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개인으로부터의 모금전략을 개발함으로써, 사회복지기관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정부나 재단의 보조금에 종속되기 보다는 많은 자율성을 얻을 수 있다. 특히 공동모금회를 포함한 대부분의 재단에서는 지원금의 성공적 사용이 차후 모금이나 재단의 이미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존에 잘 알려진 기관에 지원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생각을 갖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기존에 유명세를 얻지 못한 기관들은 사업제안서 심사에서 번번이 탈락되곤 한다. 따라서 사업제안서 제출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는 것보다 기념품의 판매 등을 통해 많은 개미군단 후원자를 확보하는 것이 훨씬 쉽고 유익한 경우가 있다.

또 다른 연계망 형성 기회이다

넷째, 홍보와 옹호의 기회가 된다. 예를 들어,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티셔츠를 제작하여 판매한다면 그 자체가 기관의 홍보 기회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그 티셔츠를 입을수록 널리 알려질 수 있고, 아동학대 예방에 대한 사회적 지지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아름다운 디자인과 함께 제작되었을 경우, 일반 대중매체 기자들의 눈에 띄어 무료 홍보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된다.

다섯째, 모금의 또 다른 노하우를 축적하는 기회가 된다. 기념품의 판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장조사, 광고, 판촉, 회계, 고객서비스 등 평소 비영리조직이 사회복지기관에서 경험하지 못한 영리조직의 다양한 기술들을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기술들은 한번 축적하면 사회복지기관의 모금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발할 수 있게 만든다. 기념품 판매를 통해 형성된 새로운 인맥과 연계망은 기존 사회복지기관에서 서비스 제공을 위해 형성했던 연줄과는 상이한 것이 많아서 그만큼 많은 연계망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기념품 판매는 여전히 문제점과 함정이 있다. 첫째는 과중한 업무 부담이다. 대부분의 사회복지기관에서는 기존의 업무만도 과부하가 걸려있는 상황에서, 기념품을 제작해서 판매하는 일련의 과정은 적지 않은 업무가 추가되는 부담이 있다. 이 업무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인력들은 사회복지 일을 하는 것인지 상업적 영업을 하는 것인지 혼동을 일으키거나 회의를 가질 수도 있다. 따라서 담당자의 소진이나 과부하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둘째, 사명의 소실현상이다. 사회복지기관의 본래 사명은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사회복지기관의 유지 운영을 위해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된다면 본말이 뒤바뀌는 결과를 낳고 만다. 실제로 많은 비영리조직들은 정부나 재단이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다가 회의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마치 정부나 재단의 일을 대행해주는 하수인이 아닌가 하는 회의감이다. 기념품 판매를 통한 재원 확보 과정에서도 사회복지사업 본래의 사명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셋째는 선불비용이 드는 문제이다. 사업이란 선불 투자가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다. 초기 자본투자 없이는 이윤을 남기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 사업에 지원해줄 투자자를 찾아야 하는데, 이는 또 다른 일이 되고 성공 확률도 그렇게 높지 않다. 사회복지기관의 사업을 위해서는 지원을 많이 하지만 사회복지기관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재원마련을 위한 사업에 지원해주겠다고 나서는 후원자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념품 판매 사업은 초기 투자자본이 확실하게 확보된 후에나 시도해 볼 수 있는 일이다.

넷째, 손해 볼 가능성도 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사업은 사업이다. 언제나 실패할 위험이 있다. 모든 사업은 손해의 위험을 안고 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사회복지기관에서는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역량을 파악하고 기념품 판매 사업에 착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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