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정신보건서비스 대폭 강화할 것

노인의 정신건강은 신체기능 저하 및 상실, 또는 만성질환 발병과 악화 등으로 인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기능을 잃어가면서 영향을 받는다. 온전하지 않은 정신건강은 노인의 신체건강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말콤 정부는 지난 5월 새 예산안 발표에서 약 1억250만 호주달러를 노인 정신보건을 위한 예산으로 편성했다. 이 중 2000만 호주달러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으로 인해 정신·신체적 위기에 직면한 75세 이상 노인을 위해 사용된다. 정신보건 간호사가 주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8250만 호주달러는 주거요양시설에서 정신장애를 진단받은 노인을 위한 서비스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2015년 통계에 의하면 호주 내 전체 자살률은 인구 10만명 당 11.8명 꼴로 매일 평균 7.85명이 자살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에 따른 자살률을  보면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이 75세 이상의 초고령화가 될수록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85세 이상 남성 노인의 자살률은 34.0%로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높아 노인 자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함을 시사한다.

자살 위험요인에는 자살시도 경험, 음주나 약물남용의 과거력 등 여러 가지 요인이 관련있는데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은 노인의 자살 위험을 높이는 중요 요인으로 주목되고 있다.

지역사회 및 요양시설 거주 노인 우울증

2015년 호주 보건복지부 복지보고서에 따르면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노인 인구의 10~15%는 불안이나 우울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노인인구 중 특정 부류의 노인들의 정신건강 상태는 이보다 열악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12년 6월 요양시설에서 거주하고 있는 노인 16만6362명을 대상으로 우울증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조사결과 52%의 응답자가 경증, 중증 또는 심각한 정도의 우울증세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정신장애 관련 비율보다 매우 높은 것으로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노인의 정신건강에 대한 개입의 필요성을 말해준다.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노인의 우울증을 성별에 따라 살펴보면 여성노인이 53%로, 51%인 남성노인 보다 더 많이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국가에 따라 우울증의 차이를 보였는데, 호주에서 출생한 노인(44%) 보다 호주외 다른 나라에서 출생한 노인(49%)이 더 많이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영어를 주 언어로 사용하는 노인(45%)보다 영어 외의 다른 언어를 주 언어로 사용하는 노인(49%)이 더 많이 우울증세를 겪는 것으로 보고됐다.

우울증 유무에 따른 노인의 보조 요구도를 살펴보면 우울증을 겪고 있는 노인(73%)은 그렇지 않은 노인(53%)보다 더 높은 수준의 보조를 필요로 했다. 반면 우울증세가 없는 노인(39%)은 중도와 경도의 보조를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시설 입소 전 노인의 거주지역에 따라서도 우울증의 차이를 보였다. 주요 도시에서 거주하던 노인 중 63%가 우울증세를 경험하는 반면 요양시설입소 전 외진 곳에서 생활했던 노인의 71%가 우울증세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응답자들의 우울증을 요양시설 입소 1년 후 재사정했는데, 입소 당시 우울 증세가 있고 높은 수준의 보조를 요구했던 노인의 67%가 1년 후 비슷한 수준이거나 더 심각한 수준의 우울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소 당시 우울증세가 전혀 없거나 경미했던 노인의 32%는 재사정 당시 우울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의 원인을 단정짓기는 어려우나 요양시설 거주 일부 노인의 우울증이 입소 후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보았을 때, 이들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노인의 우울위험요소와 사회적 고립

일반적으로 우울증을 유발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가족구성원 중 우울증을 겪고 있거나, 자기비판적, 부정적 혹은 완벽주의와 같은 성격상의 특성, 학대 혹은 방임적 인간관계, 심각한 질병 등 신체상의 건강문제 그리고 독립성 상실 등이 있다.

이 중 노인이 우울증을 겪게 되는 원인은 △심장병, 뇌졸중, 알츠하이머 또는 암과 같은 신체건강의 문제발생 △만성적인 고통의 경험 △약복용에 따른 부작용 경험 △독립성의 저하, 실업과 수입 상실, 자기가치감의 저하, 이동성의 상실, 사회적 고립 또는 외로움, 가족 또는 지인과의 사별경험 등에 의한 상실감 △삶의 방식의 변화 등이 제시되고 있다.

2015년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65세 이상의 여성노인 3명 중 한 명, 남성 노인 5명 중 한 명은 홀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노인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 부담을 가중시킨다.

예를 들어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인은 자신의 건강을 보다 부정적으로 인식해 의료서비스를 자주 이용한다. 이들은 의사의 방문진료, 약물 사용, 응급서비스, 외래진료, 입원치료, 요양시설 입원 등 더 많은 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한다.

호주 각 주별 정신보건체계

호주정부는 병원, 지역 특성에 맞는 지역사회 내 정신보건서비스와 거주시설내 정신보건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보험수가, 의약수가, 국방의약수가를 지원한다. 정신보건서비스는 정신과 의사, 임상심리사, 정신보건간호사, 일반의, 사회복지사 등 여러 전문가를 통해 제공된다. 이는 병원입원 또는 시설입소, 병원외래 서비스, 지역정신보건서비스 그리고 전문가와 일반의를 통한 상담서비스 등이 있다.

예를 들어 정신질환과 관련해 전문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경우 클라이언트는 일반의를 통해 진료를 본 후 필요에 따라 정신과의사 또는 임상심리사에게로 의뢰될 수 있으며 국가의료보험인 메디케어 보조를 통해 10회 상담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를 바탕으로 각 주와 자치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정신보건서비스를 제공한다.

빅토리아 주

• 노인사정과 치료서비스 | 지역사회 내 노인을 대상으로 다분야 전문가팀을 통해 사정, 치료, 재활, 사례관리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전문가팀은 의학적 사정과 치료, 심리학적, 행동적, 사회적 기능적 사정과 치료적인 개입을 제공하고 클라이언트와 보호자 그리고 다른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교육을 제공하기도 한다.

• 노인정신보건 너싱홈과 호스텔 | 노인이 인지적, 감정적 혹은 행동적 제약으로 인해 노인요양주거 시설에서 생활하기 어려울 경우 제공되는 서비스로 정신장애를 가진 노인을 위해 장기숙소와 지속적인 사정과 치료, 재활을 제공한다.

• 급성입원서비스 | 정신장애 발병의 급성단계에 있는 노인이 지역사회로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기능을 회복할 때까지 단기 입원을 통해 치료와 관리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노인요양시설 혹은 일반병원 내에 위치해 제공되기도 한다.

남호주

• 커뮤니티 팀 | 다분야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신질환을 겪는 노인을 대상으로 초기 사정과 치료, 보호 계획,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기개입, 장기적인 지지가 필요한 노인을 대상으로 정신건강과 지역사회유지를 위한 서비스 제공, 클라이언트의 지속적인 사회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사회적 통합을 장려하는 목표 설정, 지역사회개발과 조기개입서비스, 주거요양시설로의 파견 서비스를 제공한다.

• 위기개입서비스 | 정신보건선별서비스에 전화로 도움을 요청한 클라이언트 또는 보호자를 대상으로 다분야 전문가 팀이 즉각적으로 7일 동안 개입한다.

• 전환요양서비스 | 정신장애를 가진 노인이 집과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보조하기 위해 클라이언트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연결한다. 회복위주 재활체제를 기반으로 클라이언트 욕구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시의적절하게 제공하는데 초점을 둔다. 클라이언트가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조기 입원하는 것을 지양하고, 조기 퇴원계획, 거주지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를 보장하며 개인의 심리사회적 회복을 목표로 한다. 이외에 집안일 보조, 개인 위생관리, 사회적 지지, 이동수단 제공 등의 보조활동을 제공한다.

퀸즐랜드 주

50세 이상 원주민이나 65세 이상의 비원주민이 정신장애 증세를 보이거나 치매, 우울 그리고 심각한 인지장애나 여러 질환을 복합적으로 겪고 있는 경우 제공된다. 다른 주와 마찬가지로 이 서비스는 클라이언트와 보호자, 건강관련 전문가를 위한 질병과 관련된 증상과 치료, 사정과 관리, 약물과 심리사회적 문제에 대해 교육을 제공한다.

타즈매니아 주

55세 이상의 원주민과 65세 이상의 비원주민 중 주요 정신질환과 정신의학적 증상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개인과 가족을 위한 정보제공, 상담, 치료와 가정방문, 다른 서비스제공자로의 연계, 지역사회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교육 등을 제공한다.

뉴사우스웨일즈 주

특화된 지역사회 중심 서비스와 급성입원서비스, 노인요양서비스 제공자와 파트너십을 통한 주거 서비스가 있다. 특화된 지역사회 중심 서비스는 노인 정신보건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서비스로 정신건강 사정과 치료 계획, 사례관리를 제공하고 필요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서비스 제공자와의 연계를 도모한다.

주거서비스는 장애로 인해 독립기능을 상실한 노인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장기요양서비스다. 서비스 치료 목적은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노인이 노화로 겪는 기능적 상실이나 악화를 방지하고 장애를 감소시키는데 있다. 뉴사우스웨일즈에서는 주거요양시설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정부기관과 협약해 치매나 정신질환을 겪는 노인을 대상으로 이들의 욕구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모델개발에 착수했다. 이 모델은 주거시설서비스 제공자가 특수치료 부서를 마련해 주거시설 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노인요양 사정팀과 노인요양서비스팀으로 구성된 정신보건 전문팀이 상담과 사례관리를 지원하며, 노인주거요양 시설이나 지역사회 요양으로의 원활한 전환을 추구한다.

북부 자치구

치매, 우울, 불안, 기분장애, 정신분열 등을 겪고 있는 50세 이상의 원주민과 60세 이상의 비원주민을 대상으로 조기 개입서비스, 사정, 사례관리를 제공하고 서비스 제공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제공한다. 또한 샤워기 설치, 이동이 수월하도록 돕는 경사로 설치 등 노인이 집안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장비를 대여하거나 생활환경개선 지원을 해주기도 한다.

호주 수도 특별자치구

365일 전화상담을 통해 정신질환을 사정하고 분류하여 적절한 서비스 제공자와 연계한다. 이외 다른 주와 마찬가지로 급성입원치료, 단기입원치료, 지역사회 주거, 비주거 서비스 등이 운영된다. 호주수도 특별자치구는 정신질환이 발병한 사람들의 재발을 방지하고 지역사회로의 복귀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지역사회 심리사회적 지지를 강화하는 프로그램에 초점을 두고 있다.

서호주

정실질환을 겪는 65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정신과의사, 간호사, 직업치료사, 재활, 임상심리, 사회복지, 물리치료, 언어치료, 발병학, 영양학 전문가가 팀을 이루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간중심적 접근과 회복에 중점을 두고 운영되며, 제공되는 서비스는 앞서 언급한 다른 주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와 유사하다.

지금까지 호주 노인의 자살률과 우울증에 초점을 맞춘 정신장애 유병률 그리고 각 주와 자치구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정신보건서비스 등을 소개했다.

노년기 정신건강은 증가하는 자살률과 깊은 연관이 있고,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신체·정신적 건강상태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럼에도 노인이 겪는 정신장애 증상은 노화로 기인하는 기능상실로 여겨져 조기사정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특히 주거요양시설에서 거주하는 노인의 우울증은 그 유병률이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노인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말콤 정부가 노인의 정신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예산을 책정한만큼 노인 정신보건서비스가 확대, 향상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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