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희망의집, ‘희망담은 휠체어 고치미 사업’으로 입소자 자립 기반 마련

# 가족들과 어릴 때 헤어진 길 씨는 연고도 없이 오랜 방황을 하다 노숙인 생활을 하는 신세가 됐다. 손에 화상을 입어 손가락이 불편해 일하는 곳마다 오래 버티지 못하고 나오기 일쑤였다. 그런데 ‘휠체어 고치미 사업’을 하면서 안정적인 일자리가 생겼다. 수리센터로 출근해 열심히 일했고, 지금은 임대주택을 구해 시설을 나와 따로 생활하고 있다. 근심이 많아 꿈도 없다고 말하던 그는 이제 근심이 없다고한다. 1년 사이에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게 되어 좋다’고 말한다.

# 이 씨는 가족해체로 근로의욕도 없고 건강까지 악화됐다. 삶의 의지가 없던 그에게 ‘휠체어 고치미 사업’을 추천했다. 일이 잘 맞았는지 2003년 개소식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수리센터로 출근한다. 정신·신체적으로도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임대주택을 신청해 생활하며 아들과도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다. 해체된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날을 고대하며 그렇게 새로운 꿈을 키워가고 있다.

노숙인복지시설 ‘금정희망의집’은 노숙인에게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고 자립을 돕기 위해 2013년부터 부산지역 노숙인시설 입소자를 대상으로 ‘희망담은 휠체어 고치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입소자가 휠체어와 관련된 전문기술을 익혀 휠체어를 수리해주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노숙인에게는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고 몸이 불편한 장애인과 노인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휠체어 수리 및 개조를 해준다. 금정희망의집은 노숙인들이 안정적으로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민하다 ‘휠체어 수리’를 선택했다.

경쟁력 있는 ‘휠체어 수리’로 안정적 일자리 제공

휠체어 이용자는 대부분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다. 그러다보니 고장이 나도 수리하는 곳이 많지 않은데다, 휠체어 회사로 방문 A/S를 요청하면 출장비, 부품비, 공임비도 만만치 않게 든다.

‘휠체어 수리’는 의료기업으로 허가가 필요한 사업이어서 다른 사업자들의 접근이 용이치 않다. 그러다보니 국내에 수리업자가 많지 않아 더욱 경쟁력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노인요양시설이나 장애인 단체가 수요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복지시설은 서로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어 특별한 영업활동 없이도 사업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사업 구상이 끝나고 15명의 대상자를 모집 후 선정했다. 이들은 직업기술훈련과 심성교육을 수료한 뒤, ‘희망 담은 휠체어 수리센터’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수리센터는 2013년 9월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프로그램은 휠체어 이동수리 및 내방수리, 기술교육훈련, 우수근로자 격려, 경제교육 및 통장개설 등으로 구성됐다. 지역사회, 요양원, 복지관, 병원 등 휠체어나 보장구를 이용하는 노인·장애인을 위해 이동수리와 내방수리서비스를 제공해 사용자 불편함을 해소했다. 독거노인이나 경제적 약자를 위해서는 무상 수리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월 1회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습득함으로써 원활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두 달에 한번은 근로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외부활동을 기획해 진행했다. 업무에 성실하게 임하는 우수근로자를 선정해 시상하고 나들이 등을 통해 꾸준히 동기부여가 되도록 지지했다.

일하면서 모은 돈을 장기적으로 저축할 수 있는 통장을 개설하게 하고 자산관리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제교육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참여자들이 장기적인 자립계획을 세울 수 있게 했다.

휠체어나 보장구 사용자들에게 무료 또는 저렴하게 수리나 교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일선 요양원, 지역주민 등으로부터 출장수리 및 부품 교환 등의 의뢰가 점차 늘어났다. 요양병원과도 정기계약을 체결해 월1회 방문출장수리 일정도 생겨났다. 하나 둘 정기계약이 늘면서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고 있다.

이용자 수리비 절감하고 참여자 자신감 회복하고

이 프로그램은 지역주민을 상대로 한 지역 활동서비스를 통해 고가의 수리비를 지출해야 하는 휠체어사용자가 수리비를 절감하고, 노숙인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어 여러 방면으로 지역경제에도 기여하고 있다. 노숙인은 사업에 참여하며 ‘안정적인 직업’을 가짐으로써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기본적인 사회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됐다. 특히 직장생활로 사회성, 자존감, 대인관계능력이 향상되고 자활에 대한 의지도 생기는 등 모든 활동에서 자신감을 갖는 데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수리센터는 현재 지역주민과 요양원을 주요 대상으로 두고 있는데 앞으로는 범위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보장구 및 휠체어, 전동휠체어 수리가 이루어지도록 홍보하고 휠체어수리뿐만 아니라 전동휠체어 사용교육 등도 실시한다.

또한 사업체 등록, 휠체어 전문 수리업체로의 사회적 기업 신청, 지역공동작업장 신청, 희망근로 인력채용 등을 통해 전문성과 공신력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이 기사는 사회보장정보원으로부터 ‘2017년 사회복지시설 우수프로그램 사례집’ 자료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이 기사는 월간 복지저널 2018년 1월호(통권 11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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