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느 정치인이 노인들은 투표하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폄훼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이는 단지 정치적 입장을 떠나 잠재되어 있는 세대간의 갈등을 예고한 것이다. 돌아 보건대 우리나라에서, 갈등은 20세기와 21세기를 관통하는 대표적 사회현상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우리는 온갖 갈등을 경험했고, 또 경험하는 중에 있다. 해방 전후의 이념적 갈등은 놔두더라도, 분단으로 인한 남북(南北) 간의 갈등, 이후 생겨난 영호남(東西) 간의 갈등, 기득권층과 소외세력 간의 갈등 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이제 또 하나의 갈등이 시작되고 있다.

깊어지는 세대간 갈등의 골

우리 사회는 최근 한 세기 동안 너무 빠른 템포로 변화했다. 많은 국민들은 최근에 일어난 복잡 다양한 변화의 충격으로 무척 혼란스럽다. 이런 변화의 와중에서 인류가 시작될 때부터 있었다는 세대차는 더욱 다른 의미로 세분화되고 더욱 깊게 우리 사회의 갈등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세계적․국가적 수준에서 벌어진 불평등의 심화는 우리 사회를 예측불가능성과 조정이 힘든 잠재적 갈등국면으로 점차 이행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일이면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익숙해져 있다. 이러한 낙관적 기대는 역사적으로 유례 없는 장기간의 경제성장, 높은 고용수준과 교육수준, 그리고 적정한 노령인구 비율에 기초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저조한 경제성장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불확실하게 만들었으며, 특히 젊은 층에서 더욱 그렇다. 과연 젊은 세대에게 미래가 있는가? 젊은 세대들은 자신들의 미래에 대하여 의심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의심은 명백한 사회변화에 근거한 것이다.
즉 수 년 동안 경제성장이 침체되었으며, 미래의 전망도 불투명하다. 동시에 실업률이 급속히 늘어났으며, 특히 젊은 세대의 실업이 증가되고 있다. 그리고 연령구조가 급속히 변화되고 있다. 60세 이상의 인구는 어린아이와 노동인구에 비하여 급속히 커짐으로써 부양비율을 증대시키고 있다.
특히 앞으로 지속될 실업률은 부양비율을 역사상 유례 없는 높은 수준으로 증가시킬 것이며, 이러한 노동력 구조는 경제성장에 더욱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격히 증가된 고령인구는 전체적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미치며 젊은 세대에게 소득이전을 요구할 것이고, 이에 젊은 세대들은 두려움을 갖고 있다. 또한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들의 환경파괴가 결국은 자신들의 짐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심각한 세대간의 갈등을 예시하는 징조들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러한 변화에 충분한 준비태세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과연 오늘의 세대는 미래의 세대들에게 무엇을 물려 줄 것인가? 어떤 자원과 어떤 제도를 물려 줄 것인가? 20세기말과 21세기초를 살아가는 오늘의 세대들은 세대간의 윤리와 정의에 대한 고찰을 요구받고 있다.

NPO는 미래세대의 대변자

그런데 오늘의 세대는 세계화의 경쟁 속에서 현재의 노력과 소득으로 연명하는 생활하고 있다. 이러한 생활이 앞으로 계속된다면 복지와 환경에 대한 재정부담을 미래 세대에게 넘겨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래의 세대들은 현재의 세대들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자신들의 사회보장 혜택을 줄여야만 할 것이다. 따라서 젊은 세대들은 자신들의 미래에 대하여 의문을 정당화하고 불확실하고 공격적인 태도를 강화하고 있다.
오늘의 세대는 변화에 수반되는 세대간의 갈등에 대하여 정치적․윤리적 책임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오늘의 세대, 특히 NPO․NGO는 현재의 이기주의에 대항하는 미래세대의 대변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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