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선진 재활치료·전문인력양성 ‘선도’

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은 유아부터 노인까지 모든 발달단계에 스누젤렌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은 유아부터 노인까지 모든 발달단계에 스누젤렌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스누젤렌을 아시나요?

1997년 국내 최초로 ‘스누젤렌’을 도입, 장애인 재활치료에 한 페이지를 장식한 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곽재복).

올해로 개관 35년째를 맞고 있는 시립장애인복지관은 명실공히 장애인 재활서비스 선두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장애인 재활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한 끊임없는 프로그램 개발과 그에 따른 전문 인력양성을 위한 노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특히 스누젤렌 프로그램 도입이 한몫했다. 스누젤렌(SNOEZELEN) 은 영어 동사 ‘선잠(snooze)’과 ‘꾸벅꾸벅 졸다(doze)’가 합성된 상상의 단어다. 1970년대 네덜란드의 중증장애인을 위한 시설에서 장애인의 여가활동으로 시작해 1980년대 중반 독일 훔볼트대학교 재활학과 교수이자 현재 독일 국제스누젤렌협회 이사 크리스타 메르텐스 교수가 스누젤렌 기법을 개발·발전시키면서 보다 체계화됐다.

‘스누젤렌’은 편안함을 유도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누젤렌은 특별히 제작된 방에서 다양한 빛과 소리, 향기, 그리고 음악을 사용해 인간의 지각영역을 자극한다. 스누젤렌 전문교육을 이수한 전문가가 대상자에 따라 자극을 선택하고 조절함으로써, 가능한 최상의 편안함과 이완,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시립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스누젤렌을 통해 대상자들은 생리적으로 호흡과 맥박이 안정되고 차분해지며, 주의력이 높아져 활동에 대한 자발성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행동변화에서 자기자극행동이나 문제행동이 감소하고, 신체적으로는 심박동수, 신체각성도, 근긴장도, 통증이 감소하는 등의 안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 정서상태의 불안 감소 및 집중력 증가 등의 심리적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이야기다.

스누젤렌, 편안함으로 심리·신체적 변화 유도

현재 복지관은 중증 중복장애아동을 대상으로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등을 통한 다양한 감각 경험과 신체적, 심리적 안정을 위한 스누젤렌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또한 △뇌병변장애아동 대상의 학교생활 △여가활동 참여를 위한 신체협응 △감각 경험 △사회성향상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스누젤렌 △성인 중도장애인 대상 스트레스 해소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 향상 및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스누젤렌 △장애아동 부모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제공하는 스누젤렌 등 다양한 스누젤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복지관 관계자는 “초등학교 입학 후 새롭게 변화된 환경으로 불안이 높아진 자폐 스펙트럼 장애아동이 스누젤렌 프로그램 후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학교생활 부적응 행동이 감소되는 사례가 있다”면서 “스누젤렌은 유아에서 노인까지 모든 발달단계에서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스누젤렌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차례의 고비도 넘겨야했다.

그는 “스누젤렌의 성공은 스누젤렌실, 대상자, 전문가라는 삼박자가 들어맞아야 한다”면서 “그러나 도입초기에는 국외 문헌에 의존해 조사와 학습 후적용을 하다 보니 책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에 대한 한계에 많이 부딪혔다”고 회상했다.

이후 2010년 국제스누젤렌협회와 국제협약을 통해 복지관에서 스누젤렌 재활전문요원교육을 개최하면서부터 스누젤렌에 대한 명확한 지식과 기술을 갖춘 전문가가 양성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매년 정기적으로 교육을 진행하면서 최신 정보와 국제적 이슈에 대해 접할 수 있는 공식적인 통로가 마련돼 프로그램 시행착오가 줄어들게 됐다.

여전히 숙제도 남아 있다. 스누젤렌실에서 사용하는 기기와 소도구가 전부 수입되고 있기 때문에 고장에 대한 수리 등 기기의 설치와 관리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는 것.

복지관 관계자는 또한 “스누젤렌은 치료와 재활, 심리, 교육, 간호 등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공과 스누젤렌을 융합해, 이에 대한 효과를 검증하고 알리는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요구된다”고 했다.

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전경
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전경

“치료, 재활, 심리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관심 필요”

시립장애인복지관은 재활서비스의 질적향상 및 전문가 양성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84년부터 국외의 선진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시작해 재활전문요원교육, 수중재활운동, 보이타 치료, 감각통합치료, 심리운동, 스누젤렌, 부모교육 등 다양한 재활 영역에서 국내 워크숍 및 국제 세미나, 전문가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1997년 선천적 장애 및 후천적으로 발생되는 만성질환과 사고 후유증 등으로 인한 신체적·사회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재활을 돕기 위해 선진 수중요법을 도입, 국내 최초의 서울수중재활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복지관은 관계자는 “앞으로도 여러 재활 영역에서 유아와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용자에 대한 치료와 재활을 도울 수 있도록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장애인과 가족들이 양적·질적으로 더나은 재활프로그램을 접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더 많은 스누젤렌 전문가를 양성해 스누젤렌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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