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네트워크 한·일 철도사랑캠프…일본 돗토리현 일대 관광

캠프 참여자들이 일본 요나고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캠프 참여자들이 일본 요나고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멘토-멘티 철도사랑캠프 오신 분~ 멀미약 받아가세요~!”

동해항국제여객터미널. 전국에서 선발된 30여 명의 멘토-멘티들이 뜨거운 햇살을 뚫고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참가자들은 ‘2018 멘토-멘티 한·일 철도사랑캠프’ 신청자 중 최종 선발자들이다. 멘토-멘티철도사랑캠프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한국철도공사 경북본부가 함께 진행하는 멘토링 사업으로, 2015년부터 4년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국내를 벗어나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글로벌 캠프로 기획해, 신청자들이 대거 몰리기도 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모인 32명의 멘토-멘티들. 전국 각지에서 철도를 이용해 동해항에 이르기까지, 그 여정이 만만치 않았을 법도 한데 그 누구의 얼굴에서도 피곤한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혹시 늦을까봐 새벽 4시부터 부지런을 떨었다는 참가자, 설레서 밤잠을 설쳤다는 참가자, ‘배가 안전할까?’ 고민하느라 며칠을 걱정했다는 참가자…. 그렇게 피로와 설렘이 가득한 3박4일간의 여정이 시작됐다.

오후 5시 30분, 드디어 출항. 출항과 동시에 시작된 식사시간 또다시 한자리에 모인 멘토-멘티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만큼, 아직은 서로 낯설고 어색하기만 했다. 그리고 피곤하고 신기했다.

빛의 속도로 식사를 마친 멘토-멘티들은 제각각 크루즈 구경에 나섰다. 매점, 호프집, 노래방, 나이트클럽(?), 면세점 등 있을 건 다 있지만 생각보다 작은 규모에 실망할 즈음 맞이한 저녁노을. “우와! 대박!” “이거, 실화임?” 배 갑판대 위에서 바라보는 저녁노을을 표현할 수 있는, 최선의 그리고 짧지만 가장 적합한 표현이었다.

배 갑판대 위 ‘저녁노을’에 ‘탄성’

둘째 날 아침 9시. 드디어 일본 돗토리현이 있는 사카이미나토항에 도착했다. 일본에서의 첫 일정은 미즈키시게루 로드 방문. 미즈키시게루는 일본 요괴만화의 거장이다. 그의 고향인 돗토리현 사카이미나토시에 ‘미즈키시게루 로드’를 만들고, 만화에 등장하는 요괴 동상을 거리 곳곳에 설치하며 관광명소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주어진 자유시간은 고작 40분. 끝도 없이 펼쳐진 거리를 40분 동안 눈에 담아야 한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먼저 앞장서 나가기 시작했다.

멘티의 대부분이 중·고등학생인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한적한 거리에 요괴동상들과 인증샷을 남기며 일본에서의 첫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그리고 이어진 여정은 돗토리사구 체험. 멘토-멘 티는 돗토리사구를 가기 위해 ‘요괴열차’에 몸을 실었다.

“쌤! 저희도 사진 좀 찍어주세요.” “우리, 이 요괴랑 사진 찍고 싶어요.” 열차 실내외 모두가 요괴그림으로 랩핑 돼있어 열차를 타고 가는 중에서 여기저기 셔터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여행 셋째 날이자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 아쉬움이 가득한 멘토-멘티들은 마지막 추억을 담기 위해 어느때보다 적극적으로 발빠르게 움직였다.

‘코난 박물관’. 돗토리현에서 꼭 들러봐야 할 곳 중에 하나가 바로 ‘코난 박물관’이다. 이미 만화로도 너무 유명한 ‘코난’의 모든 것이 있는 곳. ‘탐정’이라는 주인공의 직업을 십분 활용해 스무고개 퀴즈를 풀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코난의 여자친구가 누구였더라?” “코난이 초등학생처럼 작아졌던 때가 몇 살때였지?”

저마다 코난의 숙제를 풀기위해 한손엔 펜을, 또다른 한손에 질문지를 가지고 다니며, 해답을 찾아내는 모습이 마치, 한국의 코난을 방불케했다.

그리고 찾아간 곳은 포겔파크. 포겔파크는 한국의 식물원과 조류공원을 합해놓은 듯한 관광지였다. 특히 직접 새를 조련하고 모이를 줄 수 있는 체험공간이 역시나 인기였다.

이렇게 짧지만 강렬한 일본에서의 일정이 마무리되고, 그들은 또다시 기나긴 귀환의 대장정에 올라섰다.

'누가누가 높이 뛰나' 돗토리사구에 도착한 멘토-멘티가 높이뛰기 포즈로 추억을 남기고 있다.
'누가누가 높이 뛰나' 돗토리사구에 도착한 멘토-멘티가 높이뛰기 포즈로 추억을 남기고 있다.

“멘토-멘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으로 남아”

일본에서의 1박2일. 참여자들은 ‘빠듯하지만 어느 때보다 알차고 의미 있는 캠프였다’고 했다.

아동시설에 생활하는 멘티와 함께 참여한 멘토 안진신 씨는 “매일 시설안에서만 보다가 이렇게 밖으로 나와, 그것도 단둘이 여행을 하면서 서로 조금씩 더 알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멘티와 함께 할 수 있는 이런 꺼리들이 좀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씨의 멘티 최모군(중3)도 “선생님이랑 시설 안에서는 개인적인 얘기 할 시간도 거의 없었는데, 둘밖에 없으니 어쩔수 없이 얘기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예전보다 조금 더 편해진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참여 멘토는 “멘티가 공무원 시험을 앞두고 있어 많이 예민한 시기라, 기분전환을 위해 캠프에 신청했는데 감사하게 참여할 기회가 주어졌다”면서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것도 경험하고, 새로운 사람도 만나면서 한결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했다.

이번 캠프에 참여한 멘티-멘토 모두 또다른 자리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3박4일간의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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