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제세 의원, ‘좋은이웃들 사업’ 등 민간자원 활용 강조…종사자 처우개선 시급

오제세 의원
오제세 의원

Q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저출산고령화와 중복지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복지재정 확보와 사회복지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복지재정은 OECD 국가와 비교해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GDP 대비 공공사회복지지출 비중은 10.4%로 OECD 평균(21.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반면 저출산·고령화는 세계에서 제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국민들의 복지수요가 커지면서 복지재정 또한 확대되고 있는데, 현세대의 복지를 위해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절감하는 한편, OECD 평균보다 낮은 조세부담률을 현실화해야 한다. 복지전달체계의 최일선에 있는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처우개선도 시급하다. 최저임금인상에 따라 부분적으로 개선되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최근 있었던 2018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심의에서 사회복지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해 3700억원 규모의 증액을 요구했다. 더딘 걸음이지만 앞으로도 사회복지종사자들이 마음 놓고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Q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다루는 상임위다. 그동안 주요 의정 활동내용을 소개한다면….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아 소득하위 70%의 노인·장애인에 대해 월 20만원을 지급하는 ‘기초연금법’과 ‘장애인연금법’을 통과시킴으로써 우리나라의 보편적 복지를 확대시켰다. 또한 환자가 진료 후 사망하거나 중증장애를 입으면 의료분쟁 조정절차가 자동개시 되도록 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일명 신해철법)’과 제2의 가습기 살균제사태를 막기 위해 제조물의 결함에 따른 피해배상을 규정한 ‘제조물 책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해서 통과시켰다. 최근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을 20만원에서 30만원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기초연금법’ 및 ‘장애인연금법’ 개정안과 과중한 의료비 지출로 인해 가계가 파탄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난적 의료비 지원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아울러 늘어나는 노인학대와 장애인학대 예방을 위한 ‘노인복지법’과 ‘장애인복지법’ 개정안 등을 대표발의했다.”

Q | 현 정부의 복지정책 밑그림은 잘 짜여지고 있다고 보는가.
“문재인 정부의 국정전략인 ‘모두가 누리는 포용적 복지국가’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대표적인 복지정책인 문재인 케어와 치매국가책임제, 아동수당 도입 등은 의료와 양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사회구조적 문제해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복지서비스이다. 의료 공공성을 강화하고 갈수록 늘어나는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이는 것이 최선이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노인세대로 편입되기 전인 지금이 의료안전망을 강화할 수 있는 적기이다. 아동수당 도입은 가계의 양육부담 완화를 통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다. 실제로 저출산문제를 극복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아동수당을 도입했다. 우리나라도 보육에 편중된 복지지출을 벗어나 일가정 양립 및 아동과 가족분야에 대한 균형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Q | 최근 우리나라도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사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고, 노인세대의 현실은 팍팍하기만 하다. 노인빈곤율과 자살률은 OECD 1위이며 노후준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가구가 절반이 넘는다. 반면 국민연금은 용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기초연금은 이제 겨우 조금씩 늘려가는 단계다. 준비되지 않은 급속한 고령화는 노인세대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재앙이다. 경제성장은 멈추고 재정수지는 악화되는데 사회보장 부담은 급격히 증가한다. 국민연금의 고갈시점이 빨라지고, 노인의료비 증가로 건강보험 건전성도 위협받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복지시스템 전체를 고령화에 맞춰 리모델링해야 한다. 공적보장 강화와 부과체계 개편을 비롯하여 노인빈곤, 노인자살, 노인부양 등에 대한 체계적인 노인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Q | 저출산 문제도 심각하다. 이를 해소 또는 극복할 정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저출산 문제는 청년세대의 결혼·출산에 대한 가치관 변화와 일자리, 주거, 양육, 교육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저출산을 경험하고 극복한 스웨덴, 프랑스, 영국 등의 선진국은 아동·가족 투자 확대와 일·가정 양립, 주거와 일자리에 대한 지원 등을 통해 출산율을 높였다. 우리나라도 보육과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고, 양육환경 개선을 위해 아동과 가족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 또한 노동시간단축, 노동조건의 성평등성 제고, 육아부담 완화 및 형평성 제고 등 일·가정 양립을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새 정부가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혁신하고, 저출산문제 해결을 위한 컨트롤타워로 바로 세우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오 의원은 “민관이 협력해 복지사각지대 위험대상자의 상시 발굴·지원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의원은 “민관이 협력해 복지사각지대 위험대상자의 상시 발굴·지원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Q | 사회복지종사자들은 낮은 처우 등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다. 이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대책은 무엇일까?
“사회복지종사자의 사기진작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처우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복지종사자의 인건비가 현실화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 동종 시설임에도 지역별로 천차만별인 임금 편차도 해소해야 한다. 사회복지종사자의 안전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복지현장에서 다양한 위험과 어려움에 노출되어 있는 종사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복지종사자들에게 사명감과 희생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열악한 처우와 근로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면, 국민의 복지체감도 역시 높아질 것이다.”

Q | 내년 사회복지 예산의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데….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복지사업별로 인건비성 지출이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인건비 증가에 맞춰 운영비가 늘어나지 못한 사업들은 전체예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운영비 부족 사태가 우려된다. 특히, 영유아보육료 지원, 지역아동센터 지원, 장애인활동지원, 노인돌봄서비스의 원활한 사업추진과 종사자의 실질적 처우개선을 위해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부족한 운영비 3967억원의 증액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아울러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좋은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좋은이웃들’ 사업이 전국 지자체로 확대될 수 있도록 예산증액을 요청했다.”

Q | 우리나라 노인자살률이 OECD 1위다. 그 이유와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노인빈곤과 자살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전체 노인인구의 절반이 빈곤상태에 놓여있다.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문제가 노인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노인자살문제를 풀 수 없다. 먼저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는 GDP 대비 복지지출을 늘려야 한다.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없애고, 기초연금을 점차적으로 인상해야 한다. 또한 노후생활 안정과 노인세대의 자아실현을 위해 노인일자리 사업을 양적, 질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양질의 민간분야 일자리도 적극 발굴해 노인들의 사회활동 참여를 활성화해야한다. 노인세대가 주류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활발하게 참여할 때 노인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Q | 우리사회는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가 많다.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어떤 정책을 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많은 노력과 성과가 있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신청주의 복지서비스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행정력이 미치는 최일선인 읍면동 주민센터를 복지허브화 하는 한편,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좋은이웃들’ 사업과 같이 민간자원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좋은이웃들’ 사업은 공공복지전달체계가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를 발굴, 지원함으로써 사각지대 해소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이처럼 민관이 서로 협력하여 복지사각지대 위험대상자의 상시 발굴·지원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Q | 4선 중진의원으로서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데….
“이제 복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복지는 퍼주기가 아니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루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다. 복지확대는 저출산·고령화를 대비하고,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제적인 투자다. 시간이 없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저출산문제, 노인문제, 복지전달체계, 의료시스템 개선 등 지금까지 관심을 가져왔던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 내년에는 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중간평가다. 국민의 여망인 적폐청산,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확대 등 일련의 국가개혁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도록 집권여당 중진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 이 기사는 월간 복지저널 2017년 12월호(통권 11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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