고 발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복지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